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모레 오십인 내 나이.
그간 삶을 살아오면서 내가 남자와 성관계를 한 건 내 인생에 딱 두 명.
30대초반에 한명과 연애를 한 후 성관계를 하고, 그 후 연애 안 함.
그 이후 40대 초반에 한명과 남사친으로 지내다가 몇 번 성관계를 했다.
그 몇 번 중 한번 콘돔을 안 쓰고 질내사정을 해버렸다.
그게 원인이었는지 몇 달 후에 경부에 용종이 생긴 후 제거,
그리고 수포가 나서 조직검사한 후 곤지름 판명.
미친 줄 알았다. 곤지름이 뭔지도 몰랐다.
나는 근종수술한 후 정기적인 검진과 국가검진시 성병과 관련된 이력이 없었다.
그 사람에게 따지니까 본인은 문제가 없었는데 증상이 없었다.
결론은 내 탓으로 몰아 감.
난 이 사람과 10년이 넘은 후에 성관계를 했는데
그리고 나서 곤지름 제거한 후 hpv바이러스 검사하니가 아무 것도 안 나옴.
그 간, 이성을 많이 안 만나봐서 hpv바이러스에 대해 무지했다.
그런데 한번 이걸 경험한 후 무섭고 앞으로 연애는 안 하기로 결론을 내버렸다.
그 남자의 성적 히스토리를 모르면 나만 개고생이고,
산부인과 진료보는 게 수치스럽기도 하고. 암이 무섭기도 하고요.
더군다나 나는 결혼을 안 해서 더 고정적인 파트너가 없으니까 안 좋게 보는 경향성이 있더라.
hpv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라는 걸 알면서 더 무섭기도 하고.
이게 트라우마 같아요. 내 나이에 만날 남자가 어떤 연애를 한지도 모르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