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쓴 글인데요
이 이야기에서 소개하는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여기에도 올려 놓습니다.
오늘 신일 중학교에 책을 빌리러 갔습니다.
신간 서적이 많이 들어와서 무엇부터 읽어야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이 책 저 책을 뒤적이고 있는데
사서(아주 젊은 여자 사서)가 슬며시 와서 물어봅니다.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이런 대접을 받다니 놀라서 고맙다고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고르다 보니
(베스파시아누스 황제 시기를 다룬 추리 소설 청동 조각상의 그림자 상 ,하를 미리 찜하고 나니
한 권의 여유밖에 없어서 신중하게 고르느라 ) 구석에 그림을 보는 법이 숨어 있네요.
철학의 모험과 시간 창고로 가는 길을 빼놓고 있다가 다시 제자리에 놓고
그 책을 최종적으로 골랐습니다.
제가 신청한 책인데 들어왔길래 너무 반가워서요.
책을 대출하려고 책상앞으로 가니
사서가 이름을 기억하면서 부르더군요.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이 이렇게 정겨운 느낌을 준다는 것을 즐겁게 경험한 날이기도 합니다.
도서관에 들고 온 책중에서 무엇을 먼저 읽을까 고민이 될 정도로
두 책 다 제겐 끌리는 책인데 우선 그림을 보는 법이 7일간 화가와 미학자가 대화를 하면서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 하루분만 읽으리라 하고 마음먹고 펼쳐든 책
아니 이럴수가 너무 재미있어서 손을 뗄 수가 없네요.
일반 교양서 수준으로 그림 보는 법에 관한 팁을 주는 정도이겠지 라고 생각한 제 기대가
너무 소박한 기대였다는 것이 초장부터 밝혀지면서 너무 흥이진진하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궁금해하던 것들이 너무 많이 해소가 되어서 멈출 수가 없는 글읽기가 되었지요.
그런데 다른 한편 베스파시아누스 ,티투스 ,도미티아누스 시기의 로마인들의 삶을
소설에서는 어떻게 그렸을까 생생한 현장을 읽고 싶은 욕구도 가라앉지 않아서 조금만 읽어보자 싶어서
손을 대니,아니 이것도 손을 놓기 어렵게 만드네요.
난생 처음 이 책 조금 읽다 시간 나면 저 책을 조금 읽다 하는 묘기를 부린 날
참 행복한 고민에 빠진 날이었습니다.
고대 로마에 관심있는 분들에겐 역사서속의 로마가 아닌 사람들이 살아움직이는 느낌이 드는 로마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고요
그림을 보는 법은 미술사를 읽어도 늘 그림에 관해 무언가 미진한 것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겐
아주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빌린 것이 아쉽다,사서 두고 두고 참고하면 좋을 책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책이기도 합니다.
소설 장송과 뒤늦게 핀 꽃 마네를 읽고 난 뒤
두 사람의 화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 대담집에서 왜 들라클루와와 마네가 근대미술을 여는데 중요한 화가인가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있고
푸생의 미술사상에서의 위치에 비해서 제가 그의 그림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낀 점에 대해
의문이 풀린 날이기도 합니다.

아침에 찾아보는 마티스입니다.
1905년은 제겐 야수파가 태어난 해로 기억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마티스는 색으로 빛을 표현한 화가라고 평가되고 있지요.
그가 그림 인생의 후반에서 병으로 제대로 캔버스에 표현을 할 수 없게 되자
대안으로 cut-out 작업을 했는데
저는 그 시기에 강렬하게 끌립니다.
그래서 일부러 마티스 화집을 살 때도 두 권을 구했는데요
하나는 유화 작품,다른 하나는 cut out 작품집을요.
가끔 꺼내서 보면 색다른 즐거움이 느껴진답니다.
이번 마티스 전시장에도 그 중 한 점이 와서 그 앞에서 오랫동안 서성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전시장에서 그런 그림 한 점만 만나도
다른 내용과는 상관없이 즐거운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
그것이 전시장에 가는 매력중의 하나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