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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어젯밤 이야기
네 여자와(시어머님 나 수빈 경빈) 한 남자가(막내제형) 외출을 했답니다.
맘 먹고 어머님을 모시고 목욕탕을 간겁니다.
맨날 아버님 옆에서 꼼짝달싹 못하시는 어머님이 너무 피곤해 보이시고, 집도 엄청나게 추우니
씻는것도 아주 심란하게 고민해야할 문제랍니다. 씻긴 씻어야 하는데 춥고 귀찮고 뭐 그런상황입니다.
"어머니임 ~아버님 재워놓고 밤에 몰래 목욕가실래요? 24시간 하는데가 있거든요?" 했더니
싫지 않은 표정이셨어요..
아버님은 어머님이 어디나가시는 걸 너무 싫어하세요.
아마도 자기를 버릴까봐 그러신지 무서워서 그러신지 어머님도 이제는 포기하고 그려려니 하고
옆에 계신답니다. 모르긴 해도 아버님은 두려워서 그런지도 몰라요. 아무것도 할수 없는 두려움.
그러니 어머님도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시장도 한 번 가고 싶으시고
슈퍼도 맘대로 오고가고 싶으신데 꼼짝을 못하시니...... 그래서 때로는
여기저기 마음대로 다니는 제가 죄송한 마음이 드는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지요.
그래서 아버님이 잠 들기를 기다렸답니다. 아~오늘은 좀 더 일찍 주무셨으면 하는 마음이였어요.
에고 나쁜 며느리..^^
저녁 8시경에서 30분 사이에 주무신다고 하니 주무시면 살짝 준비하고 나와 목욕을 가기로
어머님과 약속을 했답니다. 아버님이 코~주무시는 대로 나가자고 했는데.....
에그머니나 ~~울 아버님 왜 어젯밤 따라 잠도 안주무시는 겁니다...으~~~~못살아 정말!!
울 어머니 9시 30분이 넘게되자 신경쓰지 말고 아이들 데리고 갔다오라고 하시는데
영 기분이~~~별로시더라구요. 이궁~목욕도 내맘대로 못가나~뭐 그런표정이셨어요..
"어머님 늦어도 되니 조금 더 기다리자구요..아니면 그냥 말씀드리고 갈까요???" 했지요.
그래서 결국 1시간을 더 기다려서 10시가 다되어 드뎌 목욕탕으로 출동을 한겁니다.
냉동실에 있는 떡도 조금 찌고 요구르트도 넣고 비타 500한 병도 넣고 (ㅎㅎㅎ소풍가는 것 같네요.)
커다란 세수대야에 샴푸랑 비누도 세 개씩이나 담고 때밀이 타올도 네장이나 담고
하얀 봉다리(수건에 속옷에 로션에 기타 등등) 세 봉다리 들고 24시 목욕탕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이 세수대야에 주섬 주섬 담아놓은 것을 보더니
"아뭏든 우리 엄마 못말려~" 하면서 커다란 세수대야는 아무도 안들더라구요..
알았다 내가 들을께~하고는 씩씩하고 뻔뻔하게 목욕탕으로 들고 들어가서 빡빡 밀고 왔습니다.
필요한 용품만 잘 담아가면 되지 뭐 백화점 쇼핑가냐? 하는 마음으로 욕탕으로 들고 갔답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대책이 안서네요..^^
가져가지도 않은 녀석들이 샴푸랑 비누랑 가져다 쓰기는 잘만 쓰더라구요.
가는 다리에 배는 늘어지고 길고 고된 삶의 무게가 저 몸으로 다 담겨져 있나 싶더라구요.
글고 보니 제 배도 만만치 않네요.ㅋㅋㅋㅋ(나의 삶의 무게입니당^^)
등을 빡빡 밀어드리면서 "어머니 시원하세요~~~" 했더니
"뜨거운 물도 많고 마음대로 씻으니 당연히 좋고 시원하지~!"
하시더라구요.. 물 아끼신다고 대야에 받아 바가지로 끼얹어 가면서 씻으시더라구요.
두 딸은 뭐가 창피한지 저~구석탱이에서 때를 밀고 제형이는 아직은 자기가
큰 형아가 안되었으니 여자탕에 들어와도 된다면서 자기가 남자라는 것을 확인시키더라구요.
그래~! 넌 고추다 이녀석아~~^^
밤에 목욕을 다녀오니 시간 절약도 된 것 같고 우리어머님도 기분이 좋으신지
말꼼하고 개운한 모습으로 아침을 가지로 오셨더라구요...
아버님도 모르는 어젯밤 우리집에 있었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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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엘리사벳
'05.1.26 1:10 PM읽으면서 혹시나 어느 대목에서 아버님 깨셨다는 말 나올까봐
조마조마하면서 읽었어요.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을거 같아요,2. 코코샤넬
'05.1.26 1:16 PM어머님이 참 시원하셨겠어요.
아버님 안 깨셔서 넘 다행이구요.3. 고은옥
'05.1.26 1:17 PM여기서 질문드려도 실례가 안되는지요,,,,
청국장 1개짜리 5개 값보다 5개 세트가격이 바싼건 왜그런지 궁금해서요
제가 5개 살려고 어제 들어갔다가
질문 하는 방법을 몰라서 끙끙대다 포기 햇거든요
전화드릴 생각을 했지만요,,,4. 미씨
'05.1.26 1:24 PM경빈마마가 아니지만,,,
고은옥님,,아마, 포장피가 포함되서 그럴껍니다.
