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새해도 시숙댁에서 보냈다
(묻어가는 막내 며느리)
작년처럼 내일도 떡국 먹고 카페나 가자며
시숙과 형님은 전날 저녁에 이야기했고
새해 아침에는 카페 열었는지 전화도 했다
떡국먹고 카페나 가자니까
어머님이 정말 올해 나는 절대로 카페에
가지 않겠다고 시골에서 오실때부터
결심하고 오신 듯
너희들은 가도 나는 안간다고
정확하게 말씀하셨다
집에서 믹스커피 한잔씩 마시면 될것을
왜 한사람이 7천원 8천원 돈을 쓰고
나가서 마신다는 말이냐며
반대하셨다
그런데 우리 <카페파>에게는 크나큰 손실이
있었는데 조카와 질부가 어제 다녀가고
새해에 없는 것이었다
카페파의 가장 중요한 2인이 빠진 가운데
작년에는 오직 혼자 반대파였던
시어머님이
반대파 1명을 영입하셨는데
그것은 바로
나의 남편이었다
작년(2024년 새해아침)에 떡국을 먹고 자러 들어가서
우리가 카페 갈때 없었던 남편이
올해 자지 않고 앉아있다가
<카페는 무슨 카페. 집에서 믹스나 한잔 먹읍시다>
하는 것이었다
우리 <카페파>는 올해는 안되겠구나 하고
절망감을 느꼈다
조카와 질부의 부재가 너무 컸다
그들의 빈 자리를 채울 수가 없었다
다른 조카가 있었지만
지혜롭고 다정한 그 아이는
<맞다맞다 안 나가면 5~6만원은 아끼는데
그지요 할머니>하면서
일어나 믹스커피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카페파의 명백한 패배
반대파의 승리였다
우리 모두 믹스 커피를 마셨다
2025년의 새해였다
믹스커피를 마신 후 집으로 돌아오며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그래도 나는 너무 피곤해서 라떼 한잔 마셔야겠어
그러자 남편이
그럼 집에 짐 갖다 놓고 카페 가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