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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는 여동생에게
남들보다 늦다면 늦은, 것도 엄청 늦은 35을 훌쩍 넘긴 나이에 결혼을 합니다.
그저 결혼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식구들이 좋아라 했는데 막상 날짜가 코앞에 닥치니까
기분이 이상하네요...
2살터울로, 어릴 때는 싸우기도 많이 해서 엄마한테 무지 혼나기도 했었는데
서울에서 같이 하숙하고 자취하면서 쭉 지금껏 거의 같이 있었던 동생입니다.
제가 결혼하고 부모님 서울로 오시면서는 부모님 곁으로 제가 또 이사를 하고.
정말이지 한 이불아래서 수십년을 같이 자란 동생이죠..
맘도 여려서 제가 힘들 땐 같이 울고 맘 아파한 동생입니다. 아이낳고 병원에 누워있을때,
언니 고생했다고 돈을 쥐어주고 간 동생입니다, 힘든 살림 도움주느라 월급받아도 다 저 하고 싶은대로
하지도 못한 동생이고, 야윈 몸으로 직장생활에, 영국 객지생활도 2년넘게 한 동생입니다...
언니라고 하나있는게 별 도움도 못주었는데, 해준것도 없는데 결혼하네요..
주말이면 같이 사우나하고 찜질방가고 쇼핑도 가고, 친구처럼 늘 같이 지내던 동생인데
이제 결혼하면 힘들겠죠.... 사우나가면 아줌마들이 쌍동이냐고 물어보면 같이 낄낄대고,
꽃 미남 얘기에, 회사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었는데.
남들보다 늦게 제 짝 만나서 행복해 하는 모습 보니 좋으면서 한편 이상하네요.
꼭 딸내미 보내는 기분..(딸도 없지만.) 결혼앞에 두고 예민해지는 동생 위로는 못해줄 망정
맘에 못박는 소리나 한 이 나쁜 언니 맘을 알런지요..
넘 사랑해서, 넘 애틋해서 생각과는 달리 더 퉁명하게 말이 나가네요, 자꾸만.
늦게 만난 배필이랑 너무너무 알콩달콩 행복하게, 이쁘게, 깨가 쏟아지게 잘 살길 바랍니다.
같이 늘 있어서 해주지 못한 말이지만, '동생아, 정말 사랑해. 그리고 언니가 많이 미안하다.
결혼해서 늘 행복하구 건강해라 살도 좀 찌구. 네 곁에 내가 늘 있으께.'
우리 동생, 잘 살라고 축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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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르미온느
'05.3.11 11:52 AM음,,,^^
전, 큰언니 시집 보내면서 아빠보다 더 많이 울었었어요..ㅋㅋ...
세상에서 젤 좋고 젤 이쁜 울 언니가, 머리벗겨진 남자(어린눈에..그게 충격이었죠^^...
지금은 넘넘 좋은 형분데..) 한테 시집가는것도 싫은데다, 언니가 없어지는것 같아서,,,^^
결혼 해도, 여전히 친한 자매는 친하게 지내더라구요...넘 서운해는 마세요..^^
축하드려요, 동생분~ 행복하세요^^2. 그린
'05.3.11 12:20 PM저도 지금 30대 중반이 된 막내동생 끼고 살고있는데
toosweet님 말씀이 그대로 맘에 와 닿네요.
우리 막내 짝은 어디에 있는 건지...ㅡ.ㅡ3. IamChris
'05.3.11 12:31 PM울 동생도 담담주 토욜에 저와 같은 신분으로 전락합니다. 아좀마...
동생 혼수 이것저것 잔소리 간섭에...
재미 있으면서도 싸~한 기분. 동감입니다.4. 샘물
'05.3.11 6:45 PM축복합니다..^^
저도 딸만 둘인 집에서 두살 터울인 동생과
한 이불덥고 컸는 데 서른 넘어 동생이 결혼하던 날
왜 그리 찔끔찔끔 눈물이 나던 지..
지금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같은 존재랍니다.
정말 좋은 동생이라고 어디서나 말할 수있는..
동생분도 행복하게 잘 사실거예요.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5. 몬나니
'05.3.11 8:59 PM울 몬나니(딸)도 밑으로 여동생 만들어 주고 싶어요.. 제 맘대로 되는건 아니지만..
결혼해 보니 자매가 최고예요...
엄마도 좋지만 동생이랑 할 얘기가 더 많네요..6. 첨밀밀
'05.3.11 11:00 PM아마 두분의 사이가 더 좋아지실 겁니다. 앞으로...
결혼하면 같이 공감하는 얘기들이 얼마나 더 많아요...
동생분 결혼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