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서
글을 쓰다 보니 아주 긴 장문의 글이 되었는데
무슨 사연인지 글이 휙 날라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기억을 되살려 쓰기엔 내키지 않고 (사실 쓰다 보니
산을 좋아하시는 안나돌리님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진이 있어서 여러 장
정성껏 올렸고 노니님의 질문에 대해서 답하다 보니
제 자신의 인생이야기도 상당히 길게 쓴 소중한 글인데
아깝네요.)
질문의 요지는 한 번 화요일에만 가능한 등산인데
가도 되는지
일산에 도착하면 몇시나 되는지
음식을 잘 못하는 사람은 어떤 준비를 하면 되는지 등등이었거든요.
그리고 산행공지는 어디에 올려놓는지도요.
소개하고 싶은 사진작가는 어제 낮에 본 경주 남산 소나무가 인상적이었던
배병우라는 사진작가인데요
한 번 보실래요?



흑백사진이 일품이지요?
거의 한자리에 붙박혀서 살아야 하는 저로서는
가능한 나들이가 주로 서울 그것도 광화문 언저리
멀면 간송미술관 정도 가는 셈인데
그래도 '갈 때마다 새롭게 만나는 세계가 저를 풍요롭게 해주는 즐거움을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바깥 나들이를 하고 있는데
그 때마다 마음속 가득 한보따리 새로움을 받아마시고 들어오는 셈이네요.
시간은 낼수록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이 보기엔 잠도 않자고 사는 사람같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깨어있는 시간을 잘 쓰는 편이지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면 주변에서 누가 불러도 잘 모르고
그래서 가끔은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이제는 알 만한 사람들은 그런 저를 다 그대로 인정해주어서
별 무리없이 살고 있습니다.
제 딸아이가 언젠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엄마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
아니 이게 무슨 망발인가 엄마앞에서
우선 그런 생각에 기분이 상했었는데
알고 보니 엄마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하루를 쓰는 양이 많으니
이미 60살 이상 산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아.,그 때서야 그 아이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파악이 되었고
아이가 제게 줄 수 있는 너무 큰 찬사라는 생각에 고맙다고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그것을 넘어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평온을 누릴 수 있는 상태로
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닦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그래도 무엇을 읽고 듣고 보면서 누리는 즐거움을 조금 더
누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
다만 혼자서 자신안에 갇혀서가 아니라
그런 것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소통에 무게를 두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