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이제사 봤는데요.
사진이라 읽기 불편했는데 어느분이 전문을 타이핑했길래 쭉 훝어봤습니다.
[편지 전문]
마침 오늘은 날씨가 아주 변덕을 부린 덕분에 나도 이리저리 휘둘려버린 멋진 토요일이라,
뭔가 써보기도, 세로네로 생각하기도 좋은 날
아침엔 흐린 안개에 '오늘은 또 어떤하루가 되시려고' 걱정하다가 바로 그 감성에 노래방가서 신승훈 아저씨 노래를 다 말아먹고 욕도먹고... ㅇㅅㅇ
한시간 이나 지났을까. 내 살갗을 이지경으로 만든 그 따가운 햇빛놈이 쨍하니 거짓말 같이 떳다.
'와씨 이건 느낌이다' 오일 챙겨 헬기장으로 앞판 뒷판 굽다가 태닝하고 한시간이나 지났을까 더워서 더이상 은 못해
점심먹고 무려 하트시그널2 재방 시청하신다. 열심히 응원하고 아쉬워하고.
바깥엔 어느새 먹구름이 두텁께 쌓이더니 온갖 괴성을 내면서 가진걸 다 쏟아붓는다.
'와 진짜 오늘 작전아니어서 다행이다' 한시간이나 지났을까
너무 달렸는지 기대와는 다르게 벌써 그쳤다. 2회전 준비인지 먹구름을 남겨놓고 그쳤는데
그 먹구름 뒤에 해가, 구름 그림자를 만들고, 구르미는 더 까매지고, 그 사이사이로 햇빛이 새어나오면서
저 구름돼지 안에서 해가 폭발해서 튀어나오는 것처럼, 볼만한 그림이었는데 카메라가 없어.
이전에도 11월 어느 아침에 빈 운동장에 낙엽들 위로 눈이 날리면서, 쓸쓸한 그림도, 처음 작전나가서 내 시야 끝까지 산들로만 첩첩이 가득 메워서 '와 나라도 이런게 되네' 하기도
월광이 99%였던 매복날에는 하늘에 별들 너무 많고 환해서 지형지물이 선명히 보여서 밤새 겁내고 있기도 하고
갑자기 코에 '햇빛을 많이 머금은 모래냄새'가 봄일 센치하셨지.
아 뭐랄까. 그냥 어떤게 좋은 기준인지 낙인지, 뭘 보고 있는지 느끼고 있는지... 이런 얘기라도 해주고 싶 어서
얼굴을 보기 힘든데 마음이 어떤지, 내 의지가 어떤지. 막 부담주면 안되니까
가장 말할수 있는건 보고싶어 인가...
어쨌든 좋은 주말이었다. 글써보기도 전역하면 얼른 복귀해야지 하기도 가까이 일본이나 멀리 북유럽이나 여행해야지 하기도. 여기 어린놈들한테 휩쓸려서 나도 학교 복학이나 해볼 까 하기도.
아 그럼 같이 다니나?
근데 전역에 언제? 뒤로 돌아보면 벌써 입대한지 8개8월인데 앞으로 보면 아직 1년이 넘게 남았니.. 아하하 그래서 앞으로도 쭉.. 잘 좀. 최선을 다해 부탁드리겠 습니다. 충성
멀리있는 김일병
뭔가 써보기도, 세로네로 생각하기도 좋은 날
얼굴을 보기 힘든데 마음이 어떤지, 내 의지가 어떤지. 막 부담주면 안되니까
가장 말할수 있는건 보고싶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