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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 바구니에 담다

| 조회수 : 1,613 | 추천수 : 9
작성일 : 2005-04-21 09:17:07
오늘 아침에 음악을 들으면서 검색한 책 목록입니다.

도서관의 독서이야기에 쓴 글인데

줌인 줌아웃에서 만난 책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책은 어때요? 하고 소개하는 글이기도 하지요.




오늘 아침 우연히 만난 수채화

그리고 수채화를 보면서 듣는 자클린 뒤프레의 첼로

창문으로 들어와서 롤 블라인드에 무늬를 장식하는 빛

삼박자가 어우러져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아쉬운 시간입니다.

그래서 잠시 더 앉아서 읽고 싶은 책이 있나 검색중에 만난 책들이지요.

바구니에 일단 담아두고 시간을 내어 순차적으로 읽어보고 싶네요.

우선 이야기꾼 이윤기의 신작입니다.







소설가.번역가.신화학자로 뭉뚱그려 혹은 그때 그때 달리 불리는 이윤기의 정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업 글쟁이다. 그는 글을 써서 먹고 살아야 하는 운명에 충실해왔다. 만년필 하나로 200자 원고지 10만장을 긁어댄 적도 있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은 그에게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던지곤 한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쓰면 초단(初段)은 되어요, 하고 대답한다”고 그는 썼다. 문제는 초단에 이르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고상한 표현으로 장식된 문어(文語)로 글을 쓰는 것이 더 멋있어 보인다는 문화적 엄숙주의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윤기는 ‘소매 둥둥 걷고 나서’기로 작심한 듯, 글말 중심주의에 맞서 ‘생각의 흘게’가 풀린 입말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 창작도 번역도 아닌 산문쓰기에 나섰다. 이 산문집은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나는 가사 좋은 유행가를 부르기를 지금도 좋아한다. 그런 노래 몇 곡 부르고 나면 몸이 많이 가벼워진다”는 이윤기에게 글쓰기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표출하는 것이다. 그는 지인들 사이에서 ‘과인(過人)’으로 통할 정도로 늘 떠돌아 다니기를 좋아한다. 그의 산문은 대부분 길 위에서 거둔 생각의 알갱이들로 짜여 있다.

“술을 권했다. 몽골인 운전사는 우리가 윗사람 앞에서 그러듯이 왼손을 오른손 손목에 대면서 오른손으로 공손하게 잔을 받았다. 그러고는 술잔을 왼손으로 옮긴 다음, 오른손 중지로 술을 찍어 하늘로 퉁기면서 나지막하게 ‘텡그리’하고 속삭였다. 까닭을 물을 것까지도 없었다. ‘텡그리’는 천신(天神)이다. 무당을 지칭하는 ‘당골네’라는 사투리가 이 말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다. 따라서 그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몽골식 ‘고수레’였다. 우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이 고수레를 잊고 살아왔는가?”

몽골 초원을 누빈 이윤기는 21세기 유목민을 자처하지만, 50대 후반인 그는 전통과 현대가 혼재된 시대를 온몸으로 겪었고, 그가 앞으로 가는 길은 고대 신화에서 발원해 신화의 회복으로 이어져 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와 로마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연도를 생각하지 말고, 관념의 고깔을 벗고 몸으로 신화를 만나라고 권한다.

이 산문집에서 이윤기는 성장기와 월남전 체험, 가족 이야기 등등 개인사의 세밀한 구석들을 능청스럽게 혹은 모든 사람 속에 숨은 ‘시인의 혼’을 건드리듯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풀어낸다. 그의 글 속에는 고단수의 이야기꾼이 숨어 있다. 아름다운 꽃을 보았으면, 굳이 옆 사람에게 그 꽃이름을 말하지 않는 것이 단수 높은 삶이라고, 이 입심 좋고 노련한 글쟁이가 얼핏 암시한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박해현 기자




아침 신문에서 만난 바로 그 할머니의 책입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최초의 아프리카 여성, 왕가리 마타이의 삶

