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거 허젠 살립디가
무시거 허젠
씨 멸족 확인사살 세 발에도 죽지 못핸
돌덩이 어멍 가슴이나 허우튿던
철 어신 목숨이우다
하늘이 살렸댄 허 지맙서
어멍 아방 하르방 할망
한 자리에서 다 잡아먹은
하늘이 버린 애기우다
잊어불젠 목 매달곡
잊지말젠 목 매달아 온
통곡같이 서러운 세월이우다
촤르르 촥 촤르르 촤악…….
목 조르지 맙서 목 조르지 맙서
핏물 닦지 못한 총살 떼죽음
꿈인 듯 생시인 듯
퍼렁허게 달려들엄수다
골백번 무자년이라도
엎어진 자리마다 비죽비죽
죽지 못헌 질긴 목숨이우다
- 김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