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말고는 처음 올려보네요. 어제 경기 이후 가슴이 아프고 화가 나고 마음이 정리가 안되서
이 책들을 보고 그나마 좀 안정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세 권 다 출판된지는 꽤 오래 되었어요.
맨 위의 책은 동화인데 반응이 좋고 해서 큰 애 학급문고로 보냈는데 분실이 되었었어요. 아이들도 읽고
재미있었는지 몇번 돌고 돌았다가 없어졌다는군요. 그러다가 고학년도 되고 해서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생각나서 인터넷서점을 뒤지니 아직 몇권이 남아있다고 해서 샀어요. 저희 애가 아끼는 동화입니다.
왼쪽에 있는 책은 연아 어머님이 쓰신 책이예요. 상당히 상세하고 진솔한 내용이 담겨있어요.
지금의 연아가 있기까지의 부모로서 뒷바라지한 경험과 추억을 담은 책이라면 설명이 될까요.
언니도 같이 피겨를 시작했다가 연아를 위해 올인하는 결심과 판단에 대한 심적인 갈등...그리고
대관할 링크가 없어서 늦은 밤 10시 넘어서까지 추위를 견디며 연습시키고 훈련했던 이야기...
어떻게 이렇게 노력을 할 수 있었을까...세 권 중에서는 제일 자세한 내용이 담긴 글이예요.
오른쪽에 있는 책은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난 후에 나온 책인데 표지부터 세련되었죠.
저자가 김연아로 되어있고 본인의 입장에서 절절한 피겨 인생이 주옥 같이 녹아있는 글입니다.
내용이 톡톡 튀면서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게 깨알 같은 재미와 멋진 화보가 같이 들어있습니다.
연아 선수의 일상부터 어떻게 꼬꼬마 지망생에서 월드챔피언이 되었는지의 과정에 대해 아주 다큐
처럼 기록이 되어있어요. 이 고생을 다른 분야에서 했어도 성공했을 친구예요. 금방 다 읽히더군요.
피겨에 대해 지식도 없고 그냥 방송만 겨우 보는 정도였는데 왜 가까이서 경기를 관람할 생각을 안했는지
많이 후회가 되네요. 그녀에 대한 자료는 저에게 이 세 권의 책 뿐입니다. 게을러서 못 보러간 거지만 너무
아쉽네요. 어제의 일은 더욱 아프고 슬프고 그렇습니다. 감정 이입이 저절로 된다고나 할까요. 아....!!!
이 책들이 오래 되긴 했지만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구할 수 있을 거예요. 동영상도 가끔 보긴 했는데 활자로
접하니까 또 의외의 추억이 되네요. 연아 같은 선수가 또 나올 수 있을까요? 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훈련의 고통과 성적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그 또래 젊은이들처럼 마음껏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즐기면서
살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피겨에 대해 관심갖게 해주고 내게도 아직 내 나라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연아!!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어. 아디오스!!! 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