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토요일 관악산

| 조회수 : 1,578 | 추천수 : 2
작성일 : 2014-10-26 17:18:21

토요일 흐릿흐릿한 오후,

과천 향교 입구에서 출발~~

예전엔 동자하동천( 東紫霞) 이라 불렀네요.

관악산엔 자하동천이 4곳.

서울대 쪽 대림천은 북자하, 안양유원지쪽은 남자하,삼성산 삼막사 계곡은 서자하,,,,,이리.

연주암~~~

전형적인 기복 사찰로 일년 내내 저런 현수막이.

오늘은 윤달 끼여 음력 9월1일.

현수막엔 '윤달 업장 소멸~~'도 있네요.

 

연주대는 사시사철 언제 봐도 시원 시원~~~

꿀꿀한데 가을 왈츠곡 하나 듣죠.

Josef Strauss 곡,

요셉은 요한 슈트라우스 1세 차남, 그러니까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동생.

 

Herbstrosen Walzer, Op.232 - Autumn Roses Waltz

http://www.youtube.com/watch?v=tQCY41vW0PM

 

연주대~

공식 명칭은 연주암 응진전.

관악사터~~

연주암,연주대는 관악사의 부속 암자로 원래는 이곳 관악사가 중심 사찰.

조선 초중기 산사태로 승려 5명이 압사하고 이후 주 사찰은 연주암이.

 

정조 때 정상에 오른 정승 채제공의 동공 은 줌 인 기능이 있었으니,

그가 쓴 기행기 '유 관악산기( 遊冠岳山記) 에는 이리,

/한양의 성궐이 밥상을 대한 듯이 바라보였다. 일단의 소나무와 전나무가 빽빽하게 에워싼 곳이

  경복궁 옛터임을 알 수 있다./

 

조선조 관악산 정상에 올라 기행기를 남긴 유명인사로는 누가 있을까??

미수 허목(許穆, 1595~1682), 성호 이익(李瀷, 1681~1763), 번암 채제공(蔡濟恭, 1720~1799)이 있네요.

모두 남인(南人)들.

 

허목은 정상에 선 감회를 편지로도 썼는데 ,

 /어제는 관악산에 들어가 영주대(靈珠臺) 맨 꼭대기에 올랐는데, 산과 돌이 매우 험준하여 지금 생각해도 두려워 떨리오.

  그러나 세상 살아가는 길과 비교하면 오히려 편탄한 길이었소.늙은이가 이런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다만 딴 사람들이

  알까 두려우니 우습소./

(당시엔 연주대를 영주대(靈珠臺)라고도 ,,,세조가 정상서 기우재를 지냈는데 이 때문인듯)

성리 사대에 찌든게 서해를 바라보며 역시나 공자,맹자를 그리워하는데,

/정상에서  바다의 조수를 바라보면 연(燕),제(齊)의 바다까지 아득히 보인다/

이때 허목 나이 83세로 그는 남인 우두머리,,,당연 가마 타고 왔고.

 

다음은 정상에 선 채제공의 소회~~

/....정상에는 바위가 있는데, 널찍하여 수십 명이 앉을 만하였다. 그 이름은 차일암(遮日岩)이다.

예전 양영대군이 왕위를 피하여 관악 에서 살 때, 가끔 이곳에 올라 궁궐을 바라보았는데,

햇살이 너무 뜨거워 오래 머무를 수 없어 작은 장막을 치고 앉아 있었다. 바위 귀퉁이에 네 개 의 구멍을

오옥하게 파서 장막의 기둥을 고정하였다. 그 구멍이 지금까지 뚜렷하게 남아있다. 이 때문에 연주대(戀主臺)라

하고 차일암이라 한 것이다. 연주대는 구름 속까지 우뚝 솟아있다. 내 자신을 돌아보니 천하 만물중에 감히 높이를

다툴 만한 것이 없어 보였다. 사방 봉우리들이 자그마해서 헤아릴 수도 없었다. 오직 서쪽에 거뭇한 기운이

쌓여 뻗어 있는데 마치 하늘과 바다가 이어져 있는 듯하였다. 그러나 하늘에서 보자면 바다 고 바다에서 보자면

하늘처럼 보일 터이나, 하늘과 바다를 누가 분간할 수 있겠는가? 한양의 궁궐이 밥상을 대한 듯이 바라보였다.

일단의 소나무와 전나무가 빽빽하게 에워싼 곳이 경복궁 옛터임을 알 수 있다. 비록 수백 년이 지난 일이지만,

양영대군이 배회하면서 그리워 바라본 그 마음을 지금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바위에 기대어「시경詩經」

에 나오는 노래를 외웠다..../

이제 주능선 타고 안양쪽으로~~

가운데 연주암.

