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저희 엄마랍니다..;
설날때도 몸이 안좋아 보지말자고해서. 뭔일인가 했더니
80 앞둔 노친네가..그리 큰 수술을..
하아..
원래 부부사이도 안좋았는데
imf때 크게 돈사고 치고, 아빠가 이혼만큼은 안된다고 했는데
소송걸어서 기어이 이혼하고, 이혼 판결나는 몇 년을 나가 계셔서 소식도 몰랐고,
아빠 돌아가시고 몇 년 후에 만나보니, 돈 한푼 없이 지방 소도시에서 원룸 구해서 살고 계셔요.
저희랑도 한동안 연 끊고 살아서 기초수급대상자로 되어있고.
그런데 저희 엄마 캐릭터 독특하시거든요..
젊었을 때도 엄청 멋쟁이로 유명했고,,
우리 학교 보내면 백화점, 남대문, 동대문 쇼핑하는게 루틴일정도로 ㅎㅎ
안목은 뛰어나서,, 엄마가 뭐 하나 두르고 있으면 주변에서 똑같은거 사다달라고 하는 정도..
아마 요즘이었으면 인프루언서로 이름 좀 날렸을지도..
지금 돈 한푼 없는데도, 그래 보이지가 않아요.
몇 년 전까지는 서울 좋은 동네에서 오랫동안 시터도 하셨고
당근으로 이것저것 잘 사시는데..ㅎㅎ (막스마라를 오만원에 샀네, 토즈 구두 삼만원에 건졌네..)
그냥 그렇게 지내고 계시는데 워낙 잘 가꾸고 관리해서인지 공공근로? 일도 계속 하세요
어린이집에서 보조로 근무하시고. (애들 진심으로 좋아하심)
여튼 그렇다고 못된 성격은 아니라서 (오히려..야무지지 못하고 지혜롭지는 않으세요)
우리한텐 손 벌리지는 않으시려고 해서.. 그냥 그럭저럭 적당히 거리두고 지내고 있어요.
정말 울 엄마 스토리는 책 한권 모자라죠. ㅎㅎㅎ (입이 근질근질)
그런데 여튼 여러분..
달랑 3천만원 보증금 월세에서.. 가끔 저희한테 용돈 받으시고.. 한달에 기초연금과 공공근로로 생활하시는 분이..안면거상.. 너무 황당하지않습니까..????
올해까진 공공근로 할 수 있으니 12개월로 끊었대요.
집도 절도 생활비도 없는 냥반이 가장 중요한게 안면거상이었나봐요.
뭐 저희한테 달라고 하는건 아니니, 그려러니 하는데
언니랑 얘기하다가 역시 울 엄마 000여사답네 했네요.;;
그냥 웃음만 나와요
저희보다 훨씬 팽팽해서 (아직 실물은 못봤음, 카톡 사진 확인)
이제 언니라 불러야 할 것 같아요.
평생 오늘만 살 것처럼 즐기면서 살고
내일 걱정없이 낙관적으로만 생각해서
주변사람들 속은 타들어가는데 (뭐 그렇다고 피해주는 타입은 아니고)
혼자는 즐거운거.. 그 삶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이미 시신기증도 해놓으시고 (그럼 거기서 장례도 치러주고, 공원묘지에 안치된다고;;)
살만큼 살아서 미련1도 없으니 어디 아파도 굳이 치료하고 싶지 않다.
보증금빼서 스위스가서 안락사하는게 마지막 소원이다. 하시는데
진짜 그러실 것 같기도하고. 허허.
시골에서 이모들이 먹을 것들은 보내줘서 크게 생활비가 들어가진 않고,
일 한 돈 모아서 생활비 대신에 선택한 비용인데..
세금이니 복지니 이런 뾰족한 댓글 달릴까봐 급 걱정이네요
길게 써서 지우기도 아깝고..
여튼 제가 경험해본 중에 가장 특이한 캐릭터
저의 모친 얘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