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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이에 프로젝트를 만나다

| 조회수 : 1,376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01-16 01:15:25

둘째 날, 오전에는 다른 섬에 가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복병이 숨어 있었지요. 배가 겨울이라서

 

목요일에는 결항이라고 합니다 . 그렇다면 하루를 알아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오카야마의 오하라 미술관을 가고 싶다는 생각에 검색을 해보니

 

시간이 너무 걸리는군요. 어떻게 할까 친구들과 상의를 한 결과 오전에는 이에 프로젝트, 오후에는

 

어제 못 본  베네세 뮤지움 야외 조각공원을 돌고 남은 시간에는 동네를 더 둘러보자고 결정을 했지요.

 

 

 

갑자기 생긴 여유있는 하루, 그래서 이에 프로젝트에 나서기전에 찬찬히 동네를 돌아보는 날이 되었습니다.

 

이에 프로젝트라는 말은 말 그대로 집이었던 공간을 매입하거나 빌려서  미술을 포함한 다양한 것들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여러 곳이 있었지만 질이나 흥미에 있어서 편차가 존재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곳을 찾아가는 과정을 포함해서 새로운 경험이 되었지요.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같은 멤버로 다섯 명이 움직였습니다. 처음 알게 된 두 사람의 경우 여러 날 함께 다니다

 

보니 첫날에 비해, 둘째 날, 둘째 날에 비해 셋째 날, 이런 식으로 조금씩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깊이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져서 그것도 이번 여행에서 새롭게 느낀 점이었다고 할까요?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생각한 것중의 하나는 아무런 다른 제약이 없는 날, 그저 카메라 들고 어딘가 가서

 

하루의 다양한 시간, 빛과 그림자를 반영하는 공간을 찍어보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만지는 기술도

 

서툴고 카메라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무엇을 담고 싶은 마음은  여행때마다 조금씩 더 커지는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네요.

 

이번 여행중에 말이 통하는 것은 좋았으나 길을 설명들어도 길치는 저는 잘 찾지를 못하는 결정적인 흠을

 

발견했습니다 .그때 말은 못 알아들어도 눈치로 확 그 곳을 발견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착잡한 심정이 되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덕분에 여럿이서 함께 다니는 것이 도움이 크게 되었지요.

 

길을 못 찾고 헤매던 덕분에 만난 것들도 많으니 그것으로 위로를 삼아야 할까요?

 

처음 집을 못 찾고 헤매다가 만난 진자 앞, 마침 청소하고 계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이 곳도 이에 프로젝트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

 

이 분에게 설명을 부탁하니 본인이 바로 관리인이라고 하면서 제대로 설명을 해주었지요. 덕분에 좋은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쓱 보고 지나쳤을 공간을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보니 의미도 파악이 되고

 

왜 이 장소가 이에 프로젝트에 포함이 된 것인지도 알았고, 오카야마 출신이라는 그 분에게 베네세 회장이 이 곳에

 

크리스탈로 된 계단을 기부한 사연도 들었습니다.

 

사진 앞에 보이는 계단이 바로 크리스탈로 만든 것인데요 그곳은 가마사마 (일본인의 신) 가 다니는 길이라고

 

합니다 . 실제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 해도 그렇다고 믿는 것이 믿음이 된다는 것, 그것을 오랫동안 사람들이 지키는

 

것으로 인해 전통이 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지요.

 

마치 얼음같은 투명한 느낌이라서 처음에는 무엇일까 궁금했었거든요.

 

설명을 다 듣고 기념촬영 부탁하니 기분좋게 응해주네요.

 

갑자기 모자를 벗더니 한장 더 하고 포즈를 잡아주셔서 웃었습니다.

 

이 진자가 이 곳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면 위로 가면 나오시마 섬 전체를 위한 진자가 있다고 알려주어서

 

찾아가는 길입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 마치 우리가 그 곳의 주인인양 느긋하게 그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오늘

 

하루가 조금은 편하게 시간을 쓸 수 있는 날이라서 가능한 것이었으니 갑작스런 계획 변경이 준 보너스였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요.

 

이 곳에는 오래 된 나무들, 일부러 다듬지 않은 그대로의 나무들이 많아서 일본하면 분재, 하던 고정관념이

 

깨지는 기회가 되기도 했지요.

 
이에 프로젝트에서 이런 공간을 만나고 제대로 설명을 듣고 이런 기회가 생길 것이라곤 예상도 못해서
 
뭔가 출발이 좋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이제는 눈에 많이 익게 된 건축 양식이네요. 한국에 돌아가면 동양 삼국의 건축, 미술에 관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마음먹고 있으면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무엇을

 

하고 싶다는 마음 먹기가 한결 수월해진 감이 있습니다.

 

앞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장소를 조금 바꾸어서 찍는 수고를 했더니 역시 보기에 조금 더 나은 사진이

 

나왔습니다 .

 

사실 이 곳은 그냥 지나칠 뻔한 곳이었는데 관리인을 만난 덕분에 발견했습니다 . 이번 여행만큼 말의 위력을

 

실감한 적이 없었던 셈인데요, 실제로 지역 사람들과 나오시마에서 여러 경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재미를

 

더한 여행이기도 했답니다.

 

아주 커다란 나무에 동전이 놓여져 있더군요.아마 보통의 나무가 아니라 소원을 비는 장소 역할을 하는 나무같아서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이 곳은 어디일까 궁금해서 들여다보았지요.

 

대처승이 살고 있는 절이더군요. 종을 쳐도 되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합니다 .어떤 종파인가 ? 밀교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신도들은 언제 모이나요? 자주 모이는 것은 아니고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주로 모인다고 하네요.

 

밀교라면 누구와 관련된 곳이냐고 하니  일본사 읽을 때 만난 승려 이름을 댑니다, 그 때는 기억했는데 막상

 

지금은 가물가물, 기억력에 의존하는 것은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왕 구경하는 김에 느긋하게 보자는 마음으로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 보니 볼거리가 생각보다 훨씬 많더라고요.

 

 

여긴 또 어딘가 싶어서 찾아가 본 곳, 일본 드라마에서 만난 적이 있는 말하자면 일본무사들이 중시하는

 

비사몬텐인가 하는 전쟁과 관련된 존재의 사당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곳을 나와서 이제 정말 이에 프로젝트에서 말하는 집을 찾아가야지 하고 나서다가 만난 안도 다다오 뮤지움을

 

짓고 있는 현장을 발견했지요. 아니 나오시마는 안도 다다오에 의한 안도 다다오를 위한 공간인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

 

조금 전 스님과 이야기 나누었던 절이 극락사로군요. 극락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지금 이 곳에서 누리는

 

마음의 평화와 즐거움이 대단하다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월요일 아침에
    '13.1.16 11:58 AM

    소원 비는 나무 사진을 보니, 모습은 다르지만 토토로 만화에 나온 거대한 녹나무가 떠오릅니다.
    저는 일본에 한 번도 못 가봤지만 님 글 덕분에 구경 잘 하고 있습니다.

  • intotheself
    '13.1.16 2:56 PM

    저도 어제 아는 분이 빌려주신 피렌체 여행기 읽는 중인데요

    여행기란 간접 체험이면서 동시에 모르는 세계를 열어주는 비밀의 문이란 생각에

    자주 읽게 되더라고요. 좋은 구경 되었다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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