     무한한 지혜를 가진 신은 지구를 창조할 때 다른 피조물들을 창조한 후에 맨 나중에야 인간을 창조했다. 신은 알고 있었다. 인간을 제일 먼저 창조하면 화요일이나 수요일쯤에 죽는다는 것을. 수, 목, 금요일에 만든 것이 없으면 인간은 스스로 생존할 수가 없다. 인간에게는 맑은 물, 깨끗한 공기, 땅속 무기질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간에겐, 지구가 허락하는 마지막 날까지 피조물들과 조화롭게 살 의무가 있다.
- 왕가리 마타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최초의 아프리카 여성이자, 케냐의 환경·천연자원·야생생물부 차관인 왕가리 마타이(Wangari Maathai, 1940~)의 첫 번째 전기인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Wangari Maathai?Die Mutter der Bäume)》(2004)가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슈테판 에레르트(Stefan Ehlert)가 나이로비에 거주하면서 집필한 이 기념비적인 전기가 출간됨으로써 이제 국내에 처음으로 왕가리 마타이의 삶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는, 그녀가 시골마을의 여학생에서 학자, 정치적 액티비스트, 환경부 차관이 되기까지 걸어온 파란만장하고 긴장 넘치는 삶의 행로를 성실한 현장 취재와 문헌 조사, 가족·동료·친구들·다양한 분야의 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하게 집필했다는 점 외에도, 케냐를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의 정치·사회·문화·자연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맥락을 내용의 강력한 바탕이자 토대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왕가리 마타이의 행적은 아프리카의 현실,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아프리카의 역사와 긴밀한 맥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왕가리 마타이의 컬러사진들은 그녀가 아프리카 민중들에게 그리고 전세계인들에게 환경운동가로서, 인권운동가로서, 여성운동가로서, 제3세계운동가로서, 더불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갖는 힘 있는 반향과 역동성과 솔직담백하고 적극적인 인상을 전달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1999년 봄, 세계는 머리를 붕대로 싸매고 묘목을 든 채 케냐 나이로비의 카루라(Karura) 숲을 향해 걸어가는 한 아프리카 여성에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나무를 심다가 경비들에게 구타당해 병상에 누웠던 그녀가 다시 일어선 것이다. 200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케냐의 여성운동 및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 그녀는 언제 어디서나 풍성한 아프리카 전통의상을 입고 자신의 출신지역을 자랑스럽게 드러낸다. 그녀는 나무를 심기 위해 손으로 직접 땅을 파는가 하면, 문맹의 아프리카 여성들을 가장 든든한 동지들로 삼고 있으면서도, 제1세계의 농업을 위한 수십억의 지원이 왜 제3세계의 발전을 막는가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여성이다.

1940년 녜리(Nyeri)에서 태어난 왕가리 마타이는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생물학 석사학위를 받고 독일에서 2년간 수학한 뒤 1971년 케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나이로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76년엔 첫 여성 교수가 된다. 1977년부터는 평생의 역작이라 할 수 있을 ‘그린벨트운동(Green Belt Movement)’을 시작한다. 숲을 지킴으로써 사막화를 방지하고 아프리카의 가난에서 벗어나자는 대단히 실천적인 이 운동은 나중에 아프리카 전역에 3천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기에 이른다.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제도 속에선 환경보호도 실천되지 않는다’는 경험적 지혜를 얻게 된 그녀는 자신의 운동을 정치적·국제적으로 의미화시키고, 2002년 케냐에서 독재정권이 물러난 뒤에 환경·천연자원·야생생물부 차관으로 임명된다. 또한 올바른 생활상, 페트라 켈리 상, 노벨평화상 등 30여 개의 상을 수상했다. 운동가로서 살아오는 내내 정치적 압력과 생명의 위협에 시달려온 그녀에게 이 수많은 상들은 그녀를 지켜주는 일종의 생명보험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왕가리 마타이의 오랜 동지인,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 클라우스 퇴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이들은 이라크와 수단에서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 노벨평화상 위원회는 어떤 이유로 환경운동을 하는 아프리카 여성에게 상을 수여하게 되었느냐고 묻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평화, 지속가능한 개발, 지역별 환경 그리고 세계의 환경 문제는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노벨평화상 위원회는 왕가리 마타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함으로써, 세상을 더 좋고 평화로운 곳으로 가꾸기 위해 생존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전세계 여성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의 승리, 여성의 승리, 그리고 환경의 승리인 것이다.” 왕가리 마타이의 노벨상 수상은 전세계가, 이제 ‘환경’ 문제가 결코 비정치적인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 ‘환경’과 ‘평화’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음을 증명한다.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는 이러한 세계적인 문제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세계 정세, 아프리카의 환경 문제와 세계 평화의 긴밀한 관계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기술되어 있다.

