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일만 하면서 살았습니다.
생계형 직장맘으로 별다른 취미나 좋아하는 것 없이, 돈 벌고, 아이키우는 것만 했어요.
개인적인 취미나 좋아하는 것을 할 만한 시간적 여유, 경제적 여유가 없기도 했고요.
얼마 전 장례식장에 다녀왔는데 73세에 돌아가셨더군요.
지금 제 나이에서 길어야 30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는데, 죽음이 눈 앞에 왔다는 생각이 드니, 허무함이 갑자기 몰려오고요.
지금은 제가 벌어서 쓰니까 괜찮지만, 노년이 되어서 벌지 못하게 되면 얼마나 비참할까 싶어요.
남편이 대출갚고 연금 투자하한다고 생활비는 주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성실한 사람이라 나이가 들면 연금을 주겠지만, 지금 대기업 다니는데도 못주는데, 연금 3-400 나오는데 줄 수 있을까요?
저는 프리랜서라 일 = 수입이기 때문에 치열하게 살 수 밖에 없었고, 성향 자체가 시간을 죽이는 것 같은 유흥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40대 중반이 되니, 그런 시간도 필요했고, 취미도 가지는 것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더 나이들기 전에 시작하고 싶지만, 정말 흥미가 1도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나이들어서 일하지 않으면 너무 삶이 심심하고 외로울 것 같아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현재를 기준으로 미래를 예상하면서
암담함? 희망이 보이지 않음? 그런 느낌입니다.
일만 하고 아이들 키우기, 딱 2가지만 했는데
큰 아이의 고등 내신 성적도 암담하고, 이것이 제 성적표인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일주일 전부터 남편에게 입 꾹 닫고 아무말도 하지 않게 됩니다.
동갑인 남편은 대기업을 다니면서, 자신의 취미생활을 전문적으로 하고, 저 아니여도 카톡이 수시로 오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공사다망하거든요.
동갑인데 남편은 자신의 노년을 잘 준비하는 것 같지만, 저는 소모적인 인생을 사는 것 같고요.
평생 대문자T로 산 사람인데, 이렇게 감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 보면 갱년기인 것 같기도 하고요.
감정은 정리되기 전엔 쏟아낼 수 없어서, 계속 입을 꾹 다물고 정리하면서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감정을 쏟아낸다고 해서 해결되진 않는 스타일인 것을 알기에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어요. )
이 시기를 지낸 선배님들의 조언과 격려를 듣고 싶어요.
미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