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몇시간 전 제가 댓글로 류키미아에 걸린 노란 길냥이는 안락사 밖에 답이 없을 거 같다고 했죠. craiglist에 올린 광고를 보고 한 사람이 연락은 해 왔지만, 믿을 수 없다고 했구요.
오늘 밤 이 사람과 이멜을 10통 가까이 주고 받았는데요, 이 남자가 새 주인이 되어주기로 했어요.
자긴 어려서 부터 닭을 계속 키워왔지만 이 전에 고양이도 키웠고, 이 동네로 이사오면서 처음 장소에서는 동물을 키울 수 없어서 부모님이 계속 키울수밖에 없었다고 하고, 지금은 자기도 애완동물을 키울 조건이 된다고 하네요.
전, 무엇보다 경제적인 게 걱정이 되었거든요. 광고를 올릴 때 제가 일부분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고 했어요. 이 녀석 죽는 날까지..전 혹시라도 제 말에 너무 의존하는 그런 사람이면 어떻하나 걱정을 했는데, 본인이 제 도움없이 충분히 다 해결할수있다고 하네요. 이름을 알려달라고 해서 웹에서 찾아보니 27살 남자구요.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신원은 확실한 사람 같아요.
그래도 이 집에 고양이를 데려다 줄 땐, 할머니 Paula와 같이 가려고 해요. 물론 제가 마련한 계약서도 가져가구요. 제가 미리 이것저것 다 설명을 했는데도 사는 날 까지 자기가 집 안에서 충분히 사랑으로 키울 수 있다고 하니 나쁜 사람은 아닌 듯 싶어요. 이 녀석이 그래도 일찍 죽을 팔자는 아닌가봐요.
그리고 아래는 유기견인데요. 비참하리만큼 말랐죠.
제가 이 동네로 이사올때, 오래 있을 예정이 아니었어서 직장과 무조건 가까운 곳으로 얼덜결에 이 집으로 옮겨왔는데요..그것도 우리 나비 때문에요..사실 제가 사는 곳을 기점으로 양쪽으로 빈부의 차이가 좀 나요. 제가 거의 경계에 있다고 봐야하는데 그래서인지 길냥이들이 많아요. 보통 커다란 주택이 드문드문 있는 곳은 길냥이들이 이렇게 눈에 많이 띄이지 않거든요. 그리고 중산층 이상이면 그래도 알아서 다 중성화 시키고 집 안에서 키우고, 밖에서 키운다 해도 목걸이며 인식표를 확실히 달아주거든요.
제 집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대로가 나오기 전까지 집들은 비교적 오래되고 큰 집들이 아니고 간격이 아주 넓지 않게 붙어있죠. 그 쪽 길로 다니다 보면 밖으로 돌아다니는 고양이와 목걸이 없이 다니는 개들이 태반이예요. 미국에선 보통 개들에게 목걸이 하고 줄을 매서 다니는게 보편화 되어있어, 정말 특이하다 생각했는데..이게 아무래도 경제력과 같이 가는거 같아요.
비교적 좋은 주택가를 지나다 보면 주인들이 다 목줄로 산책하는 광경만 눈에 띄이지 혼자 막 돌아다니는 개는 눈에 띄지도 않거든요. 이렇게 길냥이가 많고 또 그것때문에 마음이 아플 걸 미리 알았다면 이곳으로 이사오지 않고 더 찾아봤을거예요.
제가 길냥이 먹으라고 사료를 늘 내 놓으면, 유기견 들이 와서 많이 먹어요. 아시다 시피 미국에선 또 큰 개들을 많이 키우거든요. 어느날 한번 얼만큼 먹나 한번 먹어봐라..그러면서 사료를 주는데 과장 조금해서 정말 큰 밥솥 하나 정도 다 먹어요. 혼자서요. 커다란 개 두마리와 스파니엘과 중간정도 크기 두마리..이렇게 네마리가 몰려다니거든요. 다 말랐어요.
아래 녀석이 무리 중 하나인데, 저 검은 암놈 개 보다는 그래도 덜 말랐어요. 여전히 갈빗벼가 다 보이지만요. 저 검은 개는 이 네마리 무리에 속하지 않고 혼자다녀요.
갈은 소고기가 있기에 줬더니 눈깜짝할 사이에 먹어요. 어느날은 좀 날짜가 지난 긴 빵을 줬더니 그걸 물고 이 녀석도 어디론가 가요.
이 놈들이 눈에 보이면 제가 캔도 주고, 또 안 먹는 고기도 주고 그러는데, 제가 그렇게 준다고 얘네들 조건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니 사실 해결책도 아니죠.
그런데 저 검은 큰 암놈은 새끼를 낳은지 얼마 안 되는 듯 보여서 마음이 안됐더라구요. 얼마전부터 이 놈이 자주 보이기에, 큰 개 용 사료와 캔을 좀 사다놨어요. 얼마나 못먹으면 저지경일까 싶어서요. 보통 사람을 보면 피하고 쫒겨다니다 보니 늘 겁에 질려있는데 제가 몇 번 뭘 주니 도망가지는 않아요. 어제 아침엔 캔을 세개나 먹고도 안 가고 있기에 얼려둔 고기 덩어리를 줬더니, 안절부절 하더니 물고 어디론가 뛰어가요. 저기 길건너 오른쪽 벽돌색 대문 집 지하가 길냥이 시절 우리 보미 주 거주지였어요. 지금도 보미는 밖에 나가면 길을 건너 저 쪽 동네로 가죠. 태어나고 자란 저 곳을 잊기 어려운가봐요.
