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는 못가고 제가 사는 지역 외곽으로 나왔어요.
멀리 운전하기도 귀찮아서요
물론 남편도 오케이 했고
모레 저녁쯤 들어갈 예정이에요.
40 중반, 남편과 아이 둘이 있어요
남편은 기본적으로 착하고 좋은 사람이지만
제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제 일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사춘기 두 아이들 때문인지
작년 1년 동안 부쩍 힘들고 지치는 때가 많았어요
워킹맘으로
양쪽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따위는 없었지만
그래도 DNA에 남아 있는지
집안 일과 아이들도 딴에는 신경 쓴다고 썼어요
물론 제 사업이 1순위이긴 했지요
저는 원래 긍정적인 성격이고
흔히 말하는 T인 성격이어서
매사에 무덤덤하고 별로 상처도 안 받아요
어릴 때 매우 가난했고 굴곡이 있는 삶이었지만
엄마의 무한한 사랑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제 사업이 작년부터 점점 잘 되기 시작했고,
좋은 일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집안일이 너무 힘들고 버겁게 느껴졌어요.
남편도 해달라는 집안일은 거의 해 주었고
특히 저녁 설거지는 남편 전담이었죠.
식세기 로봇 청소기 다 있고
외식도 자주 하고 반 조리 식품도 많이 이용해요
그런데 대체 나는 뭐가 힘들까 뭐가 힘든 걸까...
첫번째로 제 건강 문제...
몇 년전 희귀 난치성 질환을 진단 받았어요.
물론 약 먹으면서 관리 중이지만
자가 면역질환이라 일단 몸 자체가 굉장히 약한 상태고
스트레스에 특히 취약하죠
등산 한 다음날 굉장히 근육통 심한 그런 몸 있잖아요.
저는 매일매일이 그런 몸인거 같다고 얘기해요.
두 번째로 제 사업..
아이들도 있으니 크게 벌리지 않고
그냥 그냥 유지 하는 수준으로 해 왔어요
그런데 나를 찾아 주는 고객이 있고,
거절 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계속 이렇게 하면 유지는커녕 일이 다 끊길 지경이어서
작년부터 일을 조금씩 늘리긴 했어요.
건강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양인지 모르겠지만요.
세번째로 집안 일과 아이들 챙기는 것...
사실 이게 스트레스가 제일 컸던 부분인것 같아요
남편도 한다고 했지만 저와 남편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저는 제 일이라고 생각했고 남편은 자기 일이 아닌데
도와 준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오전에는 고객 관리 겸 재택근무 하고
오후에 주로 매장에 나가거든요
그러다 보니 오전 내내 집안일하랴
재택근무로 일하랴 굉장히 바빴어요
남편과 애들이 저녁때 오면 먹을 반찬까지 만드는 날은
이미 밖에 나가기 전부터 몸이 피곤하더라구요.
결혼 16년 차고,
둘째 두돌까지 제가 키웠으니
4년 정도 전업이었어요.
십 년을 넘게 계속 저렇게 살았는데
요즘은 아무 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요
번아웃이 온 건지
요즘은 밥도 잘 안 하고 반찬도 안하고
집안 일도 며칠에 한번씩 겨우 겨우요
일도 그만둘 생각은 없지만 좀 쉬고 싶어요ㅜㅜ
나도 일끝나고 집에 가면
누가 차려 주는 밥 좀 먹고 싶고
어떤 날은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고 싶어요
애들이 날 부르는 것도 싫고
집안 일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남편도 꼴 보기 싫어요
이렇게 며칠 바람쐬고 들어가면 좀 괜찮아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