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1년차 주부입니다. 남편과 하나에서 열까지 다 달라 너무 힘드네요. 이걸 연애할때 알았다면 결혼을 안했을텐데 연애할 때는 모든걸 다 나한테 맞춰주어서 몰랐어요. 저는 좀 아닌건 아니라고 말하는 스타일인데 남편은 아니어도 말이 없이 맞춰주는 스타일이라 좀 회피형이더라구요. 이걸 전 나만 사랑해서 다 맞춰주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결정하는 걸 싫어하고 못하는 스타일이더라구요. 결혼 후 여행을 가던 가구를 사던 무엇을 하던간에 제가 결정하고 장소도, 스케쥴도 중비물도 모두 제가 해야 하더라구요. 그렇게 10년하니 힘들어서 여행도 안가게 되고 (내가 다 해야하니까) 심지어 제사 같은것은 나는 모른다고 헤어지자고 했는데도 니가 할게 뭐가있냐 다 자기가 한다하고 해서 믿었는데 순 거짓말이었고 ㅎ 세상물정 어두웠던 제가 어리석었구요... 암튼 취미자체도 남편은 수영이나 테니스 탁구 자전거를 좋아하고 저는 등산, 라켓볼, 당구, 인라인 등을 좋아해서 함께하기 힘들었어요. 게다가 남편이 외벌이니 주말이나 퇴근 후 남편의 혼자시간을 존중해줘야된다는 생각에 20년넘께 남편은 퇴근 후 화목 수영이나 월화수 수영, 주말마다 마라톤, 토일아침 7시부터 3-4시까지 테니스를 치고와요. 처음엔 섭섭했는데 이젠 혼자있는게 편할나이가 되서 주말에 공장형빵카페 가자고 하면 싫더라구요 참고로 전 그런 카페 좋아하지 않는데 남편은 또 빵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데 가는걸 드라이브라고 좋아하고 제 기분풀어준다면서 가요. 전 싫다고 매번 얘기하는데 듣지도 않는것 같아요. 한번도 새로운 장소에 여행계획 짜본 적이 없고 심지어 서울살면서 남편이랑 노들섬조차 가본적이 없어요. 전 그런데 좋아하는데.... 어쩌면 남편은 지방에서 30년살다 서울온 사람이라 서울지리 잘 몰라서 그랬을수도 있구요. 아무튼 이렇게 21년차되니 요즘 너무 화가 납니다. 취미가 안맞는 정도까지는 각자 즐기면 되는데 타이밍도 안맞아요. 반찬 해놓고 밥도 해놓고 넉을거 많은날엔 꼭 술마지고 들어오고 오늘은 일이 많아 나조차도 컵라면으로 떼운날에 꼭 들어와 밥달라고 해요. 정말 매번 그래요. 잠자는 시간조차 너무 달라서 남편은 술꾼에다가 아침형이라 저녁에 일찍자는 스타일이고 저는 저혈압이 있고 술을 못하고 커피를 좋아해서 밤에 미드나 책읽는 시간을 너무 좋아하는데 아침밥 차리려고 일찍 일어나는게 나이들수록 힘들더라구요. 그렇다고 일찍 자자니 잠도 안오고 그시간 혼자 책읽고 미드보는 시간이 너무 그립구요..ㅜㅜ ㅎ 아침밥 안먹으면 너무 힘드라고 하고 또 아침에 출근하는데 제가 누워있는것을 너무 싫어해서 눈치보면서 일어나니 짜증이 자꾸 나구요.. 하다못해 주유하는것도 저는 좀 미리 넣어두어라 20년째 말하는데 남편은 꼭 기름등 떠야 넣는 스타일이라 .. 이상하게 제가 주유하게 만들어요. 그것조차 짜증이 나는데...
요즘들어 이런 사소한 일상이 왜 짜증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주유야 내가 넣으면 되지.. 아침밥이야 차려주면 되지.. 타이밍이야 남인데 어떻게 나랑 똑같을 수 있나.. 남이 내맘처럼 행동하면 안되지 하고 매일 다짐하는데 고등학생인 우리 둘째가 엄마 생각나서 사왔어..하면서 커피한잔 들고 들어오고, 학원 끝나고 들어오면서 전화해서 엄마 나 편의점앞인데 뭐 먹고싶은거 없어? 라고 전화할때마다.. 엄마 친구랑 노들섬 갔는데 되게 좋아 주말에 가자..해서 둘이 가서 사진찍고 자기가 좋아하는 마라탕가게에 데리고 가고 막 그럴때마다 그동안 이런것도 안받아보고 뭐했나 싶어 남편이 미워지고 짜증이나요. 이걸넘어 자꾸 남편과 남편과 똑같은 첫째보다 둘째가 자꾸 이뻐지고 차별아닌 차별이 되네요. 내가 조금 힘든일이 있어 시무룩하고 있으면 엄마 무슨일 있어? 오다 주웠어~ 라면서 초콜렛주는 둘째랑 엄마가 화난줄 알고 말 안했어 라며 나를 피해다니는 첫째랑도 비교되고..ㅜㅜ 정말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요. 일상이 버겁기도 하고 지금 하는 말도 무슨말인지 모르겠고..ㅜㅜ 바램은 어떻게 하면 이런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남편에게 너무 의지하는 걸까요? 더 홀로서기 해야 할까요? 그냥 사라지고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