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뭐랄까
저는 감정의 진폭이 크지 않아서 저렇게 죽도록 밉고 죽도록 사랑해서 못 잊는 그런 관계가 썩 이해되지는 않아요. 딱히 선호하는 소재도 아니고요.
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서 마지막에 터뜨리는 과정이 너무 섬세해서 몰입해서 봤어요.
작가는 좋겠다 저런 드라마 쓸 수 있어서 그런 생각하면서요. (작가 지망생 아님)
근데 상연이 엄마는 왜 그렇게 상연이한테 냉정했던 걸까요?
상연이가 가진 욕심, 이기심, 질투심 이런게 못마땅해서?
아이가 폭력적이거나 악한 건 아니지만 자신과 상학에게는 없는 어떤 강하고 비뚤어진 기질 같은게 남편과 닮아서?
어릴 때부터 남다른 비밀이 있었던 상학이에게 더 마음이 쓰여서?
아니면 엄마는 아들딸 똑같이 사랑했는데 뭐든지 독점하고 싶고 1등 아니면 채워지지 않았던 상연이의 오해?
상연이 그렇게 절규하는데도 너를 외롭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 외에 어떤 사과나 해명도 없었던 게 더 궁금증을 증폭시켰네요.
또 하나 궁금한건
아무리 집이 망했다 쳐도 엄마가 최소 20년은 교직에 있었는데 그럼 연금이 어느 정도 나오지 않나?
상연이 학비를 댔나?
그래도 상연이가 죽도록 알바하고 엄마도 말도 못하게 가난하게 살았던데 연금은 어디로?
돈을 어디에 썼길래 카드가 정지가 됐나
이런 의문이 들었답니다.
구멍 하나 없는 연기자 모두 좋았지만 저는 은중이 엄마 성격이 참 좋았어요.
친절하고 긍정적이고 닥친 일은 그냥 겪으면서 험한 고비 덤덤하게 이겨내고
평범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강한 사람.
오랜만에 몰입해서 보고 나니 누구랑 뭐라도 말해보고 싶어서 괜히 주절주절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