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른아침 달구들 먹일 풀을 베려고 경운기 탈탈거리며 산위를 오르는데
콩밭울타리 옆에서 무언가가 잽싸게 내~튑니다.
타고난 순발력으로 경운기를 세우는 동시에 쫒아갔더니
아기산토끼......
자슥이 아직 먹고 살려면 한참 멀었습니다.
임마~ 너는 산위로 뛰는 것이 빠르고
나는 산아래로 뛰는 것이 빠르단다.
그리고 내가 팔이 쬐끔 길어~ 진화가 덜되서리......
한손으로 휙 낚아채서 잡고는 사진한장 찍으려는데
나죽겠소~ 하며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바로 심장마비로 쓰러질 것 같이 안쓰럽습니다.
죽으면 시체처리할 자신도 없고......
잽싸게 사진한장 찍고 놓아주었더니 바로 산토끼~
-저희 속어로 랄랄라 하며 도망치는 놈을 산토끼 한다고 표현합니다 ^ ^-
어째 한동안 토끼들이 보이질 않아 무슨일인가 했더니
녀석들이 아기들을 낳아 보살피느라 그랬었던 모양입니다.
김장배추밭에 달려들때는 웬수같지만
보이지 않으면 무슨일인가 싶어 걱정스럽기도 한......
그려~ 얼렁 도망치는 법을 터득하거라~
여기에 삵이며 올빼미 부엉이 매들까정
너를 노리는 놈들이 한둘이 아닐테니
끝까정 살아남아 너닮은 새끼들 드립다 낳아서 잘 키우려무나~
..................... 가만히 생각해보니
올가을에는 고라니들 처먹을 보리밭, 밀밭에
저 토끼새끼들 처먹을 배추밭도 여분으로 준비해야 겠네요.
에라이~ 망할노무 팔자 같으니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