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초보운전이여 안녕!!!

| 조회수 : 1,541 | 추천수 : 12
작성일 : 2006-01-18 10:17:00

몇달째 생각만할 뿐, 실행에 옮기지 못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서

# 어린시절 (제가 어떤 사람인지 말씀을 드리려면
어린시절 부터 시작해야해요)

초등학교 들어갈때까지 그네를 못 탔습니다
동네애들 다 일어서서 그네뛸 때
덜덜 떨면서 앉아서 슬슬 타기 시작했지요
초등학교 들어가서..
친구들 다 정글짐 올라가서 얼음땡하고 놀 때면
저는 이상하게 머리도 잘 아프고
배도 잘 아팠습니다(빠질핑계)
친구들이 다방구하고 개뼈다구 놀이를 할때면
이상하게 꼭 집에 뭐 두고 온 게 생각나고
엄마가 보고 싶고 그랬지요
친구들과 고무줄 놀이를 할 때면
서로 안 데려가려는 깍두기였습니다
(특히 두줄고무줄할때)
중학교 가서 체육시간에
다른 친구들 다 피구할 때
누가 시키지 않아도 넘넘 착하게 시리
무거운 물주전자 들고다니며
물로 그린 금이 지워지기가 무섭게 가서
물부어가며 선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진짜 이유는? 공이 무서바서~~피구 안 할라고
날라오는 공을 피하는데 성공해본 적이 없습니다...둔해서리)
중3때 처음으로 바이킹을 타봤습니다
눈물콧물이 범벅이 되어서
다 멈추고도 혼자 내리지를 못했습니다
단체로 유치원서 견학온 애들이 보고
저 언니 왜 그러냐면 놀렸습니다
대학들어갈 때도,
저희 집 식구들이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모릅니다
혼자서 전철타고, 버스타고 어떻게 학교에 다니겠냐고 말입니다
저희 오빠가 친절하게도
전철에서 내리거든 3번출구로 나가라,
나가서는 오른쪽에 빵집이 있는지를 꼭 확인해라,
집에 오는 길에 정문에서 버스를 타거든
꼭 3정거장을 세고서 내려라...
초등학생 길 가르치듯이 일일이 알려주고
처음 며칠은 직접 데려다주었습니다

#운전을 배우기로 결심하다

쉬는 날 마트 한번 가려면
며칠 전서부터
어머, 식용유가 떨어졌네..
귤 한상자 산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다 먹었잖아,
아요, 애들 먹일 찬거리 떨어졌는데, 또 뭘 해먹이나..
하면서 신호탄을 쏘아올렸습니다
그리고 하루전서부터는 남편의 비위를 맞췄습니다
기분 나쁠 일도 안 만들고 호호홍~하다가
자기야, 우리 까르푸좀 갔다올까?
그랬답니다
친정에 갈 일이 있을 때는
더 저자세로 나갔습니다
애들 데리고 혼자 못 움직이니
차 얻어타려면 할 수 없는 노릇이었죠

어디 멀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피곤해하면서 말합니다
누구는 좋겠다, 기사(남편)두고 살아서...
나도 누가 운전해주는 차 타고 싶다..
기사? 왠 기사? 저렇게 도도한 기사가 다 있습니까?
내가 당신 기사노릇을 해줄테니
당신도 내 비위 한번 맞춰보시오~~

#운전을 시작하며

나이 서른이 넘어서 운전을 배우는데
학원강사가 도로 주행 코스를 알려주더군요
3일째 같은 코스로 돌고서 학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제가 어리버리 길을 잘 몰라서 당황스러운 마음에,
여기는 처음 가는 길인 것 같은데요... 그랬습니다
그 강사분이 황당해하며 웃더니
그럼 하늘로 날라서 갔나보지요...
이 길을 통과하지 않고는 학원으로 돌아가는 길이 없는데요...
하더군요
제가 너무 *팔려서,
이사온지 얼마 안 되서 이곳 지리를 잘 모르네요... 그랬습니다
(사실은 그 동네에서 5년 살았습니다)

저희 남편이 제가 면허를 따겠다니까
첨엔 말리더군요
길눈 어둡고, 운동신경 둔한데다가
겁까지 많아서 삼박자를 다 갖췄는데
뭘 믿고 운전을?
여보, 당신이 운전하면 내 수명이 짧아진다오...

제가 사는 곳에서 행당역까지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날씨가 어찌나 추운지
양말도 두개씩 껴신고
내복도 두개씩 껴입고 다녔습니다
남편은 제가 왕복3시간이나 걸려서
그곳까지 가는 걸 이해를 못 하더군요
뭘 연수를 받냐, 그냥 몰고 다니다보면 다 하는 걸..
연수를 받으려면 가까운데서 받지,
애들치닥거리 하느라고 피곤해서 겔겔대면서,
날도 추운데 기운도 좋다...