왕가리 마타이는 지역의 여성주의 운동과 민주주의 인권운동을 통합시키고 있었으며, 지구적 차원에서의 평등한 자원분배와 올바른 저개발국가정책의 문제를 함께 고려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편으로는 지식체계에,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적 감수성에 기초한 신념에 따라 행동했으며, 지역적 상황과 지구적 구조의 상호침투적 역학에 대해 거시적이며 미시적인 관점을 동시에 유지하고 있었다. 목표에 따른 다양한 전략도 그녀에겐 낯설지 않았다. 그녀는 관료적이거나 기능주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풀뿌리적 사유와 조직적 활동을 통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변화를 향한 열망과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문화가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의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민족은 자연환경과도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아무리 거대한 목표도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일깨운 위대한 여성 왕가리 마타이는 아프리카의 희망이자, 여성 리더십의 현대적 모범이자, 환경운동을 포함한 현대 시민운동의 개척자라 해야 할 것이다







스페인 현대 소설의 총아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출세작!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서 비밀의 문이 열린다
마술처럼 감겨드는 불운한 사랑의 대서사시
     중세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페인 문학의 전통은 사실주의 문학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12세기에 무훈시 『시드의 노래』에서 본격적인 싹을 틔웠던 스페인 문학은 흔히 황금세기라 일컬어지는 16~17세기를 거치며 세계적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낳았고, 이를 계기로 근대적 사실주의, 휴머니즘적 이상주의, 대화체로 구성된 자연스러운 문체와 강렬하고도 섬세한 수사적 표현,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라는 스페인 산문 문학의 주요 특징을 확립해나갔다. 이 시기 사실주의 문학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피카레스크 소설의 등장을 들 수 있다. 19세기는 대하 역사 소설에 두각을 나타내며 근대 스페인 문학을 대표하는 페레스 갈도스의 출현이 뒤따랐다. 한편 테레사 데 헤수스나 루이스 데 그라나다 등의 신비주의 문학을 거쳐 20세기 중반에 와서는 사회 전반의 개혁을 부르짖는 목소리의 작가들(고이티솔로, 미겔 데 우나무노)과 함께 카를로스 푸엔테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가르시아 마르케스,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등으로 이어지는 마술적 리얼리즘과 환상 문학의 다채로운 진면목을 과시하기에 이른다.

이렇듯 화려한 스페인 문학의 명맥을 유지하면서 스페인 현대 소설의 현주소를 밝히는 이가 여기 소개하는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이다. 그의 『바람의 그림자』는 2001년 스페인에서 첫 출간 직후 무려 101주 동안 베스트셀러 상위에 머물렀고, 곧이어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30여 개 국에서 모두 20개 국어로 번역되면서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아마존 닷컴에는 단시일에 100만 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스페인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와 함께 2000년 스페인의 ‘페르난도 라라Fernando Lara 소설 문학상’ 최종 후보작, 2002년 스페인의 ‘최고의 소설’ 그리고 2004년 프랑스의 작가, 비평가, 출판업자들로 구성된 심의회에서 그해 출판된 ‘최고의 외국 소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언어와 문화적 경계를 초월하여 전 세계적인 사폰 마니아 층을 형성할 수 있게 된 것은, 19세기 고전 작가들에 맹목적인 집착을 보이면서도 시나리오 작가로서 현대 영상 문법의 아낌없는 수혜를 마다하지 않는 사폰의 줄기찬 이야기 구성 능력 덕분이다. 사폰이 소설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잘 읽히는 소설, 독자에게 읽는 기쁨을 선사하는 작품의 집필에 두고 있다는 데서도 짐작 가능하지만, 이 소설의 첫 페이지를 펼쳐든 순간 숨가쁘게 읽히는 그 뛰어난 가독성은 이 책이 갖는 최대 장점이자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폰은 『바람의 그림자』라는 단 한 편의 소설에서, ‘포의 미스터리와 공포, 위고의 역사 서술, 발자크의 날카로운 시대와 인물 묘파, 디킨스의 아이러니, 마르케스의 마술적 사실주의와 정념, 에코의 잘 짜인 추리 모험담’ 등의 복잡한 요소를 20세기의 유산인 영화적 내러티브 기법을 충분히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버무리고 있다.