며칠전 이놈뒤를 밟아서 강아지들이 어디있나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놓쳤거든요. 이웃들도 이놈 주거지가 어딘지 모르겠고 강아지도 있을텐데 걱정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 녀석이 고기를 물고 가길래 차를 타고 뒤를 밟았죠..필히 강아지에게 가져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드디어 강아지들이 있는 곳을 알아내겠다 싶었는데 이 녀석이 고기덩어리를 어느 구석진 곳 땅에 묻어요. 저기 하얀 철물 뒤 까만게 보이죠..이 녀석이예요.
그리고 또 우리집으로 오는거예요. 고기 덩어리를 주고 또 차를 타고 따라갔더니 이번엔 또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서 묻어요. 그렇게 네 번을 따라갔는데 네 번다 다른 장소에 뭍네요. 강아지들은 아마 어떻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강아지들이 있었다면 보통 본능적으로 새끼들에게 주려고 물고 갔을거란 생각이 들거든요..그나저나 저 녀석이 어디에 뭍었는지 나중에 찾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차 안에서 찍은 건데 이렇게 다 다른 곳에 묻어요.
보면서 웃겨서요..이 놈아 내가 어디 묻는지 다 봤다..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중에 얼린 고기가 다 떨어지고 피오나 데려다 주고 올때 산 어묵이 있는데 안 먹었거든요. 제가 사기는 많이 사도 혼자 있다 보니 다 못먹고 버리는게 더 많죠. 저 고기도 사실 거의 일년간 냉동실에 있는 고기였구요. 그래서 어묵을 밖에 내 놨더니 그걸 또 집어 다 나르기에 이번엔 길목을 지켰죠.
우리집에 들려 얼린 사각오뎅을 열심히 물고 오는 장면이예요.
그러더니 이제 어디에 묻을까 길 한복판에서 안절부절이죠.
신고를 하면 잡기가 쉽진 않지만 저 유기견들을 다 잡아가긴 하거든요. 그런데 가면 100%는 안락사예요. 일주일 뒀다 주인이 없으면 안락사 시키거든요. 이곳도 동물들이 넘쳐나서요..오늘 길냥이 돌보시는 할머니 Paula에게 이 유기견 이야기를 했더니, 할머니가 이 곳에서 50년 이상 사셨어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거예요..animal control center에서 일하는 사람을 자기가 잘 안다고 하면서, 할머니가 잡히면 동물보호에 보내지 말고 할머니에게 연락을 하라고 해서 어디 자리를 알아본다고 하시네요.
사실 새 주인을 만나면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테고, 안락사는 저도 정말 피하고 싶은 마지막 결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저 상태로는 뚜렷한 먹이 없이 이 겨울을 버틸수 없을 듯 해요. 이곳을 추울땐 또 영하 15도 그렇게 내려가거든요. 며칠전도 온도가 0도 가까이 떨어지고 눈비가 오니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먹이를 얻어먹고 갔거든요.
그러니, 제가 한국에 살땐 서울에서 유기견이나 길냥이를 거의 못보고 살다 이곳에 와서, 그리고 다른 주에 살때도 길냥이들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는데 요 몇년 이런일을 마주하다보니, 한마리 한마리 좋은 주인을 찾아줄땐 한없이 기쁘다가도, 병들어서 안락사 밖엔 방법이 없는 길냥이들을 보면 정말 우울해지거든요. 일이 안풀리면, 내가 이세상 길냥이 다 구할것도 아니고, 사람도 죽을 때가 되면 죽고, 또 죽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억울하게 죽는 사람도 많은데 대충 내버려 두자고 생각도 하구요. 어차피 다 태어나면 죽는거고 조금 빨리가고 늦게가고 차이니 신경끄고 살자고 생각이 될때도 있죠.
사람도 못먹어 죽어가는 판국에 무슨 길냥이들 걱정이냐고 할 수 도 있겠지만, 전 다른 사람 생각에 사소할수도있는 길냥이 돌보면서 종교가 없기도 하지만 거창하게 신은 없는거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하여튼 생각이 복잡한 날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죠.
그리고 아래 링크는 제가 인터넷에서 동물 구조 쪽으로 보다가 알게 된 싸이트인데요. 미국에서 유기견들을 구조하는 장면들이예요. Hager라는 이스라엘 남자인데 미국에 살고 있구요. 이런 거 보면 키우다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한 마리라도 구하려는 사람 따로 있고..정말 불공평하죠.
가슴 뭉클한 장면이 정말 많아요. 시간 나실때 한번 보세요.
http://www.youtube.com/user/eldad75/videos?shelf_id=1&sort=dd&view=0
너무 많아 하루 동안 다 보실수는 없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