아침에 눈도 못 뜨는 애들을 채근해 깨워서
밥 먹이고 씻기고, 머리빗기고, 옷 입혀서 내보내려면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것 같았습니다
내복에, 양말에, 코트에, 모자, 목도리, 신발에,(휴우..)
어린이집 가방까지 다 챙기는데
정신이 오락가락하더군요
숨 고를 새도 없이 버스정류장까지 뛰어가서
버스타고, 전철타고, 또 전철갈아타고,
그렇게 다녔습니다
(힘들어서 입이 다 헐었답니다)

날마다 잔뜩 긴장하면서 행당역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아... 오늘도 무사(?)해야할텐데...
근데,선생님이 환하게 웃으면서 맞아주시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녹았습니다
분명, 무척이나 어리버리했을텐데도
야단도 안 치시고(도를 닦으셨나봅니다)
격려해주시면서 친절하게 가르쳐주셨지요
선생님이 우리는 특공대다 그러시면
저절로 몸과 맘에 기합이 들어갔습니다

북악스카이웨이 갔을 때랑
골목 B코스 하고서는
낙심이 되었습니다
어찌된게 할수록 운전이 더 어렵게 느껴지고
갈수록 더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선생님이
자동차전용도로, 시내도로, 커브, 골목 순으로
운전이 더 어렵다고 하셔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점점 더 어려운 코스를 지도해주시는
깊은 뜻을 알수가 있었으니까요

처음엔,
이분,
너무 특이하신 거 아냐?
그랬습니다(~하~하~하~
저도 이거 꼭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하~하~하)

저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이마만큼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자부심을 느끼시는만큼,
책임감을 느끼시는 만큼,
정말 최고로 가르쳐주셨습니다
몹시 추웠던 이 겨울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도 열심히 연습해서
최고의 제자가 되어야겠는데,
ㅠ.ㅠ 자신이 없네요
하지만, 저같은 사람이 운전을 배웠으니
세상에 못 할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도 화이팅~
여러분도 화이팅~
저도 화이팅~입니다요
회원정보가 없습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미달라
    '06.1.18 10:27 AM

    제 자신감 만땅, 좀 만 덜어 드리고 싶네요.
    아파트 나이드신 아주머니들 큰차 휘리릭 끌고 다니시면
    내가 뭐가 부족해서,
    눈이 하난감, 손이 하난감.
    아자아자!

    도로주행 할때도 강사한테 큰소리 치며 했다죠.
    면허딴지 1년 좀 넘었네요.

    저번 주 양평 다녀오는데 옆에 앉은 남편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제가 운전하면 기름이 많이 드는 이유를 알겠답니다.
    RPM이 일정치 않아서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쌩 초보한테 뭘 더 바라냐고, 잠이나 자라고 말해줬답니다.
    저의 넘치는 자신감 반 뚝 잘라서 보내드렸으니,
    침착하고 자신있게 편히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 2. 제주도날씨
    '06.1.18 10:33 AM

    남편없는날 외출할려면 집에서 놀고있는 차만 째려보는 제 처지가 불쌍하네요. 그래도 원글님은 저보다 낫네요. 전 평생 놀이기구 한번 못타봤구요. 전망용 엘리베이터만 타고 심장이 벌렁거려요. 올해 면허증딴다고 큰소리치니 모두들 콧방귀만 뀝니다. 보란듯이 통과하고 싶지만 운동치에 심장박약 길치인 제가 해낼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 3. 유민
    '06.1.18 11:04 AM

    어머나~~~, 저랑 같은 명문대 출신이신 것 같아 반가워서 리플달려고 로그인 했네요.
    행당역!! 도인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윤선생님!!...
    아마도 제가 선배이지 싶은데요.
    저는 3년전쯤 연수 했걸랑요. 아직 접촉사고 한번 없는 무사고 운전자에요.
    저도 그 선생님에게 운전을 배우기는 했지만, 사실 운전보다 인생을 더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지금도 가끔 연락드려서 인생상담을 하곤 한답니다.
    정모 때, 한번 뵈요...

  • 4. Clara
    '06.1.18 4:48 PM

    앗 전 이곳에서 그분연락처 알고 신랑 연수시키고 있어요....(행당역 하니 알겠네요...ㅎㅎ)
    신랑 이제 10시간 받았구요... 일요일에 같이 동네한바퀴 돌고 왔답니다...(앞으로 한두번만 더 받으면 된데요...)
    진짜로 놀랍게도 후진주차 한번에 쏙~ 하데요!!
    전 3년전에 가끔 운전하고 그간 안했는데...요새 다시할려니 겁이 나더라구요...
    (결혼하고 작년 12월30일에 차를 샀거든요...여태 주차만 되어있지만..)
    신랑 연수 끝나고 저도 다시 받아볼라구요...
    암튼 운전 화이팅입니다~~

  • 5. 연다래
    '06.1.19 9:42 AM

    제주도날씨님~천제연폭포 구름다리 건널 때 가운데로 조심조심 걸으며
    "애들아,뛰지마!"라는 저도 운전합니다.^^;;
    하실수 있어요.^^*

