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강남 아파트'라는 상위 0.1%의 성공 사례가 전체 부동산 시장의 대표성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강하죠. 이는 주식 시장에서 '엔비디아'나 '삼성전자' 수익률만 보고 주식 투자를 논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25년간 강남아파트 10배 되는 동안, 삼성전자 50배, 엔비디아 1000배가 되었습니다. 25년전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근처는 되었으니 주식투자자라면 삼성전자 없는 포트폴리오는 쉽지 않았어요.
추가로, 우리나라 최초의 etf kodex200이 2002년 5천원에 시작했는데, 지금 가격이 86300원이네요. 17배 넘게 상승했습니다. 24년 잡고 연복리 수익률 12% 약간 넘습니다.)
다른 선진국(특히 미국과 유럽)의 투자 문화와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들이 보입니다.
1.투자 비중의 차이: 부동산 vs 금융
선진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가계 자산의 구성입니다.
한국: 가계 자산의 약 70~80%가 부동산에 쏠려 있습니다.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경우가 많아 부동산 가격에 생존이 걸려 있습니다.
미국: 부동산 비중은 약 25~30% 수준이며, 나머지는 주식, 펀드, 연금 등 금융자산입니다.
유럽(독일 등): 자가 점유율 자체가 낮고 월세 문화가 발달해 있어, 부동산을 '무조건 사야 하는 투자재'보다는 '주거 서비스'로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2. 장기 수익률 데이터: "주식이 이긴다"는 믿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주식이 부동산보다 높은 수익을 준다"는 통계적 믿음이 확고합니다.
미국 S&P 500 vs 주택가격: 지난 30~50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S&P 500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10% 내외인 반면, 미국 전역 주택가격 지수(Case-Shiller) 상승률은 연 4~5% 수준입니다.
배당의 힘: 선진국 주식 시장은 배당 성향이 높습니다. 주가 상승분 외에 매년 나오는 배당금을 재투자했을 때의 복리 효과가 부동산 임대 수익보다 관리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3. 부동산을 바라보는 관점: "레버리지 vs 변동성"
선진국 투자자들도 부동산의 장점을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레버리지(대출): 미국에서도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대출'입니다. 내 돈 20%만 들여 집을 사고 가격이 5% 오르면 내 자본 대비 수익률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수익률'의 문제이지 '불패'의 믿음 때문은 아닙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부동산도 폭락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학습했습니다.)
심리적 회계: 주식은 매일 가격이 찍히기 때문에 공포를 느끼기 쉽지만, 부동산은 시세 확인이 어렵고 매매가 느려 강제로 '장기 투자'가 됩니다. 선진국 전문가들은 주식의 높은 수익률을 누리려면 이 '변동성'을 견뎌야 한다고 교육하며, 이를 위해 인덱스 펀드(ETF) 투자가 대중화되어 있습니다.
4. 왜 한국만 유독 '부동산 불패' 신화가 강할까?
여기에는 한국만의 특수한 배경이 있습니다.
전세 제도: 무이자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전세 제도는 한국 부동산에만 있는 강력한 레버리지 도구였습니다.
좁은 국토와 도시 집중: 서울, 특히 강남이라는 좁은 지역에 모든 인프라가 쏠려 있어 "공급은 한정적이고 수요는 무한하다"는 인식이 고착되었습니다.
주식 시장의 주주 경시: 한국 주식은 배당이 적고, 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기업이 성장해도 주가가 제자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은 믿을 수 없어도 땅은 배신 안 한다"는 정서가 형성된 것이죠.
요약하자면
선진국에서는 주식(금융자산)을 부의 증식 수단으로, 부동산을 자산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포트폴리오 모델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한국은 부동산이 '전부'가 된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도 점차 주주환원이 강화되고 주식 투자 저변이 넓어지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