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번씩 느껴지는 아빠의 빈자리

... 조회수 : 1,848
작성일 : 2025-03-04 15:33:51

아빠 돌아가신지 10년도 더됐네요.

처음엔 아빠가 무서웠고, 싫었고,

절대 이해할 수 없었고,

엄마랑 이혼하면서 자식인 제가 겪은 상처가 컸어요.

 

그런데 저도 점점 나이를 먹으니 아빠가 이해가 되더라고요.

아빠의 유년시절 받았던 상처,

성장과정, 아빠의 타고난 기질 등등..

심리학이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사람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들이 있잖아요, 그런걸 접하면서

드디어 아빠가 했던 모든 행동들이 이해가 됐어요.

그러니까 밉지가 않더라고요.

 

그런데 아빠는 어찌보면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어요.

아빠 스스로 떠나고 싶어하셨죠..

 

아빠가 보고싶어서 운적은 거의 없는데

가끔씩 아빠가 보였던 흔적이 드러나면 마음이 찡 해요.

참 안타까웠던 사람, 세상을 잘못타고났던 사람..

 

가족관계증명서에 아빠 이름에 사망 이라는 단어가 있고,

건강보험자격득실 떼보니 아빠 회사 이름이 쭈루룩 뜨는데

유년기에 아빠가 그토록 힘들게 일했던 공장들 이름 나오니까 마음이 또 

살짝 아파와요.

 

만일 아빠가 제 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빠는 훨씬 행복하게 살았을거예요.

본인이 좋아했던 지식 탐구도 맘껏 하고,

본인이 왜 괴로웠는지 심리학적으로 이해도 했을테고,

세상 문물 많이 보고

유투브로 보고싶었던 것 보며 재미나게 사셨을텐데......

너무나 가난하고 불행했던 가정에서 자랐던 아빠는

배운 것이 없어

평생 공장일과 농사일만 하시다가 가셨네요.

IP : 121.137.xxx.10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
    '25.3.4 3:41 PM (49.142.xxx.126)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어떻게 할수도 없고
    원글님이 아빠 대신해서 더 행복해지시길요

  • 2. 000
    '25.3.4 3:59 PM (118.235.xxx.144)

    전 암마요..ㅜ.ㅜ
    을엄마도 배운거 없고 가진거없이
    능력도 없는 남편에 애들 키우느라
    얼머나 막막하고 힘들었을지......
    더하기 빼기도 한글도 제대로 몰랐으니
    얼마나 어찌 사셨을까...ㅜ.ㅜ

    살아생전 공감되지.못했던 엄마를 피했었는데
    그래두 마지막 정신줄 놓으신후 오히려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가셔서 고맙고 사랑스런 엄마.

    울컥 울컥 가끔씩 너무 보고싶어요.
    채 1년도 안돼어서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할머니곁으로 갈수있다고 죽는게 안무섭다던 엄마.
    저도 엄마보러 가는거라고 나중에 죽어서
    갈때 안무섭게 알려주신듯.

    엄마 문득 눈물나요
    이젠 편히 쉬세요!
    고생 많았어요 .

  • 3. ..
    '25.3.4 4:04 PM (211.235.xxx.20)

    아빠에 대한 감정이 저와 비슷해서 읽으면서 울었어요. 저희 아빠도 돌아가신지 7~8년 됐는데, 살아계실 때 따뜻한 말 한 마디 못해 드린게 내내 마음에 맺혀요. 물론 저희 아빠도 젊은 시절 엄마 고생시키고 자식들한테 제대로 못해서 아빠를 항상 미워하며 살았었는데, 아빠의 어린 시절을 알게 되면서 아빠가 이해되고 불쌍하게 느껴져서 혼자 많이 울었어요. 아빠 사랑해요, 하늘 나라에서는 행복하세요.

  • 4. 늙은 저도
    '25.3.4 4:09 PM (118.218.xxx.85)

    이제야 아버지를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인간적으로 나는 아버지보다 한참 모자라는 인간으로 생각되어서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아버지의 딸로 태어나 효도하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0577 중학생 아이들 아침에 샤워 하나요? 26 궁금 2025/03/05 2,602
1690576 의대생들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19 ㄱㄴ 2025/03/05 4,508
1690575 3대 역적네 동백회관과 마약 3 ******.. 2025/03/05 2,384
1690574 홍게 다리만 드시나요? 9 초짜 2025/03/05 1,062
1690573 마샬 그리고 트럼프와 무솔리니, 히틀러 4 퍼뜩 2025/03/05 721
1690572 서류에 나이 기재 어떻게하나요? 10 ........ 2025/03/05 1,261
1690571 스케처스 슬립인스는 끈을 (질문) 2 ㅡㅡ 2025/03/05 639
1690570 만 45세까지라고 하는데 16 가다실 2025/03/05 13,178
1690569 인생 모든 분야에 대해서 의욕이 없어졌어요. 5 72 2025/03/05 3,079
1690568 청주사람들이 좀 센편인가요 26 어휴 2025/03/05 3,903
1690567 짜지 않은 모짜렐라 치즈 사려면요. 4 .. 2025/03/05 851
1690566 외국서 공인인증만료로 1 우국 2025/03/05 1,056
1690565 강아지 키우면서 들어가는 비용 14 ,,, 2025/03/05 3,319
1690564 이름은 생각 안 나는데. 긴머리 치렁치렁 보자기 명인 함익병. .. 8 .. 2025/03/05 4,136
1690563 전세대출...혹시 아시는분 좀 도와주세요ㅠㅠ 13 ... 2025/03/05 1,833
1690562 고등학교 통합사회, 한국사 문제집은 교과서랑 같은 출판사꺼로 사.. 5 켈리짱 2025/03/05 905
1690561 청와대를 관광지로 개방한건 좀 이상한것 같아요 95 .. 2025/03/05 12,767
1690560 노래한곡 추천해도 될까요... 7 역주행 2025/03/05 1,390
1690559 초등 늘봄 맞춤형 선택형 뭔소린지 어려워요 4 .. 2025/03/05 1,325
1690558 트레이너에 마음 가는 경우 27 흠흠 2025/03/05 4,958
1690557 최상목이 대통령 선거 미룰수도 있대요 18 ㅇㅇ 2025/03/05 8,895
1690556 이제서 마약이고 성폭행이고 다 튀어나오는구만.. 2 탄핵임박 2025/03/05 5,173
1690555 열라면 물올려요 9 ... 2025/03/05 1,622
1690554 누워서 맥주머셔요. 8 hj 2025/03/05 1,759
1690553 시집살이 시킨 시어머니 돌아가시면 눈물이 나올까요 43 걱정 2025/03/05 6,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