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딸이 내일 낮에
생일겸 친정에 온대요.
나는 어설픈 솜씨로 생일밥을 준비해요.
평생 뭘 먹고 살았는지 요리나 살림도 부족하죠.
직장일 바쁘다고 간단하게 먹고 외식하고
무엇보다 친정엄마 반찬과 양념을
수시로 조달해가며 살았어요.
하지만 우리딸은 애석하게도
저처럼 든든한 친정엄마를 두지 못했죠.
나는 지금 유투브를 켜놓고
고소한 들깨미역국을 끓이고
불지않고 맛있다는 잡채레시피를
몇번이고 복습하며 재료준비를 했어요.
갈비찜은 시판양념에 버무려놓았고
생선구이 좋아하는 딸을 위해
자반고등어 한 손을 사놨어요.
쌀뜨물에 담가 짠기를 조금 뺀다음
노릇하게 구워줄거예요.
저녁엔 파스타와 스테이크가 맛있다는
바닷가 레스토랑을 검색해놨고,
딸기가 수북하니 앙증맞은 케익도 샀어요
어설픈 나는.
딸 생일에 조금 설레고 좋아서
살며시 포개 껴안은 저 자반고등어들 처럼
저릿저릿 간간해진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려요.
어느새 커서 결혼하고
아이낳고 으젓해진 딸이 너무 고맙네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