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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아이한테 잘하는 모습을 보면 아빠가 미워요

감사 조회수 : 2,272
작성일 : 2025-12-24 19:13:42

이 양가적인 감정이 뭘까요. 

남편이 아이한테 너무 잘해줘요. 남편이 내 아빠였으면 좋겠다 나도 저런 부모 밑에서 자랐으면 너무 행복했을 것 같다. 우리 아이가 부럽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내 부모가 더 미워져요. 정확히 아빠. 

한번도 저한테 물건을 사준 적이 없고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화장품이며 옷, 가방 이런건 꿈도 못 꾸고 사달라는 소리 조차도 안하고 살았네요. 기대도 안해요.

감정 쓰레기통으로 살았고 그나마 받은건 20살 때까지의 교육비? 

한때는 이렇게 스스로를 위안했어요. 아빠도 받은게 없이 자랐기에 나한테 사랑을 주는걸 모르는거다. 그래도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았어요. 

우리 아이는 남편이 모든걸 최고로 해줍니다. 훈육도 부드럽게 하면서 아이한테 어찌나 사랑을 주는지 저도 저렇게 자랐으면 천진난만하게 순하게 자랐을 거 같아요. 

어제도 남편이 에르메스에서 아이 준다고 인형을 부탁해 놓은걸 가져왔는데 옆에서 고마우면서도 복잡한 감정이 들어요 나는 부모로 부터 인형 하나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우리 아이는 갖기 어려운 인형도 남편이 부탁해서 가져오고... 제 감정을 저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제가 미성숙한거겠죠. 

아이는 정말 아이다워요. 남편한테 스킨쉽도 잘하고 잘 안기고 때가 묻지 않았어요. 저랑 참 달라요.

아이한테 절대 질투가 나는건 아니에요. 이 행복 안에서 제 마음이 힘든게 문제에요. 매일 늙은 아빠를 더 미워하는 마음이 커지는거요. 친구한테도 나누지 못하는 마음 그냥 넉두리 해봅니다. 

 

 

 

 

IP : 217.216.xxx.3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12.24 7:19 PM (106.101.xxx.131)

    이제 좀 성숙해지셔서 좋은 남편을 만나신 삶에 집중하세요.
    9개 가진 사람이 1개가 부족해서 10개를 못채운 것을 속상해하는 마음 같습니다.
    내 자식에게 잘하는 좋은 남편을 보기만해도 배불러지지 않습니까?

  • 2. 그래도
    '25.12.24 7:20 PM (118.235.xxx.26)

    보통 그러면 이상한 남자 또 만나기 쉬운데 남편은 그러시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정말로요...
    둘만 계실 때 그 인형(?)이든 그냥 지나가다 본 키링이든 나도 이거 사줘 하고 하나 받고 실컷 리액션해주세요
    전 뭔가 받은 기억은 꽤 있는데 좋아하면 그거대로 혼나서 남자한테 선물 받으면 아이처럼 화사하게 좋아하질 못해요....

  • 3. 살면서
    '25.12.24 7:21 PM (180.68.xxx.52) - 삭제된댓글

    사람이 다 가질 수는 없다는거...내가 뭐라고... 남들도 다 완벽한 삶을 살지는 않는데...나는 좋은 남편은 만났지만 다정한 아버지는 갖지 못했구나. 내가 어릴때 싫었던거 나는 내 아이가 느끼지 않게 해줘야겠다...그냥 가볍게 생각하세요. 나에게도 결핍이 있다는거. 그럴 수 있지 하고 받아들이세요. 자꾸만 내 부정적인 감정 속으로 깊게 들어가지 마시기 바래요.

  • 4. ㅇㅇ
    '25.12.24 7:29 PM (183.102.xxx.78)

    일한 시간보다 집에 계신 시간이 더 많았던 제 친정아버지에게 교육비 한푼 받지 못했고 사랑도 못받았지만 아무런 불만도 원망도 없어요. 무직인 아빠 때문에 엄마가 많이 힘드셨지만 그래도 두 분 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계셔서 감사해요.
    아프신 부모님들 때문에 많이 힘든 분들이 주변에 많이 있어서 새삼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더라구요.
    원글님도 원망보다는 감사의 제목들을 많이 찾아보셔요.

