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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혼자 여행 왔어요.

ㅇㅇ 조회수 : 2,896
작성일 : 2026-01-05 17:35:21

멀리는 못가고 제가 사는 지역 외곽으로 나왔어요.

멀리 운전하기도 귀찮아서요

물론 남편도 오케이 했고

모레 저녁쯤  들어갈 예정이에요.

 

40 중반, 남편과 아이 둘이 있어요

남편은 기본적으로 착하고 좋은 사람이지만

제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제 일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사춘기 두 아이들 때문인지

작년 1년 동안 부쩍 힘들고 지치는 때가 많았어요

 

워킹맘으로

양쪽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따위는 없었지만

그래도 DNA에 남아 있는지 

집안 일과 아이들도 딴에는 신경 쓴다고 썼어요

물론 제 사업이 1순위이긴 했지요

 

저는 원래 긍정적인 성격이고 

흔히 말하는 T인 성격이어서

매사에 무덤덤하고 별로 상처도 안 받아요

어릴 때 매우 가난했고 굴곡이 있는 삶이었지만

엄마의 무한한 사랑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제 사업이 작년부터 점점 잘 되기 시작했고,

좋은 일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집안일이 너무 힘들고 버겁게 느껴졌어요.

남편도 해달라는 집안일은 거의 해 주었고

특히 저녁 설거지는 남편 전담이었죠.

식세기 로봇 청소기 다 있고

외식도 자주 하고 반 조리 식품도 많이 이용해요

 

그런데 대체 나는 뭐가 힘들까 뭐가 힘든 걸까...

첫번째로 제 건강 문제...

몇 년전 희귀 난치성 질환을 진단 받았어요.

물론 약 먹으면서 관리 중이지만

자가 면역질환이라 일단 몸 자체가 굉장히 약한 상태고

스트레스에 특히 취약하죠

등산 한 다음날 굉장히 근육통 심한 그런 몸 있잖아요.

 저는 매일매일이 그런 몸인거 같다고 얘기해요.

 

두 번째로 제 사업..

아이들도 있으니 크게 벌리지 않고

그냥 그냥 유지 하는 수준으로 해 왔어요

그런데 나를 찾아 주는 고객이 있고,

 거절 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계속 이렇게 하면 유지는커녕 일이 다 끊길 지경이어서

작년부터 일을 조금씩 늘리긴 했어요.

건강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양인지 모르겠지만요.

 

세번째로 집안 일과 아이들 챙기는 것...

사실 이게 스트레스가 제일 컸던 부분인것 같아요

남편도 한다고 했지만 저와 남편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저는 제 일이라고 생각했고 남편은 자기 일이 아닌데

도와 준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오전에는 고객 관리 겸 재택근무 하고

오후에 주로 매장에 나가거든요

그러다 보니 오전 내내 집안일하랴

재택근무로 일하랴 굉장히 바빴어요

남편과 애들이 저녁때 오면 먹을 반찬까지 만드는 날은

이미 밖에 나가기 전부터 몸이 피곤하더라구요.

 

결혼 16년 차고,

둘째 두돌까지 제가 키웠으니 

4년 정도 전업이었어요.

십 년을 넘게 계속 저렇게 살았는데

요즘은 아무 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요

번아웃이 온 건지

요즘은 밥도 잘 안 하고 반찬도 안하고

집안 일도 며칠에 한번씩 겨우 겨우요

일도 그만둘 생각은 없지만 좀 쉬고 싶어요ㅜㅜ

나도 일끝나고 집에 가면

누가 차려 주는 밥 좀 먹고 싶고

어떤 날은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고 싶어요

애들이 날 부르는 것도 싫고

집안 일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남편도 꼴 보기 싫어요

 

이렇게 며칠 바람쐬고 들어가면 좀 괜찮아질까요??

 

 

 

IP : 218.236.xxx.10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휴
    '26.1.5 5:52 PM (39.7.xxx.13)

    힘드시죠? 여행이 확실히 기분전환은 되더라구요. 그동안 열심히 산 나에대한 보상이죠. 같이 돈 벌어도 이상하게 육아 살림은 제가 정이되고 남편이 부가 되더라구요. 참 이상하죠. 억울하기도 하고 내가 먼 죄를 지어서 결혼을 했나 싶을때도 있어요. 다시태어나면 절대 결혼 안할거에요. 아이는 좋은데 결혼 유지는 한쪽의 희생을 먹고사는 제도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기분 전환하고 돈 아끼지 마시고 맛있는거 먹고 호캉스도 하고 러브미 드라마도 보시고 책도 보고 혼자 자유 실컷 누리고 오세요. 고생 많으셨어요.

  • 2. 에고..
    '26.1.5 5:54 PM (117.111.xxx.87)

    번 아웃이 왔네요.. 여유가 좀 있다면 주에 몇번이라도 사람 불러 쓰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업하는 사람이 살림까지 하려면 힘들죠.

    신경정신과도 한번 가보세요. 아무갓도 하기 싫을 때 약이 도움이 된답니다.