스페인 내전 직후 바르셀로나를 무대로 한 소년이 우연히 갖게 된 한 권의 책과 그 작가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사랑과 증오, 복수와 배신, 부재와 상실 등을 이야기하는 장편소설 『바람의 그림자』는 새삼 소설 읽기 그리고 책 읽기의 묘미를 독자에게 마음껏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는 화사한 빛과 뿌연 안개가 공존하는 도시 바르셀로나가 발산하는 독특한 인상이 후안 미로의 회화와 안토니 가우디의 독창적인 건축물들로 형상화되고 이것이 행간 곳곳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또 셰익스피어, 디킨스, 헨리 제임스가 내러티브 소설의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자주 빌려쓴 ‘유령’(혹은 유령의 집)에 미혹된 인간 내면을 이 소설 또한 중요한 모티프로 삼고 있다. 한편 끝없이 늘어선 열람실, 똑같은 구조의 방과 복도 그리고 거울 등으로 설명된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처럼 가리워진 진실과 연쇄적 비밀을 숨기고 있는 ‘잊혀진 책들의 묘지’라는 매력적인 공간도 등장하고 있다.

디킨스를 통해 ‘런던’이, 위고를 통해 ‘파리’가 문학적 영예를 성취했듯이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는 새로이 태어난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소설 문학의 현주소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스바루 문학상’ 수상작
교토의 대학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하고, 교코를 각별히 사랑하는 스위스 유학생인 ‘나’. 동경의 대학을 졸업하고, 어머니와 둘이서 교토에 살기 시작한 ‘교코’. 교토에 유학 온 ‘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교코’라는 소녀에게 대면낭독을 해주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는다. 교코에게 소설책을 읽어주면서 ‘나’는 외국인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일본인들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는다. 두 사람은 함께 책을 읽을 뿐 아니라, 교코가 평소에 가볼 수 없었던 가라오케, 레스토랑 등을 함께 다니면서 정을 쌓아 연인과 다름없는 사이가 된다. 그러던 어느 방학에 ‘나’는 예전에 알던 일본인 친구의 소개로 프랑스 방송국의 야쿠자 관련 취재에서 통역을 맡게 된다. 겉보기에는 거칠고 과격해 보이는 야쿠자 조직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역시 자신을 외모로만 파악하지 않는 그들 나름의 순수한 시선에 오히려 자신이 위로를 받는다. 다시 교토로 돌아온 ‘나’는 졸업 논문 심사장에서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교수들의 모습에 크게 실망하면서 일본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교코는 도쿄에 직장을 얻어 떠나기로 하여 두 사람은 이별을 맞는다.




9년 전 서울을 훌쩍 떠나 고향인 전남 장흥에서 바닷가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에 ‘해산(海山)토굴’을 짓고 스스로를 가둔 채 집필에만 전념해 온 작가 한승원(66) 씨. 그가 조선 순조 때 신유박해로 흑산도로 유배 가 생을 마쳤던 실학자 정약전(1758?1816, 다산 정약용의 형)의 유배지 삶을 그린 신작 장편소설 (문이당)을 냈다.
절해고도에 몸이 갇히고도 진리의 구도자로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우리나라 최고의 어류학 서적 ‘현산어보’(玆山魚譜‘자산어보’로 알려져 왔으나, ‘玆’는 검다는 뜻으로 쓸 때는 ‘현’으로 읽어야 한다고 한 씨는 말한다)를 남긴 정약전의 생애를 자신의 삶에 투영한 작품이다.

