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밤에 헬쓰장에 가서 스트레칭 훈련을 받느라
아무래도 밤에 보는 그림에 소홀하게 되었지요.
식구들이 다 잠든 시간 west wing을 보느라 시간이 많이 걸려서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일찍 보기 시작했고
디브이디속에 이야기가 세 편이라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마음이 동해 샤갈 그림을 보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홈페이지에 올린 것인데요
샤갈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보고 싶어서 올려 놓습니다.
헬쓰장에 가기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운동을 하고 반신욕을 꾸준히 해서
몸 상태는 확실히 많이 좋아진 것을 느끼겠는데
아무래도 사춘기의 절정인 아들과 지내면서 겪는 스트레스때문일까요?
먹는 것에서 절제가 잘 되지 않네요.
그래서 오늘 밤에도 유혹을 못 이기고 군것질을 한 다음
바로 자면 곤란할 것 같아서
요즘 꾸준히 보고 있는 west wing 시리즈를 본 다음
오랫만에 그림을 보러 들어왔습니다.
눈이 와서 그럴까요?
문득 샤갈 그림이 보고 싶어집니다.


최근에 소설가 권지예의 보는 소설이란 부제가 붙은
사랑하거나 미치거나를 읽었습니다.
바로 위의 그림 생일을 소재로 해서
벨라가 (샤갈의 첫 부인) 샤갈의 생일에 집에 찾아가서
서로 이야기나누다가 그림을 그리게 되는 사연을
소설로 형상화한 것인데 그 글을 읽은뒤라 그런지
그림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군요.
그러니 서사의 힘이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보람이가 일본어능력시험 일급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처음 가는 복잡한 길이라고 이모가 새벽에 태우러 왔더군요.
사실 어제 눈이 와서 길이 어떨지 몰라
가능하면 그냥 지하철로 가라고 했지만
큰 길은 상태가 양호할 것이라고 그냥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해서요.
늘 동생에게 빚을 지고 사는 느낌입니다.
저라면 그 집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 줄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한 아침이었습니다.
보람이가 돌아와서 가채점 한 결과 당락 결정선인
280점보다는 점수가 더 나와서 합격할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고맙다고,그동안 수고 많았다고요.
토요일마다 서울로 학원에 가면서 스스로 노력해서
이룬 성과라 대견한 마음이 들어서요.
중학교때 마음이 방황하는 시기에 일본어가 그 아이에게
출구가 되어서 늘 드라마를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더니
이제는 그 언어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 매일 매일 마음이 바뀌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아이를 보는 일이
제게 많은 힘이 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가 거꾸로 엄마에게 힘을 주는 시기가 될 만큼 큰 것이
정말 고맙다,그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 날
승태에게 제 마음이 동해서 저절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도하는 심정이 되네요.

그림이 확대되지 않아서 유감이지만
그래도 상상하면서 파란색을 보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오늘은 족하다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블루로군요.
줌인 줌아웃의 회원들과 함께 보려고 고른 샤갈입니다.


조용한 밤 쟈클린 뒤프레의 첼로 연주를 들으면서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행복하구나 하는 느낌이 절로 드네요.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제겐 음악을 듣는 시간의 충만함이 저절로 살아있는 것이 기쁘다는 느낌에 빠지게 되는
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