    힘내세요

  • 3. ...
    '26.1.5 5:58 PM (118.38.xxx.200)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숨구멍 필요해요.
    혼자 만의 시간 필요해요.
    그래도 그렇게 오케이 하는 남편 집안일 도와주는 남편도 요즘은 드물어요.
    전업이든 아니든 결혼은 서로가 희생이더라구요.
    좋은 점만 생각하고 살아요~
    맛있는 저녁 먹고,맛있는 커피도 한잔 마시고 푹 쉬세요.

  • 4. ......
    '26.1.5 6:01 PM (112.145.xxx.70)

    자가면역질환이 원인이죠.
    게다가 갱년기 나이....

  • 5. .....
    '26.1.5 6:20 PM (220.118.xxx.37) - 삭제된댓글

    제가 비슷한 길 지났어요
    사람을 쓰셔야됩니다
    애들 학년 모르겠지만, 자녀 대학 잘 보낸 엄마들이 있어요. 학원정보 빠삭, 애들 공부 빠삭. 고급정보력 충전 중. 비싸도 쓰세요. 애들 하교시간에 오시고 학원 과외 구하고 조절해주는 분. 가장 중요. 그리고 그분이 오실 때 가사도우미 불러서 관리도 맡기세요. 그래봐야 10년 내외.
    내 목숨이 있어야 나머지가 성립돼요. 자칫 애들만 불쌍해집니다

  • 6.
    '26.1.5 6:21 PM (124.49.xxx.188)

    잘하셧어요..푹쉬세요

  • 7. 도움됐어요
    '26.1.5 6:24 PM (222.235.xxx.56)

    저도 용기내 가보고 싶네요.

  • 8. ...
    '26.1.5 6:34 PM (14.39.xxx.125)

    정말 잘하셨어요
    즐거운 여행 즐기시길
    응원합니다

  • 9. 원글님
    '26.1.5 6:52 PM (59.6.xxx.211)

    제발 도우미 쓰세요.
    원글님이 경제력도 있으니까
    하루 서너시간씩만 도우미ㅡ쓰면 삶의 질이 달라져요.
    무조건 도우미 쓰세요.
    건강한 가정주부들도 다 도우미 쓴느데
    아픈 사람이 왜 그 고생을 해요?
    죽을 때 돈 싸가지고 가나요

  • 10. 저도
    '26.1.5 7:20 PM (175.121.xxx.114)

    살림을 외주주세요 다 신경쓰려니 몸이 힘드실꺼에요 여행오셔도 집걱정이시죠 딱떼어 사람쓰시고 좀 몸 아끼세요

  • 11. 잘하셨어요
    '26.1.5 7:46 PM (124.53.xxx.50)

    나를 손님처럼접대하세요
    귀한 거래처 손님처럼 좋은 식사 좋은식사
    대접하니고
    집에가는길 좋은선물도 주세요

    푹쉬고가면 또 힘이 날거에요

  • 12. 힘들어요
    '26.1.5 7:47 PM (124.49.xxx.11)

    저는 남편이 너무 바쁜 애둘 사십대중반 워킹맘
    2년전쯤부터 체력이 딸려요 살림 많이 내려놨는데도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애들 밥은 해줘야하는데 몸이 녹아나는거같아요. 타고난 강철체력 아니면 이런 시기가 오는것 같아요.
    님도 번아웃 오실만 하세요.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보세요. 그러셔도 돼요.

  • 13. ㅇㅇ
    '26.1.5 10:04 PM (218.236.xxx.106)

    모두들 괜찮다,사람 써라,쉬어도 된다
    공감의 말씀들^^ 감사해요.
    몇 줄의 글이지만 위로가 되네요.

    식당에 가면 항상 아이들이 우선이었는데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거 먹었어요
    저를 위한 호텔 결제도 처음이고요.

    1년 전부터 읽고 싶어서 사둔 책 들고 왔는데
    읽을 지는 모르겠지만
    호텔에 들어와 씻고 누우니 마음은 생각보다 편안 하네요

  • 14.
    '26.1.5 11:55 PM (175.192.xxx.196)

    저도 사십 후반이고 워킹맘이에요
    아이 5살때부터 일했고 13년간 워킹맘이네요
    아침에 일어날때면 이 챗바퀴같은 일상을 언제까지 해야하나 생각하면서 겨우겨우 일어나요 몸도 여기저기 망가져서 저도 매일 약을 챙겨 먹어야해요
    아이 대학 들어가면 좀 낫겠지 위안 삼고 있네요 ㅜㅜ

    우리 나이대가 이런저런 책임으로 가장 힘든 시기 같아요
    아이 교육시켜야하고 양가 부모님들은 점점 아프셔서 병원 갈일도 많아지고..나도 나이가 드니 몸이 여기저기 고장나고 ㅜㅜ 누구한테 하소연 한들 달라지는건 없죠.. 나의 역할과 소임을 다해야 이 가정이 굴러가거든요

    한번씩 혼자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천을 못했네요
    전 운전을 못하니 더 엄두가 안난것 같아요 ㅎㅎ
    원글님 부럽네요^^
    한번씩 엄마에게도 휴식이 필요해요 저도 조만간 실천해 볼게요
    원글님 다 내려 놓으시고 푹 쉬다 오세요~~ 우리 같이 힘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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