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부부는 겨울 추울 때는 더 추운 곳으로 여행가기를 20년 넘게 하고 있어요.
처음 시작은 남편의 실직으로부터 비롯되었어요.
저는 미국으로 유학와서 남편을 만났어요. 어라 괜찮은 미국녀석이네 하면서 공부 같이 하고, 놀기는 더 많이 놀고 그러다가 더 잘 놀자 하고 결혼했어요. 그 당시 남편은 로스쿨 마치고, 로펌에서 1년 정도 근무하고 있었어요. 저는 공부를 더 해야하나 연구소에 취업을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남편이 나 변호사 못하겠어. 나에게 아닌 것 같아. 하고 작은 폭탄을 투척했어요.
깜짝 놀라서 왜 물어보니, 생각보다 거짓말을 더 많이 해야 해. 하고 지금 생각하면 철 없는 아이같은 답변을 했는데, 같이 철 없던 저도 싫은 것을 어쩌겠어 하고 그냥 받아들였어요.
경제적 문제는 어찌어찌 임시방편의 계획이 세워졌는데, 문제는 양가 어머니께 어떻게 말씀드리나였어요.
양쪽 모친 모두 걱정과 잔소리가 많은 스타일이라 솔직하게 부딪치고, 잔소리 듣는 것 밖에는 뭐 사실 방법이 없었지요. 그래서 욕 먹기 전에 여행이나 다녀오자 하고 결정했어요.
긴축재정을 결심했으니 여러모로 저렴한 곳을 알아봐야 했는데, 그 때 눈에 들어온 곳이 캐나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메인주의 아카디아 국립공원.
저희는 매사츄세츠주에 살고 있어서 운전해서 갈 수 있고, 메인의 겨울은 꽤 혹독해서 겨울이면 유명한 관광지도 텅텅 비어서 숙박비도 몹시 저렴했어요. 하루에 20달러 정도의 통나무 집을 발견하고는 뭐 더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떠났는데, 그 일주일의 여행이 단촐하면서도 참 재미있었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간단한 샌드위치와 커피를 가지고 오후 3시까지 하이킹 하고, 그 후에는 로컬 펍에서 맥주로 저녁먹고. 펍에서 만난 할아버지께서 오래된 노르딕 스키를 빌려주셔서 크로스컨츄리의 재미도 알게 되고.
이렇게 아주 단순하게 일주일을 지내다 오니, 이제 욕 먹어도 될 것 같아 하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저희만 편하게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그 후 몇 년은 저희 모두 파트타임과 학업을 병행하고 정신 없이 살았는데, 겨울에는 계속 이렇게 더 추운 곳으로 여행 다녔어요.
여름에도 이 방법이 통할까 싶어서 해 보았는데..
아 여름은 아니더군요.
그래서 여름을 또 재미있게 보내기 위해서 도시를 떠나서 근교의 바닷가 마을에서 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주거지가 점점 더 아래 바닷가 마을로 변하게 되었네요.
이제 50대에 들어서는 나이가 되니, 언제까지 더 추운 곳에서 재미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까지 저희의 겨울여행은 계속될 것 같아요. 저희 개도 추운 날씨를 엄청 좋아하는 종이어서 겨울에 여행가면, 천둥벌거숭이처럼 눈 밭을 뛰어다니며 같이 하이킹을 해요.
어렵고 곤란한 또는 사소한 것이 괴롭힐 때, 우연히 82쿡에서 제가 남기지는 않았어도 다른 분들의 글과 댓글을 보며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많았어요.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