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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행복한 왕자 여름 음악회를 마치고

| 조회수 : 891 | 추천수 : 0
작성일 : 2013-08-25 23:42:24

 행복한 왕자의 여름 음악회, 크리스마스 음악회, 이렇게 이름을 정하고 음악회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멤버는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그래도 주축이 되는 아이들, 음악회 진행을 위해서 돕는 어른들, 선뜻

 

집을 제공하는 두 분이 있어서 안심하고 음악회를 할 수 있지요.

 

음악회라고 하면 거창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는 각자 하고 있는 음악이 있어서 때가 되면 미리 공지를 하고

 

이번에 연주할 곡목을 올리면 제가 순서를 조정하고, 음악회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그 때 그 때 자원봉사를 해주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프로그램도 만듭니다. 지난 번에는 지혜나무님이 수고하셨는데 이번에는 미국에서 막 돌아오는 날이

 

음악회와 겹쳐서 대신 쫑마마가 수고해주었지요.

 

그리고 음식, 늘 최숙자씨가 연락하느라 번거로울 것 같아 이번에는 카카오톡의 위력을 빌렸습니다. 카톡방을 하나

 

임시로 열어서 본인이 준비할 수 있는 음식을 올려서 조정을 해보면 어떨까 했더니 정말 순조롭게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어서 다음 번에도 이런 방식으로 하면 한 사람의 수고에 크게 기대지 않아도 되는구나 느꼈습니다.

1,2부로 나누어 총 25팀의 출연자가 나오는 음악회

 

진행을 평소에는 1,2부로 나누어서 사회를 맡았는데 남학생들이 사회를 못 보겠다고 하는 바람에 새롭게 진행을

 

맡은 어린 여원이와 다빛이가 전체 사회를 맡게 되었지요. 선뜻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고 멋진 드레스까지 입고

 

등장한 두 아이는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따로 모여서 연습을 하는 열의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음악회에서 새롭게 선보인 사람들이 몇 명 있습니다. 우선 우정이가 단소로 참여해주었고, 경준이의 바이올린

 

정건이가 첼로 배운지 6개월만에 연주 참여가 가능해졌지요. 사실 저는 정건이의 하모니카 소리가 좋은데 이상하게

 

한 번 연주를 한 다음에는 하모니카를 불지 않네요. 아쉬운 일이라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빈이가 성악이외에도 기타 연주로 참여한 것도 새롭게 오빠부대가 생긴 느낌이더라고요. 오빠라고 외치는 어른들의

 

반응이 재미있었습니다.

 

여름 음악회의 써프라이즈는 역시 판소리였습니다. 수업으로 인연을 맺은 윤진이의 어머니 박 지영씨가 처음

 

인사하러 온 날, 판소리하는 분이라는 말을 듣고 놀라서 마음에 새기고 있다가 참석 가능한가 물었더니 선뜻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무대에 선 그녀, 평소에도 눈이 맑고 신선한 기분을 전해주는 그녀였지만 무대에서는 다른

 

사람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들에게 어떻게 추임새를 넣어야 소리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나를 설명하면서

 

이미 좌중을 사로잡고 나서 딸 윤진이가 북을 치고 그녀는 소리를 했지요. 청중의 반응이 확 와닿는 무대,

 

소리를 듣고 춤을 추고 싶었다는 사람, 앞으로 소리를 해보고 싶다는 사람들, 반응이 각각 뜨거웠습니다.

 

몇 년 해가 거듭되다 보니 아이들의 성장이 눈에 보이더군요. 이런 느낌은 물론 저만의 것이 아니더라고요.

 

우선 집을 제공한 연실씨의 소감, 아이들이 몰라보게 컸다고요. 음악을 듣는 자세도 그렇고 뭔가 차분해진 느낌이라고요.

 

그녀의 춤으로 오프닝을 한 이후, 참여한 아이들이 연주하는 것도 점점 달라지고 있는데 피아노 악보를 다 통으로

 

외워서 연주하는 아이들을 보면 저절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제겐 거의 불가능한 꿈이라서 더 놀랍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환이, 여원이 눈에 띄게 피아노 실력이 늘어서 괄목상대란 이런 때 쓰는 말인가보다

 

놀랐지요. 사회에 바이올린, 피아노 연주를 동시에 소화하는 다빛이, 그 아이가 커서 무대에 서는 연주자가 될지

 

그냥 음악을 즐기는 다른 전공의 길을 갈지 모르지만 앞날이 기대되네요.

 

아직 초등학교 2학년인데 벌써 발레리나의 꿈이 확실하고, 올해에만 해도 여러 번 콩쿨무대에서 상을 타고 있는

민아, 동작의 안정감, 빛나는 표정, 관중을 의식하면서 수줍어하는 것이 아니라 관중을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들이는

 

노련함이 놀랍습니다.

