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중에 자화상전이란 책이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책이 새로 들어온 책 코너에 있길래 빌려서 시간나는대로 재미있게 읽는 중인데요
그동안 별로 주목해서 보지 않았던 화가 틴토레토에게 관심이 생겨서
그림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티치아노의 제자였던 그는 티치아노와 미켈란젤로의 장점을 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지녔다고 하더군요.
그런 기개에 걸맞는 그림을 그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가 당시 베네치아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를 스승으로 삼고
스승을 능가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열망하는 마음, 그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괴롭기도 하고 마음만 앞서서 다작을 하면서
스승보다 못하다고 손가락질 당하는 상황, 이런 것들에 감정 이입을 하면서 그림을 보게 되니 예전에 미술관에서 건성 건성으로
넘기면서 보던 것과는 다른 맛이 나네요. 아마 당시에는 그의 종교적 소재 그림을 주로 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평소보다 한 가지 더 하게 된 일이 있어서 마음의 여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보니 그림을 보아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 때 아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얼마나 절실한가 하고요. 물론 그 전에도 시간 여유가 넉넉했던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쓰고 그림을 찾아보고 할 정도의 마음의 여유가 넉넉했던 것이로구나!!
틴토레토가 그린 최후의 만찬입니다. 같은 소재로 다른 화가들이 그린 각각의 최후의 만찬을 볼 수 있다면 재미있겠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우열을 가린다 이런 의미가 아니라 화가가 화면 구성을 어떻게 했는가 인물의 처리는? 빛과 그림자는
이런 식으로 그림을 보다보면 화가의 개성, 그가 살았던 시대, 시대가 요구하는 관심사 이런 것들을 읽게 될 것 같아서요
베네치아 사람이란 화가의 정체성이 그림 곳곳에서 드러나는 것을 느낍니다. 우선 이 그림의 소재는 베니치아의 수호 성인
마르코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네요.이 그림만이 아니라 베네치아의 총독에 해당하는 도제를 그린 것, 당시 베네치아를
주름잡던 인물들에 관한 것, 베네치아와 투르크의 전쟁을 소재로 한 것등. 그래서 역시 관심사는 베네치아에 관한 새로 나온
소설을 사서 읽을까, 아니면 도서관에 새 책 신청을 해볼까, 엉뚱한 곳으로 생각이 번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