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든 해외 가서 강대국 앞에서 누가 뭐라 하기도 전에 알아서 눕는다는
말이 있던데 그 이유가 저는 저 사람의 양육환경이 제일 크다 생각해요.
겉보기엔 부모가 다 그 당시 사람으로는 드물 정도로 대학 교육 받은 사람이고
아버지는 교수였다니 좋은 환경이었을 것 같지만
그건 겉으로 보이는 환경이고
양육 받을 때는 아버지로부터 상당히 기죽이는 방식으로 키워졌다 생각해요.
아버지가 교육자이기도 하고 예전 사람들은 특히 배운 사람들일수록
자식 교육 엄하게 하기도 했죠. 그러니 자식에 대해 또 아들이니
엄하게 대하기도 했겠지만
거기에 또 한 몫 한 건 저 자의 타고난 성정, 청개구리보다 더한 속터지게 만드는 행동으로
아버지는 더 더욱 아들을 다그치고 매도 댔을 것 같아요. 저 당시는 매를 드는 건 사랑의
표현이라고도 했고 다 그렇게 했잖아요. 그렇지만 성인쯤 되면 또 서로 부모 자식 간에도
말로 소통하는데 저 집은 아버지가
오죽하면 성인인 아들을 혁대로 때렸을까 싶어요.
요새 우리가 봐도 진짜 가만 안놔두고 싶잖아요.
그렇게 컸으니 아버지 말이라면 꼼짝을 못해서 대학도 심리학과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바라는대로 법대 가고 그것도 한번에 못가서 또 재수까지 하니
항상 기죽고 눈치보고 자기보다 센 사람 앞에서 수구리는게 체질화 되었으리라 생각해요.
아버지가 교수일 때 제자들이 그 집에 가면 추리닝 입고
나와서 간단하게 인사하고 들어가던 기죽은 아들 모습
기억하던 사람들 얘기도 있으니까요.
그때는 대학 졸업하고 9수 시절이니 오죽하겠어요.
말이 9수지 이건 뭐 앞길이 어떻게 될지 알 수도 없고 젊은 남자가 사실 웬만하면
아버지 뜻이 어떻든 9수까지 가기 전에 자기 의지대로 9수 그만 두겠다고 하련만 그것도 못하고
결국 9수 해서 붙긴 붙었죠.
9년의 세월 동안 아버지 앞에 얼마나 작아져서 살았을까 생각하면
자기가 생각하기에 강자 앞에 자기가 먼저 알아서 눕는 저런 태도는
아주 저 사람에겐 저 사람의 정체성일 거라 봐요.
그렇게 해서 검사되고 권력을 한번 맛보고 나니
그동안 눌려서 살아왔던 인정 욕구와 세상 사는 맛이 생기는데...
그럼에도 결혼도 못하고 있던 자가 이런 내면이 하급인 자를 조종할 줄 아는
자칭 남자라는 거짓과 욕망덩어리 여자를 만나면서 이 둘은 완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희한한 비정상 커플로 변신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