해산토굴은 자신의 호에 ‘토굴’이라 이름 붙인 한 씨의 집필실. 토굴이라지만 기와지붕을 얹은 25평짜리 집필실이다. 토굴은 불가에서 스님들이 수도하는 곳을 낮춰 부르는 말에서 따왔다고 했다. 그는 “처음 지을 때만 해도 넓게 느꼈는데, 이제 곳곳에 책이 쌓이다 보니 너무 좁아져 버렸다”고 했다.

그는 하루 세 차례 식사 때마다 91세의 노모에게 인사를 드리러 150m 정도 떨어져 있는 살림집에 내려갈 뿐 항상 이 ‘소설 공장’에 갇혀 지낸다. 그가 매년 적어도 소설 한 권씩이라도 꼬박꼬박 낼 수 있는 것은 이렇게 갇혀 지내는 생활 때문이다.

소설은 흑산도로 유배 간 ‘천주학쟁이’ 정약전이 외로움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그곳의 자연과 친화하고 ‘무지랭이’ 현지인들과 융화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무엇보다 물고기 족보를 만드는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통해 유배지의 갇힌 삶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천재의 고통스러운 삶을 생생하게 그려 보인다. 책 말미에는 작가가 정약전을 만나 묻고 답하는 가상 인터뷰를 실었고, 두 페이지에 걸쳐 참고자료도 넣었다.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거무라는 여인을 첩으로 맞아들여 절대고독에서 벗어나 섬사람들과 섞이고자 했다. 그러나 끊임없는 감시의 눈초리는 그를 우울증과 무력증에 시달리게 했고, 여기서 벗어나고자 술을 가까이 했다. 그는 결국 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귀양살이 16년 만에 유배지에서 삶을 마감했다.

이미 15년 전부터 정약전, 약용 형제의 삶에 관심을 갖고 이 소설을 구상했다는 한 씨는 “인간의 삶은 바로 ‘가둬 놓기’와 ‘놓여나기’의 길항작용 속에서 이뤄진다”며 “그 사이의 장력이 팽팽해야 긴장감 있는 삶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각각 흑산도와 강진에서 유배살이를 하며 저술을 마칠 때마다 오직 한 명의 독자인 동생과 형에게 보내 삶을 제대로 살았는지 증명을 받았다. 강진에 유배 중이던 정약용은 “형은 대단히 명석한데 다만 부지런하지 못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현산도 동생이 흑산도로 유배 가는 형에게 붙여준 호. 흑산도의 흑(黑)은 흑심 흑막 흑색선전에서와 같이 더러움과 어두움인 반면 현산의 현(玆)은 그윽하고 현묘한 하늘세상이나 밝음의 시공으로 이해된다는 것.

한 씨는 “정약전, 약용 형제는 겉가죽과 속가죽으로 만들어 다른 소리를 내는 장구처럼 같은 시기에 유배생활을 하며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이철희 기자




출판사 서평

청소년 철학창고를 펴내며

우리 청소년이 읽을 만한 좋은 책은 없을까?
     청소년은 청소년대로,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또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청소년이 읽을 만한 좋은 책이 없을까, 혹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한번쯤 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 시기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고전이 널리 읽히지는 못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고전의 내용이 어렵고, 그 범위도 너무 넓어 청소년이 읽기엔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하여 기획한 것이 바로 ‘청소년 철학창고’다.