  • 6. 새콤달콤
    '06.1.19 10:05 AM

    홧팅!!!! 님 연수 끝나구도 너무 겁나시면 이렇게 해보세요.. 절대로 핸들을 놔버림 안돼요.. 그럼 도루아미타불입니다. 연수 끝나면 바로 운전하셔야돼요...
    매일 같은길을 오가세요.. 같은길을 오가시다보면요 좀 덜 무서워요.. 신호체계도외우게 되구요.. 하여튼 도로상황이 몽땅 익숙해지니까요.. 저는 사무실이 걸어서 오분거리인데.. 매일 차를 가지고 출퇴근했어요. 연습할려구요..그러다보면 차의 움직임이 제 몸에 익숙해지는게 느껴집니다. 가령 액세레타를 얼만큼 밟으면 차가 어떻게 얼만큼 움직이기 시작하는지... 핸들을 돌리면 차가 어느각도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게 몸으로 익숙해진답니다... 그리되면 조금씩 반경을 넓히세요.. 그럼 무난히 운전하실수 있을거예요.. 저두 님처럼 어렸을때 다방구.. 고무줄놀이 이런거 안하고 자란 사람이랍니다. 매일 같은길로 익숙해지는게 저는 젤 효과가 좋았던거 같아요... 님 홧팅하세요... 애들데리고 평일날 스키장으로 휘리릭 갔다올 수 있는 그날까정 홧팅입니다... 사실은 저도 아직 이건못해요...

  • 7. 가을향기
    '06.1.19 2:59 PM

    에그머니나 윤샘이 여기서두 ?
    전 그분 만나 연수만 배운게 아니랍니다 인생도 배웠구요 더 더구나 저에 얼굴 성형수술을 권하드라구요
    그래서 샘말씀 믿고 거금 200마원 투자햇드랬죠 ㅋㅋ
    근데요 이상스럽게도 바람피던 남편 돌아오구요 진급잘되서 지금은 아주아주 행복한 날 보내고
    있답니다 여길가보세요 fttp://www.chobodrive.com/

  • 8. 만찬준비
    '06.2.19 1:15 PM

    전 장영선선생님한테 배웠는데요
    운전을 쉽게 할수 있도록 주차공식,주행법도 개발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운전배우기가 쉽웠구요 지금은 아는 길은 운전 할수 있는 정도랍니다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사이트가 http://www.21driveschool.com

  • 9. 펌한글(좋은글)
    '06.2.19 11:31 PM

    여기 게시판 1004 번에 있는글 입니당
    http://www.chobodrive.com/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5043 꺄악~ 이게 뭔경우여~ 올해 달력 왜이래욧ㅠ.ㅠ 14 하나 2006.01.18 2,678 32
15042 전에 대낮에 맨몸으로 아빠한테 맞은 6살 아이 ..그후가 궁금해.. 1 파란마음 2006.01.18 1,254 12
15041 chatenay 님께 드리는 축하 꽃다발 8 경빈마마 2006.01.18 1,140 6
15040 문화상품권 카드로 구입 가능한가요? 3 둥이둥이 2006.01.18 4,858 21
15039 임신4개월째인데 손발이 붓기시작해요ㅠ.ㅠ. 1 연이 2006.01.18 2,165 10
15038 82여러분~축하해 주셔요!저 성공했나봐요!!*^^* 47 chatenay 2006.01.18 2,435 11
15037 포천 베어스 타운 근처 펜션 영글이 2006.01.18 2,235 72
15036 초보운전이여 안녕!!! 9 이곳 ~(펌한글) 2006.01.18 1,541 12
15035 82cook님들께 도움을 얻고저...(특히 미국을 또는 영어를 .. 2 까아꿍~~ 2006.01.18 1,009 10
15034 [체크원]100% 즉석 전원 당첨! 교환하러 가는거에요~ 나무야멍멍 2006.01.18 794 2
15033 어쩌지요? 아기손발에서 땀이 주르르 흘러요, 고칠수 있을까요? 2 유리공주 2006.01.18 908 8
15032 외국인 과외수업, 어떤걸 준비해야할지요?(간식...) 10 치치 2006.01.18 1,602 16
15031 부모님 보험상품 문의요... 4 시냇물소리 2006.01.18 846 35
15030 막막하네요. 7 안젤라 2006.01.18 1,438 5
15029 안녕하세요~ 혈압에 좋다는 감식초~구하는데요~ 11 루시맘 2006.01.18 1,898 9
15028 8세 아이 중국어 교재 추천좀 해주세요~~ 2 현재,윤재맘 2006.01.18 814 15
15027 2월 마지막주말에 1박2일 대가족여행가려는데요 1 박지선 2006.01.17 1,192 2
15026 가게부 어떻게 쓰시나요 2 sky 2006.01.17 722 10
15025 찜질방 광명시쪽 시설크고 좋은데... 2 치키치키 2006.01.17 3,202 1
15024 산후풍으로 죽기도 하나요? 1 름름 2006.01.17 1,340 3
15023 가스비가 엄청나게 나왔어요. 11 아들둘 2006.01.17 2,471 1
15022 아침 식사는 반드시! (펌) choco 2006.01.17 2,597 200
15021 특정 상품 얘기할때요.. 6 하나 2006.01.17 1,922 27
15020 아이들과 갈만한 찜질방.... 멋진걸 2006.01.17 1,581 2
15019 백일사진 관련문의~! 2 지야 2006.01.17 72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