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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조죠에 가다

| 조회수 : 1,056 | 추천수 : 0
작성일 : 2014-01-11 09:53:55

이번 여행에서 역사적 순서대로 하자면 다이센 고분, 아스카, 나라, 교토 이런 순으로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이것을 엉크러뜨린 것은 니조죠가  25일을 마지막으로 연말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는 정보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 25일 니조죠를 보는 것으로 전체 동선을 새로 짜야 했지요. 니조죠 가기 전에 숙소에서 가까운 혼간지를

 

보고 니조죠, 그 다음 긴가쿠지순으로 하루 일정을 잡았습니다.

 

교토하면 헤이안시대까지의 유적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 곳은 가마쿠라 바쿠후때에도 로쿠하라단다이가 있었고

 

무로마치 시대의 수도이기도 했고  무사정권이 이어져도 천황의 어소는 계속 교토에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시대의

 

유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에도 바쿠후를 세운 도쿠가와 가문이 천황을 감시 감독하기 위해서

 

세운 일종의 사무소가  니조죠라고 하더군요.

 

이 건축물의 윗 부분 조각이 어디서 본 듯하다 싶습니다 .자세히 보니 이에야스의 유해를 모셨다는 닛코 도쇼구의

 

건축물 도판에서 본  목조 조각이네요.

 

이 곳은 도쿠가와 가문의 위세를 보인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지막 쇼군이 바로 이 장소에서  대정봉환에

 

조인한 것이므로 도쿠가와 가문의 마지막을 지켜본 장소이기도 하지요. 커다란 해자, 마루바닥에서 소리가 나게

 

해서 누군가 불시에 침입한 것을 눈치채게 한 것을 보면 그들이 느꼈던 두려움의 무게가 느껴져 마음이 묘하더라고요.

 

힘으로 일어난 자는 보다 큰 힘을 두려워하기 마련일까요?

 

성 내부 공간은 촬영금지였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성안의 잘 그린 장벽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이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이런 마음이 최숙자씨와도 통해 서로 그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네요.

 

오늘 하루 이것으로 충분해, 이런 말을 그러고 보니 매일 한 셈이네요.

 

니조죠의 정원은 다도의 스승이라는 센 리큐의 제자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정원, 일본에서 자주 만나는 정원은

 

자연스럽다기 보다는 손이 많이 간 곳이란 느낌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딜 가도  지금 공사중인 곳이

 

많더라고요. 그만큼 사람손을 거치니 이렇게 정갈한 모습이 가능한 것이로구나, 그런데 보는 사람에겐 감동일지

 

모르지만 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어떨까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저처럼 손이 무뎌서 무엇을 해도

 

정갈하게 되지 않는 사람에겐 이런 임무가 맡져지면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겠구나 싶을 정도의 단정함이

 

여기서도 저기서도 불쑥 나타납니다.

 

겨울이라도 날씨가 그다지 춥지 않아서 기분좋게 구경을 할 수 있었네요.

 

니조죠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성안의 장벽화를 전시한다는 소식에 달려간  곳에서 만난 그림이었습니다.

이 안에서 보낸 짧은 시간이  그 날 하루를 계속 즐겁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지요.

 

흐르는 세월의 힘을 그대로 보여주는 색의 변화에 홀려서 찍은 한 장입니다.

 

니조죠를 다 보고 나오니 외국인 두 명이 설명서를 열심히 읽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역시 한 컷.

 

에도 바쿠후의 성립에서 멸망까지의 역사 한 가운데 있었던 이 공간에 오는 사람들은 각자 무슨 마음으로

 

이 곳을 지켜보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런 이야기들이 여행기를 통해 흘러 넘쳐서 서로

 

소통하면 재미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던 시간도 이제는 벌써 추억이 되어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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