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일본여행 불편해하시는분 많은거 알면서도 굳이 적어봅니다 ( 불편하심 그냥 패스해주세요) 마일리지 소진기한, 비행시간 부담없고 근거리( 중화권은 최근 다녀옴) 선택지가 별로 없었어요. 일본어1도 못하고 가끔 장거리노선시 경유로 잠시 들렀을뿐 일본은 저에게 편의점이 주는 기쁨이상이하도 아닌곳, 언어가 안되니 머리나 잘 숙이고 걸을때 꼭 양보하고 젊을때 출장으로 10번은 넘게 다녀왔어도 여전히 말은 안되니 그나마 그들이 좋아하는건 맞춰주겠다정도의 약간 건방진태도? 이 나라는 나와 소통은 절대 일어날일이 없다 단정짓고 시작한 여행이었고 3박4일 입에 단내가 날만큼 말한마디 안했고 도대체 이정도면 VR로 해도 됐겠다싶었는데... 마지막날은 은근 서운해서 호텔근처 이자카야를 서성이다 정말 조그마한 곳(20명 최대)에 홀리듯 들어가 다이석(?)에 쭈삣 앉고 영어 메뉴있냐 물으니 당연히 없다하길래 걍 찍어서 아무거나 주문해야지 하는 순간! 옆자리 여자분이 영어로 설명을 도와주겠다하는거예요. 뭐 영어도 잘하는편은 아니었지만 닭다리 허벅지 몸으로 잘 설명해 주더라구요 ㅎㅎ알고보니 필리핀분이셨어요. 회사가 근처고 퇴근길마다 들러 혼술하는 일상등 더듬더듬 대화를 해나가니 뒷테이블 시선이 느껴져 목소리를 낮추려하니 딸둘을 데려온 가족분이 영어로 어디서왔냐 묻더라구요. 일본가족인데 폴란드 살고있고 잠시 집에 들르러 온거죠. 십대딸들이 영어에 흥미를 가져 필리핀여자분에게 말을걸고 각자 신상 소개하다가 뒷쪽 일본 커플분이 또 일본말을 걸고 하니 이거 갑자기 10명 넘는 사람들이 건배를 하고 술을 권하고 술집주인은 각 나라를 호명하고 그러다 주인까지 합류해서 사진찍고 다들 흥겨워서 신이나고....이거 정말 현실일까 싶게 모두가 같은 일행같이 어울리기 시작했어요. 글쓰는 이 순간도 정말 이런일이 일어났나싶어요. 일본어 한마디 못하고 알수록 폐쇄적인 이 나라에서 3박동안 이런일이. 저에게는 왜 이 도시를 왔는지(소도시) 제일 궁금해하더군요. 저는 일본인들과 이렇게 길게 얘기해본적이 없었고 무엇보다 혼여가 주는 자유로움 만끽이나 저녁시간 한잔 하며 누군가와 가끔 대화하고 싶은 유혹이 늘 있었는데 이런일이 이 나라에서 일어날줄은 상상 못했습니다. 호텔돌아가며 정말 인생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은 없구나 느끼며 열명가까이 웃으며 찍은 사진들을 보며 피식새는 웃음 주체못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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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혼여 일본 후기
1. kk 11
'25.2.6 7:09 PM (114.204.xxx.203)어머 좋은 추억이네요
저도 혼자 잠시 다녀올까 생각중이거든요
강아지땜에 길게 못가서 1박 하며 초밥 우동이라도먹고 오려고요2. ㅇㅇ
'25.2.6 7:10 PM (1.231.xxx.41)이자카야에서 정말 좋은 추억이네요. 일드 같아요.^^
3. ..
