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마다 저에게 다 토해놔야 되는 언니가있습니다 다행히 횟수가 잦지는 않아요 양심은 있는 편.
전 아빠 닮고
언니는 엄마 닮았는데 엄마도 저한테 똑같이 해요.
오늘 오랜만에 전화를 받았는데 여보세요 하고 나서 한숨한번 쉬더니 한 20초 흘렀나봐요.
제가 30대 때는 먼저 막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감정도 맞춰주고 했었는데 이게 엄청 오래 굳어진 패턴이 되어보니 이래서는 안 되겠다라는 거리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보통 무슨 일이야? 라고 짧게 묻고 뭐 본인이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려요.
근데 웃긴 건 전화를 끊고 나면 엄마도 그렇고 언니도 그렇고 이야기를 들어보면 진짜 별 일 아니에요. 그 일 가지고 뭘 저렇게까지 길길이 뛰고 있지? 싶은.
오늘 통화 도 그랬어요 회사에서 실수를 했는데 살면서 실수는 누구나 하잖아요 (자기 자신에게 난 화를 주체를 못해서) 실수 후 다른 동료에게도 안 좋은 감정으로 번졌다고 하더라고요. 워낙 친한 동료라 서로 탓하면서 심한 말도 했다는데 저는 그 동료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거긴 회사고 잘못을 먼저한건 언닌데. 본인이 인정하고 만회하면되는데(기회충분한 실수) 그 작은 고비도 넘기지 못하고 씩씩거리다가 결국 이차 갈등까지 빚는 거 보니
너는 나이 어디로 먹었니 너무 한심하다.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어요 ㅎㅎ
엄마닮은게 죄는 아니지 싶어 꿀꺽 삼켰지만요.
한 10분 정도 얘기하니까 처음 감정이 사그라들고
좀 정리가 되나보더라고요.
그렇게 전화를 끊었는데
매번 저렇게 인생의 사건들을 대하면 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짠한 마음도 들었어요
인생 대부분이 죄다 힘든 일인데 매번 걸려 넘어지는기 참.. 인간 변하기가 진짜 어렵다 싶기도하고요.
남이 들으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 일이거든요. 뭐 이혼을 했어, 배우자가 외도를 했어, 자동차 사고가 났어, 사람이 다쳤어, 아무것도 아닌데.... 사소한 실수로 세상 무너진 듯 굴고 자기 우울에 대해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이제는 그냥 좀 많이 안쓰러워요. 그렇게 안 태어나서 다행이다싶기도하고..
너무 무뎌졌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