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반과 8시, 두번에 걸쳐 공연장 근처에(입장은 못했어요) 갔던 사람 입장에서 결론을 말씀드리면 방송에 나온 저 규모의 관중이 바로 주최측(관리측)이 원한 숫자였다는 겁니다.
4시반에는 경복궁쪽(율곡로쪽)에서 아래로 내려왔는데요. 한마디로 떠밀려왔어요. 인파가 아니라 경찰한테요. 아주 위쪽에서는 괜찮았는데 조금 내려와서 공연장이 가까운 위치가 되자 두세명이 지날만한 좁은 통로가 나타나더군요. 경찰이 만든 통로요. 공연장쪽으로는 접근 불가여서 그 통로로 들어갔는데요. 일단 거기 들어가니 그냥 떠밀려갈 수 밖에 없더라구요.
“앞사람 따라 가세요!” “움직이세요!” “멈추면 안 됩니다!” 구호 3종세트가 끊임없이 재촉했거든요. 사진 찍으려고 멈칫하는 것도 질색하더군요. 멈추지 못하게 하면 인파라는게 생길 수 없으니 안전 차원에서는 일단 한숨 돌릴 수 있는 방법이죠.
관리측은 ‘관리가능한 구역’을 정해서 철통방어하겠다는 입장인거 같았어요. 그외 공간에 사람이 모이면 위험하다는 생각이었던듯해요. 인파형성을 원천봉쇄하겠다! 하는 강력한 의지가 느꺼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광화문역 근처로 오니 통로가 좀더 우회해서 청계천으로 가더군요. 광화문역 아래쪽 사람들 구역을 피해서 빠져나왔습니다. 어떤 사진에 보면 시청앞 광장 텅빈게 나오던데, 그쪽에 그런 공간이 있는 줄도 몰랐고, 어차피 거기서는 공연장이 아득하게라도 안보여서 현장감이 없었을 겁니다.
공연 시작에 즈음해서 다시 가봤어요. 이번엔 아까의 건너편인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갔는데 이쪽도 현장 멀리에 방어선이 쳐있었어요. 전광판이 보이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조금 있었는데, 벤치나 계단 화단 돌 등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온지 오래 됐는지 피곤해 보였어요. 사람이 많지 않아도 경찰은 끊임없이 지켜보는 듯 했어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 서있으면 추락 위험이 있다며 옆으로 가라고 하더라구요.
현장음 좀 듣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우리 자리가 워낙 옆구리라서 그런지 사운드가 좀 퍼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위치에 따라 소리도 달라지는 것이 재미 있었어요.
궁금증: 그렇게 떠밀려 돌아간 사람들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