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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은?

| 조회수 : 1,255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8-07-15 22:49:10
불가에 천 칠백공안이 있다고 하지만 조주선사의 문답한 바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은?', '뜰 앞의 잣나무로다.' 라는 이 하나로 압축됩니다.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

나머지는 이 하나의 문답을 다양하게 변주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근본은 곧 석가와 가섭의 주고받은 바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이심전심(以心傳心)에 있습니다. 이를 달마조사가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의 열여섯자로 풀어보인 것입니다. 열여섯자도 많습니다. 더 압축하면 직지인심(直指人心) 하나 입니다. 더 줄이면 심(心)자 하나로 요약됩니다. 나머지는 이 한 글자를 설명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심(心)이란 무엇일까요? 성(性)에 대해서 심(心)입니다. 그렇다면 성(性)은 무엇일까요? 요소를 말합니다. 그러면 또 요소는 무엇일까요? 사물을 이루는 바탕이 되는 원자 알갱이 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세상을 이루는 근본이 원자냐 아니면 관계망이냐.. 하는 고민입니다. 석가는 사성계급으로 대표되는 성(性)의 차별을 주장하던 바라문교를 반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항하기 위한 관계망의 세계관을 정리하였으니 곧 인연(因緣) 혹은 연기(緣起)입니다. 이를 구체화 한 것이 곧 심(心)입니다.

조심하세요..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심(心)은 우리가 흔히 아는 그 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쁨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 혹은 정서를 말함이 아닙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풀이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선불교 전통에서는 전혀 다르게 해석합니다. 심(心)은 핵심(核心) 혹은 중심(中心)을 의미합니다. 심은 축(軸)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굴대(axis)와도 같습니다. 심(心)은 그 관계망의 그물 속에서 종횡으로 엮어진 하나의 매듭을 의미합니다.

도(道)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도(道)는 사방 팔방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심(心)은 그 도로 위에 서 있는 하나의 정거장이라고 보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니면 길과 길이 만나는 네거리라고생각 하셔도 됩니다. 세상은 도(道)라는 이름의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네트워크 안에서 서로 통한다는 견해가 곧 이심전심(以心傳心)입니다. 그 네트워크의 작용을 석가는 인연(因緣)으로 설명한 것이며 그 인연과 인연이 만나는 정거장이 곧 심(心)입니다.

직지인심(直指人心)은 곧 인간 개인이 그 네트워크 안에서 하나의 중심축이 된다는 뜻입니다. 개개인이 모두 도(道)라는 거대한 네트워크 안에서 하나의 정거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착각하면 안됩니다. 심(心)은 인간의 욕망이나 분노 혹은 기쁨이나 슬픔과 같은 마음 곧 감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천하(天下)라는 이름의 관계망 안에서 그 겉이 아닌 속을 의미합니다. 심(心)은 연필의 심이나 볼펜의 심과도 같습니다. 재목이라면 변재(邊材)가 아닌 심재(心材)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타오르는 촛불의 심지와도 같습니다. 그 깊숙한 속을 의미합니다. 물리로는 무게중심 혹은 운동의 중심이며 또 힘의 중심이 되기도 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업무에서는 본부(本部)이기도 하며 군대라면 상황실이고, 사령탑이며 자동차라면 엔진이고, 인간의 몸이라면 명령을 내리고 의사를 결정하는 두뇌가 곧 심(心)입니다. 이를 구태여 심(心)으로 표현하는 뜻은 곧 울림과 떨림이 전달되어 소통하고 공명하는 성질을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척결되어야 할 것은 분별과 그 분별에 기초한 차별입니다. 모든 분별은 성(性)의 구분으로 하여 일어납니다. 사람을 성별에 따라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고, 또 인종에 따라 구분하고 계급이나 지위나 학력으로 구분하는 것이 곧 성(性)에 따른 구분입니다.