  • 5. **
    '25.12.24 7:30 PM (110.15.xxx.133)

    안타깝네요.
    그런걸 보면서 지난 내 유년시절에 대한 아쉬움,안타까움은 충분히 이해갑니다. 하지만 지금 감정은 미성숙해 보여요.
    얼마나 다행이고 축복입니까?
    저런 사람이 내 남편이고 내 아이 아빠라는 사실에 더 집중하세요.

  • 6. 쉼표
    '25.12.24 7:37 PM (118.235.xxx.219)

    원글님, 그게 질투예요.

    지난 날의 어린 나를 담백하게 위로해주세요. 잘 자라 고맙다 말해주시고요. 현재를 사셔야죠.

  • 7. 제가 쓴글인줄..
    '25.12.24 7:40 PM (211.194.xxx.140)

    당연히 일상을 살 때는 내 남편은 아버지같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문득문득 생각이 드는 거에요.
    그리고 갈수록 더 크게 미워지구요.
    우리 아버지란 사람은 왜 그렇게밖에 못 했을까...
    처자식은 나몰라라하고(본인은 안그랬다고 하지만) 본인 본가에 인정받으려고 그렇게 얼마 없는 벌이 나눠주고 자식들한텐 책상 하나 못 사주면서 동생들 용돈주고 자식들 수학여행 가고 대학 가고 할땐 용돈도 제대로 못 줬으면서 자기 조카들 용돈 주고,,
    그 없는 형편에 술값, 담뱃값까지 썼을까
    저라면 술 끊고 담배 끊고 자식들 책도 사주고 교복도 사주고 입학하면 가방도 사주고 했을텐데..
    그 가난 속에서 자식들이 다 잘되니 이제와서 눈치 보고 불쌍한 노인 행세하는 것도 더 꼴보기 싫어요.
    우리가 정말 어떻게 살았는데...
    그 구질구질했던 세월들 생각하면 갈수록 더 싫어져요.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 8. 감사
    '25.12.24 7:49 PM (217.216.xxx.38)

    저희 아빠도 회사 일찍 그만두고 집에 있으면서 얼마나 자녀들을 잔소리로 잡았는지 몰라요. 엄마가 실질적 가장이었고 아빠는 원가족으로 부터 독립하지 못해서 우리집에 조카 대학내내 데리고 있었어요. 저희 남매는 아예 신경도 안쓰고 그 집 조카들 새벽부터 저녁까지 학원 데릴러 다녔고요. 위에서 저와 같은 마음이라는 분들 글 읽으니 갑자기 과거가 떠오르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 증오가 치솟네요. 지금 아빠는 늙은 나이에도 본인 원가족들 뒷바라지 하러 매일 외출 나간다고 하네요.
    현명하신 분들 말씀대로 현재에 만족하려고 계속 되뇌어볼게요. 과거는 과거고 지금 현재를 잘 사는게 중요하니까요. 지혜로운 말씀 감사합니다.

  • 9. ㅇㅇ
    '25.12.24 8:05 PM (182.221.xxx.169)

    그런 아빠가 계셨기때문에 지금의 남편을 골라 결혼했을
    가능성이 커요
    결핍감을 채우고자 무의식적으로…

  • 10. 어머니가
    '25.12.24 8:35 PM (121.162.xxx.234)

    님을 보고 그런 감정을 느끼시지 않을까 합니다
    쟨 남편복이 넘치는구나 하는.

  • 11. 얼마나
    '25.12.24 8:56 PM (123.212.xxx.149)

    얼마나 다행이에요.
    남편같은 남자 만나서요.
    남편감 정말 잘고르셨어요.
    아빠하고 산 날보다 남편이랑 살날이 훨씬 더 많잖아요.
    복받으신거고 보는 눈 있으시네요. 부러워요.

