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밭에 비름과 미나리가 넓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곤
한번 띁어다 반찬을 만들어 먹어보니 그 맛이 꽤 괜찮다.
비름은(난 여직 비듬나무로 알고 있었는데 야생초편지에서 비름이라고)고소롬
한 맛이 나고 돌 미나리는 시큼 씁한 묘한 맛에 입맛을 돋구어 준다.
강렬한 햇볕아래에서 일을 하다보니 속도 메스껍고, 머리도 어지럽고 하였는데
요것들을 먹고 나니 몸도 한층 좋아 진것 같고 해서 자주 난 사과 밭을 향했다.
무슨 산삼이라도 캐러 가는 것 처럼...
이날도 욕심에서 일까! 빨래 담는 큰 바구니를 들고 사과밭엘 가서 바닥을
쳐다보고 있으니 왠 뱀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나를 쳐다 보고 있지 않은가!
너무 놀랐지만 가만히 보니 얼굴 밖엔 보이질 않아 다시 두 눈 크게 뜨고
쳐다 보니 매일 뱀만 생각하는 나에게 두꺼비 한마리가 뱀으로 보일 수 밖에...!
아이들을 보여 주려 빨래 바구니를 뉘우니 그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집에 가는 동안 두꺼비도 내 심장소리도 어찌나 꿍땅 거리던지
바구니를 잡은 내 손에까지 두꺼비의 심장소리가 느껴졌다.
욕심엔 아이들과 요놈을 키우고 싶었지만
남편의 잔소리와 큰 두눈을 보고 있으니 차마 내 욕심만 차릴 수가 없어
다시 사과 밭에 놓아 주웠다.
참 병아리 두마리를 얻어다 키우고 있다.
지금은 한마리가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닭장에 가두니 어미 닭 두마리가 어찌나 병아리를 찍어 대던지
한마리는 가출하였다가 어찌되었는지 그뒤론 볼수가 없었고
한마리는 마당에 풀어 키우고 있다. 두 닭들이 병아리를 얼마나 찍어는지
목과 몸에 피가 나고 살이...왜 그렇게 어린 병아리가 미운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