'25.2.6 7:10 PM (61.254.xxx.115)즐겁게 여행하고 오셨다니 읽는 저도 웃음이나고 좋아요~^^
세상 살다보니 그런일이 다있군요 영어를 잘하니 다 친구가 되네요4. ᆢ
'25.2.6 7:10 PM (124.50.xxx.72)그 일본영화 무슨식당있는데 ㅜㅜ
기억이
그 식당같아요 ㅋ5. …
'25.2.6 7:12 PM (203.170.xxx.203)아이고 제가 강아지 봐드리고싶네요^^ 다들 일본은 짧게 혼여도 즐기기좋은 먹으러 가는 여행인데 일본어 하나 못하면서 이런일이 일어난게 기이하게(?)느껴지기까지해서 적어봤어요. 영어는 중학교수준이구요^^ 좋게봐주시니 감사합니다.
6. ㅡㅡㅡㅡ
'25.2.6 7:14 PM (61.98.xxx.233)그게 여행의 묘미죠.
7. 시간여행자
'25.2.6 7:19 PM (203.170.xxx.203)저는 혼여10년차이고 나름 82에 여행 댓글도 열심히 다는 꽤 자주 다니는 편인데도 이런일은 손에 꼽히는 사건(?)이었고 그게 일본이라는 나라였다는게 더 신기하게 느껴져 용기내어(?) 적어봤습니다.
8. 영어
'25.2.6 7:29 PM (221.144.xxx.165) - 삭제된댓글저는 영어 못하고 일본어 초급수준이고
(여길 가려면 어디로 가냐? 비싸다 싸다 뭐 이정도)
나이도 많고 제 또래도 거의 영어를 못하는데
늘 들었던 말이(그리고 나도 반복적으로 했던 말이)
일본 사람은 영어 진짜 못하고 발음이 구리다
이런거였어요.
제가 일본 여행을 할때도 같은걸 느꼈고요.
그런데 영어 무척 잘하는 딸과 여행을 하는데
젊은 친구들 너무나 너무나 영어를 잘하고
제 딸과 의사소통 너무나 잘되고
심지어 번화가에서 길을 찾는듯하니 어떤 나이 지긋한 남자분이
다가와 유창한 영어로 길 안내도 해주고
제가 그 충격에
누가 일본 사람 영어 못한다고 했어?
내가 못하는거였지!!
아무튼 요즘 분위기는 이렇네요.9. 궁금 궁금
'25.2.6 7:29 PM (182.229.xxx.41)와, 정말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근데 소도시에 왜 왔냐는 그들의 질문에는 뭐라고 대답하셨나요?
10. 우왕
'25.2.6 7:31 PM (110.70.xxx.200)넘 재밌어요~~~
그ㄱㅣ분이 느껴집니다
저도 50대 혼자인데
마구 유혹 느껴지네요
이따가 더더더더 풀어주셔요
넘 재밌당 ㅎㅎㅎㅎ11. …
'25.2.6 7:34 PM (203.170.xxx.203)맞아요. 예전보다는 매장직원들도 영어로 도와주려하는 성향이 늘었더라구요. 저보다는 그 필리핀여자분이 친근한영어(?)로 그리고 일본어로 거의 통역역할을 해주신거죠~
소도시고 그래도 두번째다보니 저번에 좋아서 또 왔다고 짧게 대답했어요 ㅋ 술집주인니 그 폴란드거주 14살딸에게 물어보라 시키더라구요^^12. 써니
'25.2.6 7:42 PM (1.233.xxx.102)어느 도시에요? ~
이자카야 상호도 궁금 ^^13. 왕추천
'25.2.6 7:44 PM (203.170.xxx.203)재밌게 쓴글이 아닌데도 재밌게봐주시니 넘 감사해요.(82에는 정말 생생하게 재미나게 여행기 풀어주시는분들 글 넘좋아해요^^)
하나 풀어볼께요. 코인세탁기 세탁후 찾으러갔는데 비밀번호 4자리 누르고 그만 다른 버튼을 누른거죠(노안 ㅜ) 그래서 시도끝에 직원부르고 대기하는데 그 세탁물이 제 빨래가 맞는지 cc카메라 돌려 확인해야 한다는거죠. 맘이 급한 저는 행여 세탁물을 공개하게될까봐 손짓발짓 저 빤스가 내 빤스다 저리 항공모함같쟎니ㅡ,,ㅡ하며 내 빤스임을 증명하던 2분컷? 땀이 찔찔…다음부턴 구멍난 빤스 없나 확인하고 와야겄당 ㅋ14. .....
