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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호에서

| 조회수 : 1,026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5-04-12 10:23:40
.
안동호 공원입니다.
꽃나무 앞에서 환하게 웃는 조카가 너무 이뻐서 한컷 찍었습니다.
매우 사려깊고, 수다가 많은 아이입니다.
안동을 오가는 차 안에서
그 아이가 쉴새없이 쏟아내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는 물론 큰고모인 나였습니다.
"친절"하다는 이유로 큰고모를 좋아라하는 조카입니다.
조카의 긴 수다를 두어 가지로 압축해보았습니다.
이 아이에게는 아주 사소한 주제를 가지고도 하루 종일 떠들 줄 아는 재주가 있습니다.

1
자기 머리 속에는 언제나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데
천사가 악마를 이기는 경우는 반반이라 합니다.
자기 생각에는 천사가 늘 옳지만은 않더란 얘기입니다.
그 아이의 얘기를 들어보니
엄마한테 혼날 것이라고 생각해서 착한 행동을 하는 건
천사의 행동이 아니란 얘기에 크게 고개를 끄덕여주었습니다.
-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
올해 초등 1학년인 이 아이는
같은 반 남자 아이에 대한 야유를 쏟아놓았습니다.
특별하게 공부를 잘하는 남자아이 둘이 있는데
얘네들은 옷이 조금만 더러워져도 "아주 심하게 고민"을 한다는 겁니다.
가령 다른 친구 때문에 소매 끝에 아주 작은 국물이 묻었는데
그 친구를 한동안 째려본 다음에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쩔쩔매다가
화장실로 막 뛰어가서 그 자국이 없어질 때까지 물로 계속 씻어낸다는 겁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내 아이를 생각했습니다.
이놈의 자식은 아무거나 막 묻히고 돌아다녀도 전혀 개의치 않더라는....
나는 도무지 청결에 관심이 없는 내 아들이나 남편이 불만스럽습니다.
- 얘기의 초점이 이게 아닌데....

아래 사진은 어쩐지 부조화를 연출하는 안동댐 민속촌입니다.
안동댐 지을 때 예안 수몰지구에서 옮겨온 집들이라죠.
저 위로 좀더 올라가면 왕건 촬영지가 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을 보여드리는 이유는,
이런 동네에서 제일 오래 사는 사람은
제일 꼭대기에 사는 사람이라 합니다.
많이 걷기 때문이라죠.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현이네집
    '05.4.12 2:44 PM

    정말 낯익은 곳이네요.
    제작년인가 애들이랑 갔는데요.
    친정이 안동이면서 가는곳은 뻔한데요.

    이곳이랑 조각공원자주가죠.
    지금쯤이면 벚꽃 길도 다 피었을까요.
    전 23일날 아빠생신이라 가거든요.

    그때까지두 꽃이 안떨어지구 날 반겨주길 합니다.
    반가운 곳 추억에 잠기면서 봅니다.

  • 2. 달개비
    '05.4.12 2:47 PM

    초등 1학년인 조카가 참 참하군요.
    얼굴에서 사려깊음이 느껴집니다.
    꼭대기에 살면 오래 산다구요?
    예전 저희 시골집이 동네 제일 꼭대기였기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저도 오래 살겠죠?

  • 3. 강금희
    '05.4.12 5:24 PM

    낙동강변의 벚꽃길은 아직 쓸쓸합디다.
    23일쯤엔 만개할 듯....

    달개비님, 많이 걸으세요. 오래 산대요.

  • 4. 알로에
    '05.4.12 7:02 PM

    온통 벚꽃천지인것같은데 노오란 개나리가 새삼스럽게 바라보이네요 ...

  • 5. 소피아
    '05.4.13 12:22 AM

    어...지금 벚꽃길 만개했는데요...요번주가 절정일거 같아요...

  • 6. 김혜경
    '05.4.13 12:50 AM

    조카가..정말 이쁘네요....
    전..안동을 한번도 못가봤어요...

  • 7. 냉동
    '05.4.13 8:37 PM

    조카의 모습이 안동을 접수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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