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남편이요.
일부러 안 닦나 했는데 아니었어요.
건조해서 가습기의 계절이 왔잖아요?
저는 엄마가 물고기냐 할 정도로 건조하면 괴로워요.
저 어렸을때 가습기 없을때도 분무기로 벽에 물 뿌리고 젖은 수건 코 앞에 걸고 잤거든요.
자다가 건조해서 숨 막혀서 깨요.
암튼 제가 이런 성향인데 남편이 좀 안타까워한달까요.
그래서 매일밤 물 가득 넣고 가습기를 켜줘요.
아침에 일어나면 싹 분리해서 말리고요.
그래서 신경을 안쓴지 좀 됐는데 어느날 가습기바닥을 보니 연분홍색이 좀 넓게 비치는 거에요.
안 그래도 남편이 솔로 씻는걸 자주 봤기때문에 닦으려니 했는데 저녁에 보니 여전했어요.
아침에 바빠서 못했나? 이따 돌리기전에 닦아야지 했는데 남편이 저녁먹고 바로 조립을 시작하더라구요.
여보 물곰팡이 씻어야지 했더니 뭐? 무슨 곰팡이가 있어?
여기 여기 여기 안보여?
안 보이는데? 와 답답하다 여기 있잖아.
남편이 진심 답답하다는 목소리로 어디에 있는거야 도데체 안보이는데.. 헐..
형광등 밑에 가서 기울이면서 이거 여기 안보여? 그제서야 보이는것도 같고.. ;;; 엄청 연한 분홍색이긴한데 넓게 발라져있는데 얼..
안보일 수가 있더라구요.
그냥 제가 씻고 분리는 그날부터 제가 해요.
안보인다니 안보일수도 있구나..
하기싫어서 일부러 안보이는척 하는게 아니고 진짜로 안보일수도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