왜 철학 고전인가?
2005년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여러 대학에서 동서양 고전을 선정하여 읽기를 권장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고전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전은 인류가 쌓아온 지식의 보고다. 고전을 통해 우리는 각 시대의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하기도 하고, 그 내용의 깊이와 세상에 대한 통찰력에 때로는 감동하거나 감탄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수천 년에서 수백 년 전에 쓰여진 고전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를 되돌아보고 해답을 찾기도 한다. 따라서 고전 읽기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옛 것을 되살려 오늘을 새롭게 한다[溫故知新].’는 데 있다.
‘청소년 철학창고’는 고전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철학’에 보다 무게를 실었다. 그 이유는 바로 철학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고는 사물과 현상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종합하여 그 원칙이나 원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철학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력과 논리적으로 종합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그렇기에 세상과 인간에 대해 눈떠 가는 청소년 시기에 철학 공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논리적인 글쓰기 훈련과 사고력이 강조되는 요즘, 철학 고전은 청소년들에게 살아 있는 논리 훈련의 장이 될 것이다.

엄격한 선정, 엄격한 검증을 생명으로
‘청소년 철학창고’는 청소년이 읽을 수 있는, 또는 꼭 읽어야 하는 고전을 신중하게 선정했다. 이를 위해 학계의 중견 학자들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많은 회의와 논의를 거듭하여 선정 작업을 했다.
먼저 고대, 중세, 근세 각 시대별로 한국, 동양, 서양을 대표하는 중요한 사상가들을 그 중요성에 비추어 선정했다. 그러고 나서 선정된 사상가들의 저작 중에서도 어느 것을 선정하느냐에 대해 수차례 회의와 논의를 하여 그 사상가의 책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저작을 중심으로 목록을 선정했다. 이렇게 해서 약 50여권의 ‘청소년 철학창고’ 목록이 완성되었다. 선정위원들이 많은 논의와 심사숙고 끝에 선정한 고전, 풀빛 ‘청소년 철학창고’는 다른 고전 선집들과는 확실한 차별성이 있는 고전선이라고 할 수 있다.
선정위원으로는 허우성(경희대 교수, 동양철학), 윤찬원(인천대 교수, 동양철학), 정영근(서울산업대 교수, 한국철학), 허남진(서울대 교수, 한국철학), 이남인(서울대 교수, 서양철학), 한자경(이화여대 교수) 선생님들이 참여하셨다





세종과 장영실의 과학입국 조선, 그 꿈과 좌절
     조선의 땅에 대한 역사와 사상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풍수』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작가 김종록 씨가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의 드라마틱한 삶을 복원한 장편소설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를 1,2 두 권으로 펴냈다.
동래 관기의 아들인 노예 신분으로 태어나 갖은 박해를 받다 세종에게 발탁돼 과학입국으로서의 조선의 새 하늘을 연 장영실. 중국 유학 등을 통해 측우기, 해시계 등을 독자적으로 제작해 민족의 르네상스를 세종과 함께 이끌었던 장영실의 드라마틱한 삶을 최초로 복원한 소설이다.
특히 장영실과 세종의 삶과 이상이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서의 문학, 독자적 과학입국과 문예부흥기 세종 시대의 명암, 그리고 엄연히 실존했지만 발굴되지 않았던 장영실의 구체적인 삶의 복원으로서의 역사, 여기에 덧붙여 천문학과 동양철학의 해박한 철학과 교양이 어우러진 문사철(文史哲) 소설로 이 작품은 읽힌다.
끊임없는 암투와 대결로서의 활극,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애증의 멜로, 퍼즐 맞추기 식의 추리적 기법 등 이른바 ‘통속적 흥미’가 판치는 대중소설 시장에 처음 선보인 문사철 소설이기에 독자로부터 어떤 호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443년 세종 15년 한양을 중심으로 조선의 하늘을 독자적으로 관측한 별자리를 돌에 새긴다. 당시 막강한 제국이었던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를 고려할 때 조선의 독자적 역법과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독립선언서와 다름없는 기념비적 사건이다. 그러나 그 돌에 새긴 천문도는 지금 전하지 않고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천상열차분야지도만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우리의 하늘에 기준한 시각을 갖지 못하고 일본의 시간을 쓰고 있다.
‘왜일까?’에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노비의 신분으로 태어나 궁중과학자가 돼 세종대왕과 함께 문예부흥과 과학입국을 꿈꿨던 세계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 사라진 천문도와 함께 그도 직책을 빼앗기고, 곤장을 맞고 귀양 가 초야에 묻히고 만다.
왜일까? 지금 세계의 유일한 제국 미국은 후발국들의 핵 개발과 보유를 응징하고 있다. 조선 당시 독자적 천문과 역법을 갖는다는 것은 제국 명나라에 맞서는 것이었다. 당연히 응징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희생물이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인 것이다. 장영실을 짐짓 그렇게 응징한 세종은 그러나 중국 몰래 측근 신하들도 모르게 언어의 독립선언서로 볼 수 있는 한글을 창제하게 된다.

