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애 든든한 빽이 몇가지
아니 좀 많은 셈인가 ?
그중 하나
동네 의원 영감님 한분.
두 강아지 얼라때부터 한밤중 열이 나거나 다치거나
다급한일 생겨 새벽한시 전화를 넣어도
문열고 기다릴테니 얼른 안고 오라시던...그인연
어언 이십여년.
석달에 한번을 가나
삼년에 한번을 가도 내 친정 아부지 엄마
내 새끼들 이름 석자 다 기억해내며
안부 챙기시던 영감님
어디 특별히 아파서가 아닌
그냥 영감님 안부 궁금해서라도 한번 씩
찾아 뵙곤 하다가 .....
이러 저러 개인사로 맘앓이하는모습 들키기싫어 무심히도 꽤 여러달 안갔었나보다.
몸으시시허니 몸살기운있길래
겸사 겸사 찾아 들어선 의원에
평소에도 두 어른 연로 하셔 의원내가 창고?수준이긴 했지만
우째 느낌 스산 하니 온갖 잡동사니며 서류들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 하며
그냥 ...이젠 너무 많이 늙으셨구나 ,맘 짠해하며
.....
"할아부지 안녕하세요?여쭈니
진즉에 돌아가셨다 여쭸던 아부지 엄마 안부 물으시고
우째 할무이는 안뵈냐 여쭈니 애들은 잘컷냐 물으시는것이
의치마저 구멍이 나고 우이독경 (牛耳讀經)증세는 좀 더 무거워지신듯 뵈는데
그런와중에도 옛정들 못잊으시는 연로하신
환자들은 꾸역 꾸역 이틈 저틈 찾아들 앉으시어
하염없이들 순서 기다리시는데
그중 한분이 넌지시 말씀해주신다
사모님 돌아가신거 모르냐고 ?
헉@@
대쪽 같으시던 할무이가.....
영감님은 더듬 더듬 진료하고 처방전 쓰시고
그뒤에서 묵묵히 서류 챙기고
환자들 음료 챙기시고
마음대로 안된다던 자식농사
맘앓이 시키던 아들에 손녀딸도 대신 키워 내시며
온갖 굳은 일 도맡아 챙기시던 할무이가
귀멀고 몸 둔해지신 영감님 두고 홀로 먼길
가셨단다 .
어떤 예감 있으셨던걸까 ?
몇달전 뵈었을때 생전 안하던 신세타령?을 하셨
더랬다
영감님은 무슨 세미나니 뭣이니 세상즐거움 누리
셨지만 당신은 일생 그영감님이며 자식에 자식까지 꽁무니 닦다가늙어 백발이 됐노라고 ...
가슴 훅,하니 막혀 통증이 오고
눈물이 시야를 가려 내 차례기다릴수 없어
슬그머니 그 자릴빠져 나와
집에와 그얘길 하니 큰강아지도 놀라며 눈물 흘린다 .
천수를 누린 분이라 한들
부부별리에 그 아픔이 가벼움은 아닐터
일생 뒷수발만 하신게 원통해
생에 가장 무거운 아픔을 선물하고 할무이는 앞서 가신걸까 ?
내생애 참 든든하던 빽하나
낡고 낡아
가슴아픔이 되는구나
산다는거
그런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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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든든하던 내생애 빽하나 낡고 낡아 .....
김흥임 |
조회수 : 2,608 |
추천수 : 48
작성일 : 2007-01-11 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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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예린채린맘
'07.1.11 11:41 AM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눈물이 나네요..저희 할머니도 구십을 바라보시고 계신데 정말정말 잘 해드려야
겠어요..저를 간난아기때부터 키워 주셨거든요..지금도 당신 자식들보단 저를 더 생각하신답니다..
그은혜를 어찌 갚을수 있을런지요..내리사랑이란 말이 맞는것이 저도 할머니보다는 제자식들이 우선이
되는군요..자식들에게 하는거 반만 한다면 효자소리 듣는다던데..그게 참 힘든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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