  • 12. 허허
    '25.12.24 9:23 PM (220.71.xxx.130)

    저랑 너무 비슷해서 울컥하네요. 질투가 아니고 부러움이에요.
    딸에게 지극정성인 남편이 고맙고 당연한듯 그걸 누리는 딸이
    너무 부러워 몰래 운적도 있어요. 제가 시집간 날 빈방인
    제 방을 보고 아버지가 쓸쓸해하고 슬퍼해했다는 얘기를
    엄마가 해주는데 뜨악했어요. 설마, 나를 그렇게 생각했다고?
    전혀 못느꼈는데 무슨 쇼야? 하는 느낌이요. 아버지가 돌어
    가셔도 눈물 한방울 안날것 같아 좀 그래요. 이렇게
    정이 없는 내가 비정상 같아 괴롭구요.

  • 13. ..
    '25.12.25 12:00 AM (223.38.xxx.236)

    미성숙한 게 아니라 당연한 거예요. 저는 다른 사람들까지 인정할 정도로 질투심이 없는 편임에도 아이 키우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학대 받고 큰 사람이 과거를 철저히 분리시키고 온전한 사랑을 퍼 붓는 건 정말 쉽지 않거든요.

    더군다나 제 아이는 사춘기를 겪으면서 성격이 좀 변했는데 어릴 때는 따스했는데 크면서 이기적이고 좀 냉정한 성향이 되더라고요.아이의 사춘기는 10여년 간 지속 되었고 제 마음도 황폐해져 갔고요. 아이한테 쌓인 게 터져 결국 올 초에 정신과 찾아가면서 같이 동행하게 했어요.

    감사하게도 전 단순히 약물의 도움을 받으러 갔는데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나 영혼의 치유를 받았어요. 동행한 아이가 처음으로 제 옆에서 철철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학대 받고 큰 사람이 온전한 사랑을 베푸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간힘을 써가며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 제 고통을 너무 절절하게 대변해주셨는데 그 말씀을 들으니 그제서야 진심으로 본인도 반성의 마음이 들었었나봅니다.

    제가 의사 선생님께 한 얘기 중에 이런 말이 있었는데ㅡ 선생님. 저는 학대하는 게 제일 쉬운 사람이예요 ㅡ 이런 얘기는 아이한테도 해 본 적 없는 말이거든요. 저도 모르게 그 말이 툭 튀어 나오더라고요. 친정엄마의 그 추악하고 잔인한 짓거리를 제가 못해서 안한 게 아니거든요. 받은데로 다는 못해도 충분히 흉내는 낼 수 있는 사람인데 모성애로 찍어 누르면 이 악물며 참은 거지

    그리고 저한테 해주신 불굴의 의지로 살아낸 생존자란 표현이 제 가슴을 때리더군요. 두 달간 병원갈때마다 아이랑 같이 갔고 이제는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거의 벗어났다고 생각해요. 감사하게도 그 이후로 확실히 엄마를 대하는 아이의 태도가 달라진 게 저도 느껴지고요.

    전 사실 평안한 삶을 사는 제 아이한테 부러움을 느낀 적은 없어요. 진심으로 너는 나랑 달라서 다행이다란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 무심함과 냉정한 기질의 발현은 너무나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고 지하로 봉인한 과거의 트라우마를 한꺼번에 치솟게 만든 원인이었고요.

    친정아버지가 미운 건 당연해요. 미운 감정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죄책감 느끼지 마시고 차라리 맘껏 미워하세요. 모쪼록 님 자제분은 수월한 사춘기를 보내기를 기원하며 혹여 오더라도 저와 같이 고통 속에 휩싸여 자신을 갂아 먹지 마시기를 진심으로 빌어요.

    글 속에서나마 어린 시절 원글님을 꼭 안아드리고 싶어요. 그간 고생 많았고 힘든 와중에도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고 그렇기에 좋는 남편 만난 것도 원글님이 그리 살아 준 덕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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