"활극과 멜로물이 판치는 시절에 철학과 역사, 과학 정신을 말할 수 있어서 기쁘다. 형상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으나 오래 묵혀뒀던 성군 세종대왕과 과학 선현 장영실의 이름으로 해야 할 말은 다했으므로 속이 후련하다"고 베스트셀러 『풍수』의 작가 김종록씨는 말한다. 1천원 권 화폐의 얼굴로 다시 살아올 장영실과 과학입국 한국을 위한 국민 필독서로 예감되는 본격 문사철 장편소설이다.








시대를 앞서간 한 젊은 여성 사진가의 도약, 1890년대의 이집트 사회를 관통한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로베르 솔레는 1870년대의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기 에 이은 또 한 권의 장대한 이집트 연대기를 썼다. 이 책 는 1881년 프랑스군이 물러나게 되자 1882년부터 영국군이 지배하기 시작한 19세기 후반 유럽 열강에 둘러싸인 이집트 격동기의 작은 국제 사회를 매료시킨 시대를 앞서간 한 젊은 여성 사진가의 도약을 다루고 있다. 자신의 예술을 완성시키고자 했던 젊고 아름다운 여자 도리스, 그녀는 아마추어 화가로서 사진사인 투타 가의 에밀 투타(밀로)를 만나 결혼하게 되고 사진관을 운영하는 남편의 일을 돕다가 서서히 사진술에 눈을 뜨게 된다. 도리스는 타고난 미적 감각과 사진술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에 힘입어 프랑스 살롱 전에서 대상을 차지하게 되며, 사회 저명인사들, 각국의 영사관들과 이집트 부왕의 사진을 찍게 된 도리스는 이후 신문사의 사진 취재기자로서 수단으로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전쟁의 참상을 담은 그녀의 사진이 신문의 톱을 장식하게 되면서 작은 국제사회를 술렁이게 한다. 작가는 그림과 사진술의 대립을, 이 여인을 통해 남성 중심사회에서 사진술로 일궈낸 진정한 여성해방을, 그녀의 도약을, 직업적 사회적 상승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이집트 카이로 태생인 로베르 솔레는 가장 이국적인 도시, 한편으로는 20세기 후반 일제 강점기의 한국사회와 너무나 흡사한 이집트 격동기의 정치와 사회, 그리고 한 가족사를 애정 어린 필치로 담아낸 따뜻하고 감동적인, 우리에게 한 편의 아름다운 휴먼드라마를 선사한다.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 1, 2』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막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을 때 쓴 에세이 두 편이다.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 1』은 최근 작품과는 약 30년 이상의 시간차가 있지만, 그의 처녀작인 만큼 그 후에 전개될 작품의 기조음이 잡혀 있다.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 2』는 1979년 2월부터 1981년 12월까지 잡지에 연재된 글을 1982년에 출판한 에세이집이다. 여기에 실린 에세이들은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시오노 나나미가 10여 년 세월 창작활동을 하면서 쓰고자 했던 주제를 조사하는 동안 얻어진 부산물인 셈이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그가 어떤 자세로 작품에 임했는지를 엿볼 수 있고, 그의 작품세계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현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1711년산 첼로의 ‘인생유전’
     모든 악기 중에서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많이 닮은 소리를 내는 악기가 첼로라고 한다. 우아하면서 부드럽고, 때로는 비장한 열정의 소리를 내품는 악기 첼로. 이 책 『첼로 마라』는 만들어진지 300년이 다 돼가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실제 명기 ‘마라(Mara)’의 일생을, 첼로 자신이 화자(話者)가 되어 써 내려간 일종의 팩션(Faction)이라 할 수 있다.
첼로 마라는 세상의 어느 현악기보다도 귀한 존재이다. 돈으로 모든 것이 평가돼서는 안 될 터지만, 그 가치를 현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잣대는 값어치이다. 그렇다면 첼로 마라는? 놀라지 마시라. 500만 달러를 호가한다. 우리 돈으로 치면 60억 원 상당의 귀하신 몸이다. 그 엄청난 몸값의 비결은 그를 만든 최고의 현악기 장인, 스트라디바리우스에게 있다. 대개의 명품 현악기가 그렇듯, 마라라는 이름은 그를 처음 소유했던 연주자에서 따온 것이다. 탁월한 천재였으나 방탕한 삶에 자신의 재능을 날려버린 풍운아 조반니 마라. 그를 시작으로 첼로 마라는 세계를 여러 번 돌며 영국(왕궁), 이탈리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에노스아이레스, 오스트리아 빈의 화려한 무대에 등장했고, 모차르트와 하이든, 괴테와 직접 조우했으며, 영국의 왕 조지 4세를 주인으로 두기도 했다. 당대 음악의 거장들과 대(大)은행가들은 그를 돌보며 그의 값어치를 올려놓았고, 그는 우단으로 안감을 댄 나무 상자나 플라스틱 통, 때로는 금고 속에 보관되기도 했다.