서울대,연주암,연주대 정상 갈림길~~

고은이 푸쉬킨에 한마디했네요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이하 생략)

 

오던 길 뒤돌아 보니~~

채제공은 불성사 1박 후 이 길을 타고 연주대에 올랐으니 쌩고생이였겠죠.   

/..... 승려(불성사 승려) 들이 나에게 말했다. "연주대는 여기서 10리쯤 됩니다. 길이 매우 험하여 나뭇꾼이나

중들도 쉽게 넘을 수가 없습니다.기력이 못미치실까 걱정됩니다." 내가 말하였다. "천하만사는 마음에 달렸을

뿐이다. 마음은 장수요,기운은 졸개다.그 장수가 가는데 그 졸개가 어찌 가지 않겠는가?" 마침내 절 뒤편의

가파른 벼랑길을 넘어섰다.길을 가다가 끊어진 길과 깎아지른 벼랑을 만나기도 하였다. 그 아래가 천길 절벽이므로

몸을 돌 려 절벽에 바짝 붙어 손으로 늙은 나무뿌리를 바꿔 잡으면서 조금씩 조금 씩 발걸음을 옮겼다. 현기증이 나서

옆으로 눈길을 보낼 수가 없었다. 혹 큰 바위가 길 가운데를 막고있는 곳을 만날 때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오목하여 그다지 뾰족하지 않은 곳을 골라 엉덩이를 거기 붙이고 두 손으로 그 주변을 부여잡으며 미끄러지듯이

내려갔다. 고쟁이가 뾰족한 부분에 찢어져도 안타까워할 틈이 없었다. 이와 같은 곳을 여러 번 만난 다음에야 연주대

아래에 이르렀다. 이미 정오가 되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놀러온 사람들 중에 우리 보다 일찍 올라간 이들이

만 길 절벽 위에 서서 몸을 굽히고 아래를 내려 다보고 있었다. 흔들흔들 마치 떨어질 듯하였다. 이를 보자니 모골이

다 송연하여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우측 능선 바로 아래가 서울대~~

앞을 북자하라 불렀고 .

자하라는 이름은 조선조 후기 문장가 자하 신위가 이곳에 살아서.

서울대 자리 전신인 관악 cc가 신위 선산이 있었음,,서울대에 있는 신위동상도 이 때문.

 

성호 이익,번암 채제공은 저 아래 북자하를 거슬러 올라 불성사에 1박 후 정상에.

미수 허목은 건너 삼성산 삼막사 서자하를 출발해 무너미 지나 불성사 거쳐 정상에.

그러니 셋은 모두 중간 기착지로 불성사를.

번암 채제공 당시 나이 67세로 자신의 거처지가 있던 노량진을 출발해 멘토인 성호 이익이 올랐던 길을 그때로 따랐음.

북자하 입구(서울대 입구) 까진 말을 탄 후 이후부턴 일행과 걸어서.

보통 사대부들 큰산에 오를 땐 가마를 타고 심지어 악공에 기생을 대동했죠.

번암이 영상으로 있을 땐  천주학 탄압을 막았고 정약용의 멘토이자 후원자였듯 등정도 남달랐다는 생각이.

(둘은 사돈간으로 화성 축조 때는 번암은 총책임자,다산은 실무책임자 )

융단 처럼 포근하죠.

요즘은 만산홍엽 보다 이런 단풍이 더 좋다는.

남동 사면 과천 방향~~

뒷쪽 능선이 육 봉으로 암릉구간이라 관악산에서 가장 험한 코스.

그러나 풍광은 최고.

하산은 바로 앞 능선으로 해 종합청사로.

(주능선을 가운데 두고 반대편 능선이 팔봉능선)

우측은 육봉능선이 보이고~~

이하는 능선길서 바라본 좌우 풍광들.

주변은 맑고 산길은 고즈넉~~

허나 암릉군들이라 긴장감 있어 좋고.

 

뒤돌아 보니~~

저 능선 타고 내려왔고.

암릉 구간이라 등산길이 쾌적하죠,,,인적은 드물고.

좌우가 육 봉 능선과 케이블카 능선이라 눈맛도 시원.

등산 코스로는 위험한 겨울을 제외하면 유유자적하기엔 굿!

저 위에 앉아 커피라도 한잔하노라면~~

 

능선 이름은  바로 미소능선~~~!!!

이름값 하네요.