보통 청국장오면 그냥 상자에 넣어오는데,,그렇게 오는것은 선물용으로 많이 하시거든요,,,
저도,,울 시엄마랑 같이살지만, 찜질방에 갈 생각은 아직 못하겠더라고요,,
한 10년쯤 세월이 흐르면 모를까,,,,ㅋㅋ
부럽습니다.5. 안개꽃
'05.1.26 1:25 PM어머님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상상이 됩니다.
6. 재은맘
'05.1.26 1:35 PM저는 아직..시어머님과 목욕탕 가는건..웬지..좀 그렇더라구요...
어머님이 함께 가자고 하는데...숨기고 싶은 비밀이 많다는 핑계로 미루고 있답니다..ㅋㅋ
어머님..시원하셨겠네요...7. 이수미
'05.1.26 1:49 PM어구 자 ~ 알하셨습니. 모두 짝짝짝
경빈마마님
이젠 자주 사용하세요
글구 숨쉴때마다 행복하소소 마마님은 아주 소중한 분입니다.8. 뿔린 다시마
'05.1.26 2:22 PM커다란 양은대야에 비누 샴푸 넣고 수건으로 덮어서 목욕탕 다니던
옛날 생각이 문득 납니다. 삼남매 뽀득뽀득 씻기고 나서야 비로소 남는 힘으로
제 몸 닦으셨던 엄마..
잘하셨어요. 경빈마마님~~~.9. 현승맘
'05.1.26 2:32 PM저도 아직 어머님과의 목욕은 부담스러워요..ㅋㅋ
명절 전날 꼭 찜질방엘 다 같이 우루루 가시는데, 이핑계 저핑계로 안갑니다.
좀더 살아 보면 창피함 없이 갈수 있으려나...10. 퐁퐁솟는샘
'05.1.26 3:04 PM경빈마마님께서 티비에 나오실때 깜빡해서 못봤어요...-,-;;;
케이비에스에 들어가서 보려니
회원가입이 되어야한다해서 그냥 나왔어요
자유게시판에 들어가서 검색해도 살아오신 세월은 없는거 같고...
아무튼 궁금해 죽겠네요
케이비에스회원가입하신분 계시면
여기에라도 퍼다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경빈마마님 바쁘시겠지만
오늘처럼 살아가시는 이야기 가금이라도 올려주세요~~~
저는 다른사람들과 목욕탕 같이 가려면
한참동안 다욧이 필요해요 ㅋㅋㅋ
같이 가고 싶긴한데 갈 사람도 없구요...11. 메밀꽃
'05.1.26 3:20 PM식구들 모두 개운하시겠네요^^*
전 맨날 집에서만 하니 좀 껄적지근하답니다...12. 김혜경
'05.1.26 4:29 PM시원하셨죠?? 경빈마마님 효부세요...
13. 비비아나2
'05.1.26 4:36 PM고은옥님~ 전 계산도 안해보고 5개 세트로 주문했는데
예쁜 포장박스에 담겨져 왔더라구요.
아마도 그 포장값이 2000원인가 그래요.
저도 다음엔 포장 안된 낱개 주문하려구요.14. 소금별
'05.1.26 4:58 PM다시보기에서 이어푼까징 꼽고..몰래 삼실에서 봤던 아침마당..
두 따님들 얼굴생각납니다..15. 미스테리
'05.1.26 5:50 PM때가 아닌 오랫만에 무거운짐(?)을 살짝 덜고 오셨네요^^
잘 하셨어요...!!16. 경빈마마
'05.1.26 5:59 PM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17. 헤르미온느
'05.1.26 7:24 PM저희 집에서 샤워하시고 팬티바람으로 돌아다니시는 시어머님때문에 저는 기절하려고 하는데 (아들 있는데서도..ㅠ.ㅠ... 아들이 질색을 해야 겨우 파자마 주워다 입으시궁...;;) 같이 목욕다니는 사이라니, 참 다정해보이고 따뜻해보여요. 그래서 같이 살아야 가족이라고 하는건지...^^
마마님 따뜻한 맘 씀씀이가 늘 감동이에요...18. lyu
'05.1.26 9:04 PM돌아가신 시어머니 등 밀어드리면 있는대로 힘껏 밀어도 더 세게 더 세게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
가슴이 아릴때가 있습니다
참 좋으신 경빈마마 .......
그 집 아이들 복 받을 겁니다.19. 꿈의공장
'05.1.26 10:34 PM대야에 목욕용품 넣어 씩씩하게 걸어 가셨을 마마님의 모습이 그려져서 살짝 웃음이 납니다..^^
시어머님 오랫만에 정말 시원하셨겠어요...
마마님이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걸 모르는 분들이 없겠지만, 한편 저는 그 시어머님의 삶이
짐작되어 마음이 아리네요..
그 어머님의 심정을 헤아리실 줄아는 마마님..
항상 좋은 일 많이 생기도록 기원해 드릴께요.....20. 뽀로로
'05.1.27 1:44 AM진짜 가족이시네요... 저도 무늬만 맏며느리라 마마님의 다라이(?)만한 마음을 닮아야 하는데 제 작은 그릇이 부끄럽습니다.
21. 파아란 가을하늘
'05.1.27 10:51 AM어렸을적 대야에 목욕용품 챙기고 엄마랑 목욕갔던 생각이 나네요.
그때가 너무 그리워요.
지금은 안계셔서 그리 할 수 없지만.22. 달개비
'05.1.27 11:49 AM시부모님 모시는 그 마음을 제가 닮아야 하는데...
반의반도 못 따라갑니다.
제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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