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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신 분들 고생 많으셨어요...

| 조회수 : 1,276 | 추천수 : 73
작성일 : 2009-05-29 18:12:35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이정도로 슬플까요?
사실 전 자꾸 까먹습니다.. 뉴스 볼 때마다 새로워요...
이번주에 아이가 아파서 병원을 오며가며 길에 붙어있는 검은 현수막...

꿈만 같다는 느낌을 태어나서 처음 느껴봅니다.. 정말 믿기지 않는다는게 이런 기분인지 처음 알았어요...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너무너무 슬퍼서 가슴이 찢어졌는데.. 그 때는 믿어지긴 했거든요..

아침에 동네 아기 엄마와 시청에 가기로 하고 준비하다가.. 아이가 다 낫은 줄 알았는데 열꽃이 피어서 집에 있었습니다.. 그 언니가 언니네서 같이 티비로 보자고 했는데... 그냥 집에서 혼자 티비 보겠다고 하고 집에 있었어요..

사실 티비를 켤 수가 없었어요..
손이 안가더라구요.. 티비를 켜면 벌어질 일이 너무 무서웠거든요..

티비를 켜니.. 노 대통령과 유족이 막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아파서 잠든 아이를 안고 한 쪽 손에는 세수수건 하나 들었어요.. 아이가 소리듣고 깰까봐.. 얼굴 막으면서 봤어요..

그런데도 저는 믿기지가 않아요.. 우리 아이와 나중에 꼭 봉하에 가서 많은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 놈 얼굴 보면서.. 오늘 큰 사건 하나 터져라 속으로 외쳤지만 제가 바라던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작은 사건이나마 제 속을 좀 뚫어주었네요...

아직도 전 믿어지지 않아요.. 혹시나 외계로 가신건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도 해요..

88년 초등학생때 제 일기장에 노무현이란 사람에 대해 쓴 게 있어요.. 그 때가 아마 초등학생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때였던거 같아요.. 명패 집어던진 사건을 쓰면서 제가 거기에 화나도 좀 참지~ 이렇게 썼었어요...
이번 일이 나고.. 처음에 든 생각이.. 조금만 참으시지.. 꿋꿋히 싸우시지...
그랬다가.. 그 분을 이해하려고 이해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래도 믿어지지는 않아요...

티비로 노제까지 보고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에 갔어요..
가면서 세상을 보니 그래도 세상은 굴러가는군요..
우리 아가는 제가 우니까.. 깔깔 웃습니다.. 제가 우는 모습이 웃긴가봐요...

횡설수설하네요.. 술도 안마셨는데..

지난 일주일 밖에서 그 분을 지켜드리느라 고생하신 분들 수고 많으셨어요...
좋은 곳으로 가셨을겁니다.. 앞으로도 우리를 지켜주실겁니다...
우리는 그 분이 못다이룬 꿈을 같이 만들어 나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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