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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봄 향기 가득한 길목, 양평 - 향기가 느껴지네요.^*^

| 조회수 : 1,227 | 추천수 : 16
작성일 : 2005-04-10 22: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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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Tour | 봄 향기 가득한 길목에서

한때는 빼곡한 러브 호텔로 불륜의 공간이라 불리던 양평은 이제 그 오명을 말끔하게 털어내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양평은 드라이브 삼아 지친 마음을 시원하게 식히고 오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다. 본래 양평은 남한강을 가운데 둔 양쪽의 평야를 뜻한다. 양쪽에 물이 흐른다는 뜻의 양수리(兩水里)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서울 근교의 주말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자연을 벗 삼아 용문사 가는 길

일주문에서 20분 정도 올라가면 용문산 중턱에 자리한 용문사와 만날 수 있다. 용문사로 올라가는 굽이진 산행에서 송림과 바람소리, 새소리가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에 창건한 대표적인 사찰이다. 세종대왕 때 다시 지어 두 개의 불상과 여덟 개의 보살상을 모셨다.




6ㆍ25전쟁으로 많이 파괴되었으나 현재 보수하여 대웅전과 종각 등 세 개의 부속건물이 있다. 뜰 안에는 나이 1100년, 높이 60m, 둘레 14m의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이 은행나무는 신라의 마의 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놓은 것이 뿌리가 내려 이처럼 성장한 것이라 전해지기도 한다.




그 크기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웅장하며 특히 가을철이면 아름다운 은행나무의 단풍을 구경하러 나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바람이 불면 우수수 떨어지는 잎이 절의 고요함과 어울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멋스럽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용문사의 강아지 한 마리가 입구까지 배웅하느라 정신이 없다. 헐레벌떡 따라오며 산행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친구가 되어준다.


행복이 넘치는 체험공간

용문사 초입에 자리하고 있는 ‘풀향기 허브나라’는 허브와 야생화를 한자리에 모아둔 곳이다. 허브 20여 종, 야생화 100여 종으로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계절에 따라 피어나는 야생화와 허브 정원이 있어 동네 꽃가게처럼 오가며 들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다. 안으로 들어가자 허브 향기가 온몸으로 가득히 전해진다.




이곳의 인심 좋은 주인이 대접하는 허브차를 한잔 마시고 실내정원을 천천히 둘러보며 생소한 야생화들과 만난다.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매화, 벚꽃, 수선화가 정원 곳곳에 피어 있다. 허브와 야생화, 아로마테라피 제품 등 허브와 관련된 다양한 아이템을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 풀향기 허브나라를 돌아나와 한때는 200여 명의 학생들로 북적거렸던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단월초등학교 산음 분교의 폐교지로 향한다.




이곳은 ‘가루니 장승촌’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해 장승마을로 자리 잡은 곳이다. 이제는 재잘대는 아이들 목소리가 잦아든 대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장승들로 빼곡하다. 가루니 장승촌은 우리 민족의 순박함과 소박함, 익살이 담겨 있는 장승을 통하여 선조들의 삶의 숨결 소리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제격인 장소다. 촌장 채용병씨가 제작한 장승들과 일반인들이 함께 만든 장승이 양평 산자락 길목마다 수십 개씩 자리하며 양평을 지킨다.


양수리의 옛 이름, 두물머리

새벽의 물안개와 해질 녘의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두물머리. 두물머리는 오른쪽으로는 금강산에서 발원하여 휴전선을 넘어 줄기차게 달려온, ‘물빛이 푸르고 물살이 거세다’는 숫물인 북한강이 흐르고, 왼쪽으로는 태백산 검룡소에서 시작된 ‘순하고 따뜻하며 물빛이 붉다’는 암물인 남한강이 흐른다.




두 강이 비로소 하나가 되는 곳이 ‘두물머리’다. 하나가 된 두물머리는 민족의 젖줄 한강으로 흐른다. 두 강이 만나는 지점이어서 강폭이 아주 넓은 탓에 마치 제법 큰 호수에 온 듯 고요한 물결에 햇살이 반짝이고 발 아래로 파도가 찰랑이는 모습이 자연의 시원함을 한껏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강변 중앙에는 큰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양평의 군목이기도 한 두물머리터의 느티나무는 400년이 넘는 풍상을 견디며 꿋꿋하게 자리하고 있다. 서쪽으로 해가 기울 때쯤이면 붉은 노을 아래 주인 없이 둥실 떠 있는 조각배들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두물머리에 반짝이는 노을빛을 뒤로하고 서울로 향한다. 마음의 여유를 조금이나마 갖는다면 우리들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자연과 만날 수 있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에디터 이희진 │ 사진 윤행석 │ 촬영협조 풀향기 허브나라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레먼라임
    '05.4.11 2:42 AM

    상쾌한 공기가 가득히 밀려오는듯 하네요.
    저도 함께 동행한듯한 기분이에요.
    구경 너무 잘 했구요, 다음에도 멋진 곳에 데려가 주세요.

  • 2. 강정민
    '05.4.11 9:45 PM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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