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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다시 제대루 올려요. 캔사스의 가을... ^^

| 조회수 : 1,361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4-10-26 15:31:23




오랜만에 햇빛이 따사로웠어요.
안개비와 보슬비가 엊갈리며 계속되던 나날들...
그래서였을까요,,,
유난히도 올 가을은 어떤 의미인지도 모를 가슴앓이를 심하게 했더랬습니다.
징징대던 내 스스로가 지겨워졌을 즈음 그렇게도 우울하던 가을 하늘도 어느정도 걷혔네요.
올 가을은 꼬~옥 좋은 추억 하나 만들어 보고 싶었더랬는데.

다시 오지 않을 2004년의 가을도 이렇게 터벅거리며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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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둘 빛바랜 녀석들...
다음 생을 꿈꾸며 땅속으로 스며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도 역시 생명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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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잔가지들도 거름이 되기로 마음 먹었나보다.
온땅에 제 몸을 뒹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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썽둥 짤린 놈이 그리도 외로워보였는지
잔가지들이 몸을 뻗어 휘휘 감싸안았다.
그렇게 외로운 것은 외로운 것을 안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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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뒤에서 빼꼼히 숨어 보는 세상...
모든게 뿌옇더라도 역시 하늘은 푸른빛을 숨기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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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도록 길따라 걷다보면 붉게 물든 이 잎사귀들도 다 떨구어지겠지.
그러다보면 또 초록세상 찾아올테구...
길은 굽어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평지다.
.
.
.






굽어있는 길끝. 저 모퉁이 돌아 걷다보면 언젠가는 양갈래 길도 나오겠지...
그때 쉬이 선택할 수 있도록 가는 동안 마음을 다스려본다.
.
.
.






벌써부터 홀로 가는 가지를 드러내고 있는 너...
지나칠때마다 네 녀석이 맘에 걸렸더랬다.
그래서,,,
앙상한 가지들만 남아 무엇이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기 전에 너를 담아주고 싶었어...
.
.
.






초록빛 무성하지 않으면 어때...
하늘과 맞닿은 모습은 무엇이건 아름답다.
.
.
.


이들처럼 거름이고 싶고,,,  이들처럼 무엇에 맞닿고 싶어서,,,
그래서 이들을 내 마음에 담아두고 싶었습니다...
좋은 가을 보내세요. ^^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야
    '04.10.26 3:58 PM

    사진이 넘 이뻐욧!! 한국의 가을과 많이 닮아있네요...
    너무 이쁜데 가슴 한켠이 시려오는건 왜인지........

  • 2. 그래그래
    '04.10.26 5:20 PM

    사진 참 잘 찍으시네요. 전에 어느 분이 사진은 필요 없는 부분을 없애는 과정이라는
    말을 하셨었는데, 똥그리님 사진들을 보면서 그 말이 딱 생각 나더라구요. 잘 봤습니다!

  • 3. gazagu
    '04.10.26 9:39 PM

    "가진 것 죄다 내려놓고 떠날 채비 하는 저 숲과 들녁,
    저렇게 모든 것 훌훌 털고 저 밑바닥까지 비워내는 일이
    영영 불가능하진 않을까 ..
    이 가을은 떠나갈 것이고 금세 바람의 계절이 찾아 오겠지요..
    이제 눈부신 가을을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다면
    매서운 바람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비움으로 한결 넉넉해진 숲과 함께..."

    <비워서 넉넉해진 지리산 가을> 최 세현(숲 해설가)
    - 조선 일보 10월 26일 -

    이 가을이 저도 유독 힘들었답니다....님 처럼..
    누구에겐가 나의 파편들을 흘릴세라.. 그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게할 매서운 바람을 기다립니다.
    나를 꽁꽁 여며 안을 수 있게..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진 사진,
    외로운 사람이 , 외로운 풍경들을, 외로운 마음으로 바라 보셨네요.
    저도 잘 보았습니다. 오래 오래...

