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주의자들'
바람은 이름을 바꾸며 분다
어제의 그림자는오늘의 빛을 입고
돌처럼 엎드려 있던 강바닥이
비 한 번 지나가자
제 몸의 깊이를 자랑하기 시작한다
불꽃을 피해 숨던 쓰레기들이
새벽이 오자 햇살의 편을 든다
먼지 쌓인 거울은
손자국 몇 줄로 닦인 척 빛나고
얼굴을 바뀌지 않았는데
표정만 바뀌었다
오래 타오르던 등불을 가리키며
그들은
맨 먼저 앞장서 소리친다
왜 이제 켜졌는냐고
그러나 갈라진
손등들은 알고 있다
누가 겨울을 견뎠는지
누가 봄을 빌려 입었는지
-시인 류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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