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영자는 듣기보다는 말하기를 즐긴다. 부하들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중간에 자르는 이도 많다. 많은 의견을 참고하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최고 경영자에게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습관은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부회장으로 처음 출근하던 날 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경청이라고 쓴 휘호를 선물받았다. 이때 경청의 뜻은 듯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사물은 물론 사람까지 꿰뚫어 보라는 의미가 담겨져있다.
대화를 할 때
두번째로 필요한 자세는 상대방의 말에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상대가 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말을 듣지 않고 있다는 표시이자 말하는 사람을 무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말은 주고 받는 맛이 있어야 신이 나지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일방적인 대화는 대화자 모두를 지루하게 한다.
세 번째는 화제의 선택이다. 기본적으로 화제는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공통된 것이어야 한다.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화제를 택하려면 상대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련한 경영자는 중요한 상담에 앞서 상대방의 이력뿐만 아니라 취미와 독서경향 및 사소한 습관까지도 알아두고 그 정보에 따라 상대와 대화를 나눌 방법을 철저히 준비한다. 외국 기업인들이 우리 경영자들과 대화를 할 때 가장 답답하게 느끼는 것이 사업이야기 말고는 화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와 관련된 상식이 풍부하지 못해 긴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들의 관행으로는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사업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은 세련되지 못한 행동이다.
일류 경영자가 되려면 평소 스포츠는 물론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상식을 쌓아 폭넚은 화젯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네 번째는 대화를 할 때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사람들은 상담을 할 때 부정적인 의미를 전달할 때에도 결코 직설적으로 "아니오" 라고 하지 않기 때문에 말의 행간의 숨은 의미를 조심스럽게 파악해야 한다. 미국인들의 대화방식에도
"yes, but "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부정을 해야 할 때에도 직설적으로 "no'라고 하지 않고 '당신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는 식으로 순화해 말한다.
마지막으로 대화를 할 때 유머감각은 필수다. 유머를 구사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남을 난처하게 하거나 비꼼으로서 웃음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유머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긍정적인 유머로 대화를 즐겁게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인생을 바꾸는 유머 한마디 김진배 지음 중에서
유머
이메일 살인
한 남자가 휴가를 즐기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풀로리다에 도착했다. 남자의 아내는 급한 일을 마치고 다음 날 플로리다로 날아와서 남편과 합류하기로 한 터라 남자는 하루를 혼자서 보내게 되었다. 호텔에 먼저 도착한 남자는 아내에게 이메일을 쓰기로 했다. 아내에게 막 이메일을 쓰려던 참에, 남자는 아내의 이메일 주소를 적어놓은 수첩을 깜빡잊고 안 가지고 왔다는 사실을 깨닳았다. 남자는 간신히 이메일 주소를 기억해내서 편지를 썼다. 하지만 남자가 아내의 이메일 주소에서 철자 하나를 빠트리는 바람에, 이메일은 엉뚱하게도 같은 날 남편을 잃은 어느 노부인에게로 전달 되었다.
슬픔에 빠져 있던 노부인은 이메일을 열어서 찬찬히 읽어보더니 갑자기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심장마비로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랑하는 여보, 나는 방금 도착했소. 당신이 내일 도착 할 것에 대비해서 모든 것을 준비해 두었으니, 마음 편하게 와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는 당신의 남편이."
추신: 그런데 여기는 정말 엄청나게 덥구려.
위트 상식 사전 이동준 지음 중에서
닭은 닭, 봉은 봉
세상에는 "닭 천 마리 속엔 봉이, 말 천 마리 속엔 용마가, 사람 천 명 속엔 장군이 있다." 는 속담이 있는 바, 그런것과 관련하여 이런 이바구(애기)가 전해온다.
으스스한 찬바람이 소매 속으로 파고들자, 한양성 밖에서 어슬렁 거리던 정만서는 한기와 시장기를 느낀 나머지 낱 술잔이나 걸쳐 볼 양으로 숭례문 밖에 있는 청파역 앞의 저잣거리로 접어 들었다. 시장 골목을 누비다가 보니 닭전(닭 가게) 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한 닭전앞에서 정 공이 흔히 보지 못하던 크고 허연 장닭(흰 수닭)에게 눈길을 빼았겼다.
내심으로 "그놈 참 자알 생겼다" 고 감탄하면서도 짐짓 꾸민 목소리로
"거 주인장! 저 큼지막한 새는 무슨 샌가요?"
하며 매우 촌스러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이에 '정말 몰라서 묻남?" 싶으면서도, 풍신스러운 몰골의 시골 선비 차림을 얕잡아 본 닭 장수는 장난기 섞인 어투로 , 제가 먼저 정 공에게 농을 던졌다.
'아 ! 저거요? 봉이요, 보옹! 제게 바로 보옹이라는 짐승이라우."
정 공은 이 말에 무척 감동이라도 한 듯 고개를 천천히 아래위로 크게 끄덕이며 고지곧대로,
"하! 그래요오? 말로만 듣던 봉이란 것이 바로 저런 짐승이로군요. 그 얼마면 팔겠소?"
잔뜩 반한 눈치였다. 이때, 손님의 깜냥(스스로 일을 헤아림. 또는 헤아릴 수 있는 능력)으로 보아, 결코 사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내친 김에 장난질이나 하자고 작정한 닭전 주인은, 나오는 대로,
"손님이 사시게요? 저건 값이 아주 비싼 건데.........가진 돈이 얼마나 되우? 백 냥은 꼭 받아야 하겠소만 손님께서 사시겠다면 단돈 열 냥만 내시우. 내가 오늘 특별히 인심 쓰리다."