'25.2.6 7:45 PM (146.70.xxx.20)어떤 분위기인지 알겠어요
유튜브 채널 중에 '김제법' 이란 채널이 있는데, 일본 어학원에서 잠깐 일본어 공부하고 실전(?)으로 이자카야를 자주 방문해요.
딱 님이 말한 느낌..
여행 유튜브 중에서 가장 힐링 되는 느낌. 채널 주인장이 잘 생겨.... 콜록...
https://www.youtube.com/@jebeop/videos15. ㅎㅎ
'25.2.6 7:51 PM (211.210.xxx.96)즐거운 경험 하셨네요
이자카야에서 같이 어울리기 어려운데 용기내신것도 멋져요16. 골목길
'25.2.6 7:52 PM (211.234.xxx.237)저는 60대중반인데 작년엔 삿포로 1회, 도쿄4회 다녀 오고
이번달에 삿포로 , 4월엔 도쿄 갑니다.
이번 도쿄여행은 도쿄에서 남편과 만나기로 했어요.
저는 단골집도 생기고
넘 재미나게 다니고 있습니다.
눈치 안보고 신경 쓰이는거 없이
하거픈거 맘대로 하고 다니는게 잼 나네요.
이번에 는 도쿄에서 남편과 조우 하기로 했으니
제가 가던 오마카세 스시집 같이 가고 재즈라이브쑈에
같이 가려고요.
님의 여행기보다가 저도 참여 했습니다.17. ...
'25.2.6 7:55 PM (106.102.xxx.230) - 삭제된댓글의외로(?) 일본 술집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에요. 원래도 마스터가 손님한테 말 걸고 손님끼리 서로 얘기하고 어울렁더울렁...아무래도 다치라는 형태의 자리와 혼술하는 사람 많은 문화가 그런 분위기가 되게 만들죠.
18. ...
'25.2.6 7:59 PM (106.102.xxx.219)의외로(?) 일본 술집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에요. 원래도 마스터가 손님한테 말 걸고 손님끼리 서로 얘기하고 어울렁더울렁...아무래도 카운터석이라는 바 형태의 자리와 혼술하는 사람 많은 문화가 그런 분위기가 되게 만들죠.
19. ..
'25.2.6 8:43 PM (117.111.xxx.5)좋은 추억 쌓으셨군요.
사람 사는 곳 다 비슷하네요.20. …
'25.2.6 8:55 PM (203.170.xxx.203)그리 많이갔어도 혼자 이자카야는 늘 어려워요. 말도 안되니 부담스러운 손님이 된 드 특유의느낌 ㅜ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네요.
골목길님 낯선곳에서 조우라니 부럽습니다.
도시나 상호는 공개 안할께요. 뭐 그리 좋은곳도 그리고 안주도 그냥그랬어요 ㅋ 사람사는곳 다 비슷하다! 그 느낌 맞아요.
이 멤버들끼리 4월에 다시 모인다는데 ( 사는사람들) 저도 오라고 문자 받았어요. 인사치레일수있지만 기분이 좋네요 ^^21. 후기보면
'25.2.6 9:25 PM (211.201.xxx.183)이자카야에서 원글님같은 추억, 사진들도
여러번 재미있게 읽었어요.
금방 친해지기도하고 , 또 여행가서 만나고
한국오면 같이 또 모이더라고요.
저도 다찌석에 앉아 안주들 먹어보고싶은데
저랑 남편은 알쓰라서 안주만 시키면
좀 그렇겠다싶어 부럽기만합니다.ㅎ22. ...
'25.2.6 9:27 PM (106.102.xxx.246)무알콜 음료도 많아요. 안주 많이 시키면 술집들은 당연히 좋아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