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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하지만 내년은!!!!

| 조회수 : 1,410 | 추천수 : 23
작성일 : 2007-12-30 03:50:41
2007년을 생각하면 가장 떠오르는 건
남편이 망했다는 겁니다.
아주 지대로.
물건 잔뜩 만들어 놓고 팔려는데
진행해야 하는 업체 아니지 그 업체의 부서가
날라가서 완전 딴 이름이 되었습니다.(대기업의 부서 하나가 날라갔거든요.)

진행 된다~된다~해서 82장터에서 열씨미 물건 판 돈으로
자재비 기백만원씩 투자했다가
되기는~!!!!!
결재 받은 금액이 자재비로 사용한 돈의 십분의 일도 안 됩니다.

같이 사업하던 사람이.
그 사람 남편에게 사장 노릇 톡톡히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내가 언제 사장이었냐? 니가 돈 필요하다고 해서 빌려 준 것이지.
갑자기 빚 동산에 올랐습니다.
그것만 아니면 그런대로 ... 솔직히 사는데 별다른 힘든일은 없었습니다.
오픈 마켓과 82에서 적당히 물건이 나가 줬거든요.

결국 남편은 이렇게 빚만 갚아 나가다가 보면
남는 것이 없으니까 니꺼 하나를 만들어라.
그래서 피아노 학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전공하고 싶었는데
돈이 딸리다 보니 전공은 못 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니까 아이들이 제법 늘고 있습니다.
5월달에 7명이 지금은 13명이 되었거든요.

8월달에 이사가는 학생이 생겨 인원수가 팍 줄어서
초등생 수학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과외로 피아노학원 유지했습니다.
세상에서 젤 싫어하는 과목이 수학이었는데
수학이 기사회생 시켜 주더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세번째.
올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
우리 외할머님.
우리 딸래미 첫돐 잔치하고 조카 첫돐잔치 하고 그리고 나서
병원에 입원하셔서 아직까지 입니다.
만으로 2년째 입니다.
처음엔 남편이 데려다 주었는데
남편이 토요일 일요일에도 일을 하는 바람에
딸래미 데리고 버스 타고 전철타고
가는데만 2시간 ... 그렇게 외할머님 병문안 갑니다.
병원에 가면 물 떠서 씻겨 드리기도 하고,
운동도 시켜 드리고, 손톱도 깍아 드리고...
저희 딸래미는 병원 가면 제일 먼저 비닐 장갑 부터 낍니다.
그리곤 자신의 증조 외할머님께 자세 바르게 하라면서
외할머님의 얼굴을 이리 저리 만집니다.
그러다 저랑 딸래미는 피부병도 옮아져 봤습니다.
어찌나 가려운지...
긁적이는 딸래미를 보면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그래도!!! 평생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닌데... 하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할머님께 하는 저의 행동은 보험라 생각 합니다.
할머님 돌아가시면 소리내서 울고 싶지 않거든요.

올해를 생각하면 위의 세가지가 떠오릅니다.
지대로 망한것, 학원하는 것, 외할머님 병원에 계시는 것.

내년은...
잘 되겠지~라는 생각보다는
내년에도 잘 버텨야지!!! 하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우리 외할머님.
콧줄이나 뺏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젠 할머님의 고통이 좀 줄었으면 하는 것이 최대 소원입니다.
주치의 말씀이 겨울을 넘기기 힘들것 같다고 하시거든요.
알츠하이머의 마지막, 소화기 장애가 왔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 들은 날은 중환자실을 아주 늦게 들어갔습니다.
마침 이모님께서 출근하시는 날이어서
(저희 이모님께서는 노인 병원의 간병인이신데,
그 병원에 외할머님이 계십니다)
그 병실에서 한시간을 있다가 중환자실로 갔습니다.
내가 버티는 것 처럼 우리 외할머님도 버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돌아가실 때는 콧줄 없이 가셨으면 합니다.
입으로 음식을 드신 후에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82회원님들도
내년에는 더 꿋꿋하게 버티시기 바랍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태호희맘
    '07.12.30 12:22 PM

    좋은 일 생기실 겁니다.
    저도 올 한 해 많은 일이 생겼습니다.
    직장에서 후배에게 시달리다 나름대로 꿈틀해 봤고(결과는 없습니다-.-;;)
    이상한 이유로 분가해서 돈 많이 쓰고 살 았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요, 인생이란 것이 순간순간 숨찬 이 시간을 버티어내야 한다는 거죠.
    코알라님 잘 버티셨습니다.
    언젠가 우리 돌아보며 웃을 날 있겠죠. 그때까지 잘 버티시길 축원합니다.

  • 2. 잠오나공주
    '07.12.30 2:31 PM

    저도 가끔 코알라님 생각해요..
    할머님은 잘 계시는지..
    아이는 건강한지... 올 한해 잃은 것도 많지만...
    보이지 않게 얻는 것도 많으리라 믿습니다~

    내년에는 훨씬 더 행복한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할머님도.. 많이 힘들지 않으시기를 바라구요~~

  • 3. 코알라^&^
    '07.12.31 12:44 AM

    고맙습니다^^

  • 4. 석봉이네
    '07.12.31 8:44 AM

    통화할때 목소리가 통통튀는듯하여
    영은이와 띵가띵가 놀면서 즐거운 일만 있는줄 알았습니다...
    이리저리 많이 힘드셨겠어요
    힘들었던만큼 내년에 큰 기대를 하지 않으시는것 같은데
    별 기대가 없을때에 오히려 생각지도 않은 기쁨이 찾아온답니다
    기쁨이란게 어찌보면 당연한걸 기쁘다는쪽으로 해석할때
    그 기쁨이 내마음을 더 가득 채우는게 아닌가생각해봅니다
    할머님께서 가실때 가시더라도 큰 고통없이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 5. 나는 나
    '07.12.31 3:34 PM

    씩씩하시고 꿋꿋하심이 너무 좋아보여요.
    저도 작년,올해 지대로 망해 추스리고 있답니다.
    내년에는 코알라님처럼 열심히 헤쳐나가겠습니다.
    님도 내년한해는 많은 성취가 이루시길요...........

  • 6. 시골아낙
    '07.12.31 8:05 PM

    코알라님..
    잘계시겠지했는데 여기서 만납니다.^^*
    그날 김장하면서 전화 받고는 그냥 두었습니다.

    코알라님을 잘 아는 아낙으로서
    하나라도 돈 사시라고..
    저 그것 없어도 되요.

    덧신이나 두어개 더 보내주세요.
    제가 너무 잘 신고 그 덧신 때문에 저 발 올해는 갈라지지않고
    보들보들합니다.
    언니 선물하고 저도 하나 신고..

    그리고 복 많이 받으실것이라고 아낙이 장담합니다.

  • 7. 코알라^&^
    '07.12.31 10:25 PM

    고맙습니다^^
    아낙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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