달래와 윤교, 제자와 스승 사이이기도 한 두 아이들이

 

올해에도 역시 독주, 합주의 순서를 보여주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네요. 달래의 소리가 더 좋아졌다고

 

아마 한국에서 한 학년 위의 언니로부터 레슨을 받으면서 첼로를 여기까지 해내고 있는 아이, 이런 관계는 유일무이가

 

아닐까 그런 공상을 가끔 하게 되네요. 이런 멋진 관계가 지속되어 대학생이 되어서도 행복한 왕자 무대에 설 수 있길

 

기대하게 되네요.

대학생 하니까 생각나는 것은 바로 유빈이와 정민이, 정민이는 대학

 

졸업생이긴 하지만 너무 어려 보여서 정민이와 제가 리코더를 함께 불고 유빈이가 한 곡은 기타, 한곡은 피아노

 

반주로 연주를 했는데 하고 나서 다른 사람이 묻더라고요. 중학생인가, 고등학생인가, 그렇게 어려보이는 정민이가

 

이번 9월에 유학을 떠납니다. 가기 전에 독일어반 3명이서 음악회에 참가해보자고 의기 투합 연습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누렸습니다. 정민이가 떠나면 저는 독일어반은 접고, 유빈이를 쑤석여서 이탈리아어 읽을 줄 아는 단계까지

 

함께 해보자고 권할 생각이랍니다 .  오래 전에 학생과 선생으로 만난 사람들이 세월이 흘러 함께 언어를 공부하는

 

동료가 되는 경험을 하는 것은 역시 즐거운 일이라서 앞으로도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 언어로 고전읽기로

 

함께 만나는 장을 만들어가고 싶네요.

오카리나, 류희진씨의 지도로 여기까지 왔구나

 

놀라고 있습니다. 혼자라면 벌써 그만두고 말았을지도 모르는 일을 여럿이서 함께 해가는 과정, 다음 겨울 음악회에는

 

무슨 곡을 연습하게 될지 설레기도 하고, 무대에만 서면 얼어붙은 이 병?은 과연 낫기는 할까도 고민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계속 악기에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못말리는 병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한 밤이었지요. 그녀의 새소리

 

엘 빔보 들으면서 다시 한 번 그래도 해보자고 마음먹었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음악회하면 아무래도 피아노가 주종을 이루지요. 그 중에서도 중학생들이 바쁜 가운데 연습해서 참여하는 것이 고마운 일인데요 이번 연주회에서는 연수와 홍주가 피아노로 쇼팽과 바흐를 선보였습니다. 연수는 피아노와 플룻 두 악기를 배운 여학생입니다. 차분하면서도 매력있는 연수를 볼 때마다 그 아이를 키운 매력있는 엄마 유진씨를 떠올리게되네요. 그녀는 우리들의 일본어 선생님이면서 동시에 오카리나 동료이기도 합니다, 다른 시간에 함께 모여서 공부할 때는 제가 선생님이 되기도 하는 아주 다양한 관계로 맺어진 사이로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군요.어제 밤 연수의 연주가 끝나고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음악회가 있으니 이를 매개로 연습하게 되니 좋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겨울에는 연수야네 베토벤을 듣고 싶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곡으로 연수가 준비를 할 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그리고 홍주, 피아노를 치기 전에 무대에 서서 꼭 연습과정에서 음악에 대해서 느낀 소감을 자신의 말로 표현하는 아이를 보면서 방송국의 음악프로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가 가능한 아이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 시간을 기억하면셔 저는 아침부터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듣고 있는 중. 골드베르크 변주곡 하면 역시 글렌 굴드겠지요? 음악회의 오프닝은 엄마가, 마무리는 아들이 이 패턴이 정발산 음악회의 묘미입니다. 창연이, 앞으로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되면 한동안 창연이의 연주를 듣지 못하는구나 아쉬움이 벌써부터 느껴지네요.어제 무대에서는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로 무대를 열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인사하고 들어갔지만 앵콜을 요구하는 소리가커지자 한 곡 더 연주를 했지요. 그것만으로는 아쉬워서 다 끝나고 창연이의 단테를 듣고 싶다고 했더니 조금 망설이다가연주를 시작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모두 다 떠나고 난 뒤에 혼자서 듣던 단테, 바로 옆에서 피아노의 건반이 움직이는 느낌을 다 몸으로 느끼면서 듣던 리스트의 단테, 오래도록 잊기 어려운 시간이 될 것 같네요. 어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음악회장으로 온 지혜와 지혜나무님, 2개월간의 미국생활로 시차가 있어서 졸릴 시간인데도오자마자 리코더 연주를 하는 지혜를 보면서 이 녀석의 이 놀라운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감탄했던 시간이 떠오릅니다.바흐 인벤션으로 무대에 오른 종윤이, 하이든의 곡으로 무대에 오른 민준이, 5학년 남학생들이 피아노를 계속 연습하고 무대에서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신기하게 느끼던 순간이 떠오르네요.이번 여름 음악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연주에 참여하지 않는 가족들이 여럿이서 음악회를 즐겼다는 점입니다.앞으로 민주와 민지는 음악회에 직접 참여할 의사가 생긴 것 같아서 기쁘더라고요. 영진이는 악기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들었다고 하고, 미라씨는 다시 첼로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모양이고요.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을 제공하는 음악회. 그것만으로도 멋진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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