  • 4. Mikyung Lee Kim
    '04.10.27 12:04 AM

    안녕하세요? 처음이고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할 지 모르겠지만 풍경과 사진이 너무 좋고 아름다워서 인사를 드리네요. 전 Dallas에 살기 때문에 이런 사진만 보면 너무 흥분이 되고 그러네요. 이곳은 Thanksgiving 때나 되야 단풍이 든답니다. 그리고 산이 없기 때문에 더 볼 수가 없어요. 길가의 가로수가 색이 바뀌어야 단풍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요. 좋은 음악, 사진 보여 주셔서 정말 반가워요. 종종 제 눈을 즐겁게 해 주실 걸 믿으며 이만 사라집니다.

  • 5. 유진맘
    '04.10.27 8:48 AM

    똥그리님을 여기서 뵙네요.
    반가워요~~
    요즘 키친토크에는 뜸하시더니..
    이렇게 예쁜사진 찍느라 바쁘셨군요..^^
    가을이라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나고 그러네요..
    나만 그런줄 알았더니..
    외국에 계시니 더 외로우시죠??
    예전에 2년동안 네델란드에서 외로움땜에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여기서 외국에 거주하시는분들을 만나면 '참 외롭겠다..'는 생각먼저 든답니다.
    근데...
    한국에 들어와도 역시...
    가을풍경이 외로워 보이는건 우리맘 때문일겁니다..

  • 6. 똥그리
    '04.10.27 2:17 PM

    마야님~ ^^ 한국이나 미국이나 울긋불긋 물드는 가을 풍경은 비슷한 거 같아요~
    가을에 왠지 마음이 저려오는 것도 비슷하구~ ^^

    그래그래님~ 이궁... 제가 사실 사진을 잘은 모르는데,,, 그래도 요 녀석들은 제 마음을 담은 것 같아서 애착이 가네요~ 감사해요~ ^^

    가자구님~ 애칭이 참 멋지시네요~ ^^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 님의 글을 읽고 마음이 왠지 편안해지네요. 만나본 적 없는 이가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그런 느낌... 제 자신을 넉넉하게 해주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매서운 바람,,, 저도 기다려봅니다.

    미경님~ 달라스에 사시네요~ 반가워요. ^^ 따뜻한 남쪽이라 아직 가을 느낌 안나나봐요 ^^ 여기도 산은 없는데 그래도 날은 꽤 쌀쌀해서... 게다가 올해는 여름 지나고 비가 참 많이 와서 가을이 오래가네요. 겨울이 빨리 와서 하얀 눈을 보고 싶어요~ ^^

    유진맘님~ 반가워요~ ^^ 그러게요... 꼭 객지생활을 해서는 아닌 거 같죠... 한국이건 외국이건 가을은 다 비슷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거 같아요. 사실 가을 그리 타는 편은 아니었는데,,, 올해는 좀 유난했어요. ^^ 곧 걷히겠지요... 유진맘님 마음 편안한 가을 보내세요~ ^^

  • 7. Mikyung Lee Kim
    '04.10.28 5:04 AM

    답장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곳은 비가 너무 오고 추위와 더위가 오락 가락하는 날씨랍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마음까지 우울했는데 이 답보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가끔 제 메일에 소식 좀 전해 주세요. 제 메일은 krn_angel187@yahoo.com입니다. 요새 제 아들이 인터넷 라디오를 깔아 주어서 한국 노래로 외로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그럼 좋은 날씨인 그 곳에서 잘 지내세요.

  • 8. 똥그리
    '04.11.5 12:02 AM

    앗! 미경님 이제서야 제가 미경님 답글을~ T.T
    객지생활 하시면서 가을 많이 타셨나봐요... 제때 연락드려야 했는데 이제서야 봐서... -.-
    제가 이멜 드릴께요~ 조만간 이멜로 연락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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