하며 닷 냥짜리를 가지고 열 냥이라고 바가지를 씌울 참이었는데, 뜻밖에도
"그러시지 뭐, 고향에 가지고 자랑이나 해야지!" 하더니만, 한푼도 에누리 없이 선뜻 셈을 치르고는 소중히 도포 자락으로 흰 닭을 감싸 들고 가는 품이 아무래도 무슨 야료가 있음직하였다. 서너 가계 건너 다른 닭전에 이른 정 공은 자랑 섞인 어조로 흰 닭을 추겨들어 보이며
"여보소 주인장! 내가 안고 있는 이 새가 무슨 샌지 알기나 하겠소 당신? 아마 잘 모르실 걸."
속내를 뻔히 알면서 일부러 딴전이다.
'원 싱겁기는.......! 그게 닭이지 뭐람?"
'이런 사람하곤 공자 앞에서 문자 쓰네!" 하는 투였다.
"장난 하다가 할망구 죽인다" 더니 이제 일은 어차피 벌어지기는 벌어질 모양인가 보다.
"아니 그래요? 이것이 봉이 아니고 닭이라? 아아뿔강(아뿔싸) 내가 속았는가 봐...........봉인 줄 알고 큰돈 주고 샀더니........낭패 났구나! 그럼 천상가서 도로 물려야지...........가르쳐 줘서 고오맙소오, 주인자앙!
누가 들으란 듯이 길게 뽑더니만, 부리나케 닭을 판 가게로 되돌아간 정 공은 연신 삿대질을 하며 따지기를
"여보소! 당신이 봉이라고 해서 엄청 비싸게 주고 샀더니 저기서 이건 봉이 아니라 닭이라 카던데? 봉값 받고 닭을 팔어? 촌사람이라고 마구 속여? 응? 내 돈 일백 냥을 당장 물리내( 물어내)!
단박 해라조라 서슬이 시퍼렀다.
"음? 그 흥정이 너무 싱겁게 이루어진다 싶더니만........." 생각하면서도 앞서 지은 죄가 있으니 닭전 주인은 눈을 내리 깔면서
"기실 나는 열 냥밖에 안 받았는데...."
하며 주눅든 소리가 저도 모르게 나오고 말았다.
"뭐야? 말 같은 소리해요! 세상에 그래, 열 냥짜리 봉이 어딨노? 어딨어? 응? 이 날도둑놈아! 물리내어라 (물어내어라) 내 돈!
백 냥!
'"열 냥만 받았다."
"아니다. 백 냥이나 주었다. 난 분명히 백 냥을 주었어."
"난 그렇게는 안 받고, 단돈 열 냥만 받았을 뿐이다."
서로 언성을 높여 장터 바닥이 왁자지껄하자, 행인들이 구경거리났다고 빙에워싸며 들여다 보게 됐고, 그 때 마침 순찰 중이던 털벙거지의 포졸이 구경꾼 가운데로 헤집고 들어와선,
"뭐야? 왜들 이리 소란해 ?"
하니 정 공이 포졸의 손매를 덥석 잡으며,
"아이고 나으리이! 이런 억울할 데가 또 어디에 있겠소이까? 애애?
하며 자초지종은 약차약차하고, 저쪽이 알짜배기 사기꾼이라는 말을 하자 의협심이 동한 포졸은 "이 놈 자알 걸렸다!" 싶기에 대뜸 팔을 걷어붙이며
"이봐, 닭 장수! 자네 말이야! 그러면 못써, 응! 착하디 착한 시골양반에게 속임수를 쓰면 쓰나? 안 그래? 백 냥을 당장 이 양반에게 내드리지 않으면 , 냉큼 잡아다가 조질 게야!"
하며 육모방망이를 번쩍 치켜드니, 닭 장수로서야 "아이구, 나 죽네!" 하며 목이 움츠려들었을 밖에....관가에 가서 치도곤을 맞기 보다는 울며 겨자 먹기로 "거지 떡 사 준 셈 치고" 아예 생돈 구심 양을 치르는 것이 상책이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던 분위기였다. 아깝지만 어쩌랴?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빨리 곤경에서 벗어날 욕심이었으니 포졸 앞에서 해결을 보는 것이 낫지.
"자아 여깃수! 제에미 떠거랄(떡을 할)
돈을 받은 정 공은 "어허, 흠"하며 호기롭게 헛기침을 터뜨렸다. 반면, 즉석 민원 한 가지를 멋들어지게 해결한 포졸은 나름대로 의기 양양하여
"거 조오심허시우, 시골 냥반! 잘못하면"눈 뜨고도 코 베어 가는게 한양 인심이라우 자아! 그럼 난 이만 갈라우."
'애애, 애애, 짬 고오맙쪼이다아! 나으리이, 복 많이 받으시리다."
하며, 정 공은 멀어져 가는 포졸의 뒤통수에다 대고 절을 꾸벅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정 만서는 닭 장수를 흘겨보며, 아이들이 "내애롬(메롱) 할 대 처럼 날름 하더란다.
닭 장수는 죽을 맛이었다.
"나 원참 기가 차서, 저 어쭙잖은 시골 촌놈한테 내가 앉아서 당하다니? 억울해, 아이고 억울해."
거꾸로 본 정만서 세상 김주석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