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하루 종일 시간 날 때마다 읽던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글의 여운이 남아서 바로 잠들지 못하고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황규백님의 그림을 함께 본 이야기를 홈페이지에 쓴 글입니다.
피글렛님
천리마 축구단 이야기는 영화관에서 보신 것인가요?
아니면 디브이디나 비디오로 출시된 것인가요?
요요마가 실크로드를 소재로 해서
음반을 냈다는 말만 들었지 한 번도 실제로
들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수희씨가 그 음반을 선물받았다고
들어볼 생각이 있으면 빌려주겠다고 하네요.
노라 존스와 이 음반 이렇게 두 장을 빌렸는데
노라 존스는 주로 인터넷에서 들었지
실제로 음반으로 통째로 듣는 것은 역시 처음입니다.
어제 밤 ,오늘 밤 연달아 요요마의 연주를 듣고 있는 중인데
들을수록 느낌이 좋군요.

요즘 갑자기 여러 권의 소설을 빌려놓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홍잉의 굶주린 여자를 읽었는데
자신의 완전히 자전적인 이야기,그것도 드러내기 어려운 삶의 이야기를 이렇게 냉정하게 서술할 수 있는 소설가의
마음속은 어떤 사람일까에 대해서 궁금한 마음이 일 정도입니다.
음악과 더불어 소설을 다 읽고 나니
바로 잠들기 어려워서 황규백님의 그림을 보고 있는 중이지요.

연주회란 이 작품을 보고 있으려니
왜 연주회는 꼭 밤에 열려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군요.
어제 동숭동에 가서 조금 부지런하면 이렇게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데
왜 찾아서 나온다는 생각은 못하고
일산에서는 좋은 영화가 왜 이렇게 드물게 상영되는 것일까
불만만 갖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가끔 다큐멘터리나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만나러 동숭동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어제 갤러리 현대에 갔을 때
서을 아트 가이드를 구하려고 아트 샵에 들어갔었지요.
그런데 벽에 걸린 그림들을 보다가
황규백님의 그림 두 점이 눈길을 끌었고
집의 그림을 바꾼다면 저 중에 한 점을 걸어놓고
자주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생각이 무의식중에 떠오른 탓일까요?
소설을 읽고 나서 무슨 그림을 볼까 생각도 해보지 않고
황규백을 클릭하게 되었네요.

요즘 음반을 바꾸어서 듣는 사람들이 여럿으로 늘어나서
생전 못 들어보던 음악과 만나고 있습니다.
낯선 음악이 제게 말을 거는 방식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요요마의 다른 음악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