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예단 문제 이야기가 나와서;;
저는 깡시골 출신의 80년 생인데, 결혼할 때 말그대도 상향결혼이었죠.
전 홀어머니의 깡시골에 동생들이 줄줄줄 장녀.
그나마 공부잘해서 서울 대기업에 취업한.. 월세 천에 십만원짜리 방에서 출퇴근했던;;
동생들 네명 모두 뒷바라지 하면서 만난,, 같은 회사 동기 남편.
근데 희안하게 자존감이 높았는지 남편에게 늘 당당했던 것 같아요..
시대가 그래서 그랬는지..
결혼과정에서 남편이 많이 마음고생했고 헤어지자하니,,
어머님이 회사로 찾아오셔서 호구조사 하시고(전 서울 엄마들은 모두 여친을 만나보는 줄 알았어요. 서울와서 연애 많이 해봤는데 다 만나자고 하셔셔) 어찌어찌 결혼하면서,,
예단으로 2천 수표로 준비해서 드렸는데 (엄마가 도움을 주실 수 없는 상황이었고 현금으로 준비해야 하는걸 몰랐어요. 수표가 그냥 좋은건줄 알고;;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수표라서 반을 돌려줄수가 없다고,
혼자 몸으로 서울올라와서 이렇게나 고생해서 모은돈을 내가 예단비로 받아가서 뭐하겠냐고;
하셨던.....
(물론 뒤에 억울하셨는지 샤넬백을 요구하셔서,, 기분좋게 사드리긴했어요..)
뭐 결혼시켜보니 생각보다 제가 더 맘에 안들었는지 시집살이도 많이 시키시긴 하셨는데,
돌이켜보면 그나마 상식적으로 행동하시려고 많이 애쓰셨구나 싶어요.
사실 마음은 그렇게 크지 못하신 분인데 그렇게 하시려고 얼마나 애쓰셨을까 싶은거죠.
그게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었으면 못하셨을 것이라는걸 이 나이에 알게되네요.
노후에도 아들이 혹여나 힘들까봐, 정말 철저하게 본인 혼자서 생활하세요.
병원도 식사도 친구들과의 만남도 모두... 본인이 알아서...
그리고 사후의 모든 문제까지,, 당신께서 혼자 알아서.. 물론 주변에 친구분들이 모두 똑똑하신 분들이고 투자도 잘하고 해서 조언도 많이 받으시겠지만, 그렇다고 그러기 쉽지 않죠.
가끔 어머님 보면 그런생각이 들어요.
너무 사랑하니까 어떠한 수고도 하게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니구나.....
사랑하면 더 많이 보고싶고 더 많이 안아주고싶고 더 많이 의지하고 불러대고 싶을텐데도,,
그 마음을 다 참고 오로지 너만 잘살면되.. ..
성정이 그러하니 살면서 내내 자식을 편하게 해주시는 것 같아요.
물론 저는 남의자식이니 마음고생도 하고 미움도 받고 했지만,
내 자식은 편하게 ....
큰 마음인거죠..
허나...
나는 못그럴듯.
밴댕이 소갈딱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