누가 작명했는지 딱 나의 생각이기도.

조선조 과천현 주민들은 이 능선을 애용했으나 지금은 잃혀진 길.

관악산의 비장의 코스! 강추!!!!

기존 등산로 일부가 사라져 홀로는 위험할수도.

옛 암자터~~

과천이 보이고~~

문원폭포~~

과천현 사람들 관악산에 서 가장 즐겨찾던 곳.

가뭄이라 수량이 부족.

수목으로 가려진 문원폭포~~

우측 능선을 출발해 정상(가운데 철탑) 거쳐 왼쪽 끝 봉우리 직전 능선 따라 하산~~

관악산 자주 오르시는분, ' 미소능선' 강추합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깡촌
    '14.10.27 11:29 AM

    관악산은 언제보아도 늘 설레입니다 .
    산 아래는 너무 변해서 잘 모르겠지만
    연주암 주변으로 펼쳐진 풍경들은
    낮설지않아 반가운것 같습니다 .
    제가 있을때는 서울대가 자리잡지않았고
    단과대학이 몇개 지어지는지라 산 아래 자락을
    다 깍아냈던거 같은데. . . 기억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덕분에 올리신 왈츠를 들으며 능선들을 둘러보며
    오래묻어둔 기억들을 들추어봅니다

  • wrtour
    '14.11.7 2:50 PM

    깡촌님 반가워요~~^^
    늘 건강하시구요.

  • 2. 시나몬
    '15.10.22 1:27 PM

    관악산을 지척에두고 맨날 wrtour.님 사진으로만 관악산을 대하네요.
    양심이 쫌 없는사람입니다.사진너무 멋지십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8987 저도 오늘 택배 보냈어요^^ 6 아베끄차차 2014.10.30 2,276 4
18986 물건 택배완료 5 노란우산 2014.10.30 2,049 3
18985 제동오라버니가 기증하신 물품입니다! 7 자이글 2014.10.30 3,828 9
18984 조계사 창고로 도착한 바자회 기증물품~ 7 자이글 2014.10.30 2,616 5
18983 기증품 박스안에 회원 님의 글 올립니다. 1 경제부활 2014.10.30 1,961 9
18982 어느 대학교수의 강의 전 이야기 3 바다 2014.10.30 1,612 2
18981 다이빙벨 상영시간표 업데이트 2 불새 2014.10.30 1,471 7
18980 바자회 흥해라222/겨울옷 포장해서 바자회로 보냅니다. 3 별리맘 2014.10.30 6,108 5
18979 흥해랏! 바자회!! 24 옹기종기 2014.10.29 3,009 11
18978 바자회 극히 일부의 불건들입니다2 11 불면증 2014.10.29 3,212 9
18977 바자회 극히 일부 물건만 공개합니다 9 불면증 2014.10.29 3,094 9
18976 바자회 가져 갈 구리볼입니다. 16 두리몽몽 2014.10.29 3,169 11
18975 수변의 아침 ~~~~~~~~~~~~~~~ 1 도도/道導 2014.10.29 1,114 0
18974 오늘(수) 조겨사에 계시나요? 3 thanksto 2014.10.29 1,774 1
18973 [ 바자회 물건 발송] 오늘 발송했습니다,,,,, 6 한바다 2014.10.28 2,340 6
18972 알베르토랑 로빈이 한국 오기전 찍었다는 cf 영상 입수~~~ sean897 2014.10.27 2,070 0
18971 지리산의 가을 ~~~~~~~~~~~~~~ 2 도도/道導 2014.10.27 1,282 2
18970 10월 29일(수) 7시,유가족 간담회,일산 덕양구청 웹자보입니.. 1 bluebell 2014.10.27 956 6
18969 토요일 관악산 3 wrtour 2014.10.26 1,578 2
18968 세월호 참사 200일 범국민 추모대회 11월1일 청계광장 2 불새 2014.10.26 1,261 5
18967 핸드폰에서 줌인줌아웃에 사자 올리는법좀 가르쳐주세요~~ 2 bluebell 2014.10.25 1,174 0
18966 82쿡 바자회 (11월 1일 - 2차) 알림 [수정본] ~* 4 함석집꼬맹이 2014.10.25 2,594 8
18965 아가냥이 사진추가해요 14 엔젤퀸 2014.10.25 3,066 1
18964 주말 가을 답답한 삶을 바꾸고 속물이 되지않는 교보베스트독서강추.. 송현늬 2014.10.25 1,154 0
18963 2~3 월 치즈냥이 여아 4 엔젤퀸 2014.10.25 2,13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