연주자는 사라져도 명기(名器)는 남는다!
잘 만들어진 현악기는 400년 동안 진화하고, 이후 400년 동안 퇴화한다고 한다. 마라가 현존하는 최고 현악기들의 고장 크레모나에서 만들어진 것이 1711년이니까, 올해로 294살 쯤 될 것이다. 아직 삶의 정점을 100년 정도 남겨둔 이 악기가 걸어온 생의 이력은 어떠한 것일까? 우리는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이라는 영화를 통해 경험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시나리오 작가의 상상력에 근거한 이야기였다. 이제 펼쳐질 이야기의 화자, 첼로 마라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연주되며 소리를 울려내는 실존하는 악기이며, 그의 말하는 생애 역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를 거쳐 간 많은 연주자들과 허영에 들뜬 수집가들은 사라지고 없으나 300살이 다 되어 가는 그의 소리는 처음과 변함없다. 이제 그 첼로가 자신을 거쳐 간 사람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음악을 연주하듯 세상에 토해 놓는다.

첼로가 주인공이 되는 독특한 발상, 음악적 감성이 녹아 있는 지적인 상상력!
이 책을 쓴 저자 볼프 본드라체크는 작가이자 11년 동안 첼로 개인 수업을 받은 아마추어 첼리스트로서 어느 날 우연히 ‘마라’을 보고, 그의 이야기를 쓰겠다고 결심한다. 첼로 마라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그의 입을 빌어 일생을 이야기하는 이 책의 독특한 발상은 첼로라는 악기가 고유의 생명과 영혼을 가진 존재라고 여기는 저자의 생각의 결과이다. “첼로가 소름이 돋을 정도의 친근함과 친밀함을 느끼게 하는 영혼의 노래를 울리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볼프는 첼로 마라에게 단순히 생명을 불어 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라가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임을 끊임없이 상기한다. 마라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마치 하나의 긴 연주곡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저자가 지닌 음악적 감수성과 그것을 글로 표현해내는 문기(文氣)와 지적 상상력 때문일 것이다. 그 기지를 경험하는 재미가 웬만한 문학 작품을 읽는 것에 못지 않다


영풍문고의 책소개 코너에 들어왔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검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출간된 줄도 모르고 지나간 책들이 줄줄이 나 좀 보아달라고  기다리고 있네요.

첼로를 듣고 있는 시간

오늘은 첼로 마라라는 책을 끝으로 바구니를 마감합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클리닉^^
    '05.4.21 9:47 AM

    설것이도 안하고 들어온 보람이 있네요 감사드립니다 조금있다가 서점에 좀 다녀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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