그 모든 차별과 분별의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 곧 심(心)입니다. 또 논리로 표현하면 성(性)은 귀납법이요 심(心)은 연역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心)의 참된 의미는 더불어 공명(共鳴)한다는 데 있습니다. 하나가 움직이면 곧 모두가 움직입니다. 한 사람이 분노하면 곧 모든 사람이 분노하고 한 사람이 웃으면 곧 모두가 즐거워합니다. 아기가 웃으면 엄마도 웃고 아빠도 웃습니다. 가족이 다 웃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소통입니다. 그렇게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조주선사가 말한 바 '뜰 앞의 잣나무'가 의미하는 것은 언어와 문자라는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은채의 직접적인 소통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붙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붙잡혀 있는 것은 그 울림과 떨림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아기가 웃어도 웃지 않습니다. 형제가 울어도 울지 않습니다. 마땅히 분노해야 할 일에 분노하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붙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붙잡혀 있는 것은 심(心)이 아니라 변(邊)입니다. 변은 더 큰 것에 붙잡혀 있기 때문에 공명하지도 못하는 것이며 이에 소통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변의 주변됨을 극복하고 심의 중핵에 이르러야 합니다. 이것은 붙잡히지 말고 독립하므로써 가능합니다. 심(心)을 터득하므로써 가능합니다. 그러면서도 고립을 피하여 공동체라는 이름의 관계망, 천하(天下)라는 이름의 관계망 안에서 제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천하와 더불어 공명할 것입니다. 천하의 슬픔이 곧 나의 슬픔이 되고 나의 기쁨이 곧 천하의 기쁨으로 될 것입니다. 비로소 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뜰 앞의 잣나무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인다라의 구슬

                                           박 노 해

인다라의 하늘에는 구슬로 된 그물이 있는데
구슬 하나하나는 다른 구슬 모두를 비추고 있어
어떤 구슬 하나라도 소리를 내면 그물에 달린
다른 구슬 모두에 그 울림이 연달아 퍼진다 한다.
                                                       - 화엄경 -

작은 연어 한 마리도 한 생을 돌아오면서 안답니다
작은 철새 한마리도 창공을 넘어오면서 안답니다
지구가 끝도 없이 크고 무한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한 바퀴 돌고 오면 이리도 작고 여린
푸른 별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구 마을 저 편에서 그대가 울면 내가 웁니다
누군가 등불을 켜면 내 앞길도 환해집니다
내가 많이 갖고 쓰면 저리 굶주려 쓰러지고
나 하나 바로 살면 시든 희망이 살아납니다

인생이 참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참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한때는 씩씩했는데 자만했는데,
내가 이리 작아져 보잘 것 없습니다

아닙니다
내가작은게 아니라 큰 세상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의 관계 그물이 이다지도 복잡미묘하고 광대한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도 인생도 나도
생동하는 그물에 이어진 작으나 큰 존재입니다

지금은 '개인의 시대'라고 합니다
우주 기운으로 태어나 우주만큼 소중한 한 생명,
한 인간이 먼저, 내가 먼저입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내 한 몸 바치는 것을 미덕으로 교육받아온
'개인 없는 우리'에서
자유롭게 독립하여 주체적인 개인들의 연대-
'개인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보화시대'라고 합니다
세계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거대한 정보네트워크가
구슬처럼 빛나는 개개인을 하나로 엮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다라의 구슬처럼
지구마을의 큰 울림을 만들어가는 주체입니다

새벽 찬물로 얼굴 씻고 서툰 붓글씨로 내마음에 씁니다

오늘부터 내가 먼저!

내가 먼저 인사하기
내가 먼저 달라지기
내가 먼저 정직하기
내가 먼저 실행하기
내가 먼저 벽 허물기
내가 먼저 돕고 살기
내가 먼저 손 내밀기
내가 먼저 연대하기
무조건 내가 먼저
속아도 내가 먼저
말없이 내가 먼저
끝까지 내가 먼저


餘心 (dh8972)

조선일보의 내공빨로 여기까지 날려 온 공돌이 입니다요. ^^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서현맘
    '08.7.16 1:06 AM

    이해하려니 너무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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