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저희 남매 사랑으로 정성껏 키워주셨지만
부부 불화로 저희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대해서
한 30년 힘들다가
최근에 어떤일을 계기로 엄마한테 마음을 접었어요.
딱 할 도리만 하고 살고, 그동안 엄마 걱정하고 엄마한테 잘하던 마음 다 버렸거든요.
엄마 원망도 하고 힘들었는데...
막상 거리를 두기 시작하니까 너무 편하더라구요.
엄마도 느꼈겠죠. 제가 멀리하기 시작한다는거.
뭐 그렇다고 티나게 안좋아지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제가 10번 잘할걸 1번정도 하는 상황...
그런데 오늘 엄마랑 만나서 어딜 다녀오면서 엄마 핸드폰 사진을 보는중에 동네 사진관 홍보물 사진이 있더라구요.
영정사진 찍었던거 너무 잘 안나왔다고 하면서
동네 한바퀴 걷기 운동하는 중에 지나가던 사진관에 할인행사 홍보물 붙어있길래 찍어왔다는거예요.
그래서 그 사진관 리뷰가 어떤가 찾아보면서 엄마한테 여기 리뷰가 좋다고 얘기하고 그러는데..
갑자기 마음이 슬픈거예요.
나를 힘들게 했어도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면 내가 정말 슬프고 후회되겠다 싶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이제 여든 셋인데 정말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은 연세인데
내가 조금 더 잘해드려야겠다, 나중에 후회하는 감정때문에 내가 더 힘들수도 있다 싶고
갑자기 엄마가 세상에 안계시게 되는거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눈물이 날거 같더라구요.
제 마음에 앙금이 쌓였어도 엄마한테 다시 좀 잘해야겠다 싶은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엄마가 우리를 키울때 사랑으로 정성을 다해 키웠는데
연약한 인간이고 자식한테 과하게 의지하는 마음때문에 이렇게 된거니
조금 더 젊고 독립적이고 몸과 마음에 힘이 있는 내가 더 인내하고 살자...싶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