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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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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와 염미정의 상담계약은 연장됐을까

해방일지 조회수 : 2,723
작성일 : 2024-10-23 15:08:35

오랜만에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이야기하고 싶어요. 

구자경으로 돌아온 구씨가 미정이한테 말해요. 

그냥 산포에서 구씨로 끝났으면 아주아주 형편없는 놈은 아닌데 

무슨 꼴을 보여주려고 다시 만났을까 후회했다면서 

그래도 이것만은 알아달라고 말해요. 

나 너 진짜 좋아했다, 나중에 내가 어떻게 망가져있을지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서울역에 가있을텐데 (알콜중독 노숙자) 

염미정 나 너 진짜 좋아했다고 외쳐요. 

구자경은 미정이를 좋아한다가 아니고 좋아했다고 말하는데  

미래를 약속할 수 없으니 과거형으로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불쌍함) 

나중에 완전 개,개,개,개새끼가 돼도 이것만은 알아달라고,

나 지인찌 너 좋아했다고. 

그러면서 미정이한테 제안해요.  상담 10회 끊자고. 

(구자경은 보스가 소개해준 상담사한테 상담 받다가 지겨워 끊은 상태고, 

호빠에서 일할 때 여자들 하소연에 질렸다면서, 얘기는 돈 받고 들어줘야 한다면서)

상담의 기본은 10회니까 10회 끊고 이야기하다가 할 얘기 있으면 또 10회 연장하고

그러다 더 이상 할 얘기 없으면 끝나는 걸로 하자고,  

우리 그렇게 저무르자고 말해요. (저물자는 표현 참 슬펐음) 

미정이는 좋아요, 라고 했는데 

두고두고 가끔 생각나요. 이들의 상담은 언제까지 이어졌을까

셰에라자드는 천일동안 이야기를 해서 목숨을 건졌는데 

염미정은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구자경을 살려냈을까 

그래도 희망 한 줄기는 구자경이 궁금해 한 게 있었다는 것입니다.  

창희는 뭐하니 라고 물었거든요. 

창희는 잘못 들어간 강의실에서 운명처럼 장례지도사 강의를 듣게 됐었죠.

죽은 사람을 잘 보내드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창희가 구자경을 좀 살려주면 좋을텐데...

창희랑 미정이가 구자경을 갱생시켜서 지지고 볶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봅니다.  

 

IP : 61.36.xxx.194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래 갔을거에요.
    '24.10.23 3:14 PM (211.60.xxx.178)

    미정이는 완전 몰입하는 스타일이고,
    한번 빠지면 뒤돌아보지 않아요.
    구자경은 너무 외롭고, 말도 없고 그런데 미정이를 사랑하죠.
    나중엔 말도 별로 없이 둘이 가만히 있어도 편안해졌을 것 같아요.

    드라마 마지막에 보면,
    미정이는 집에서도 해방되었던 것 같아요.
    미정이가 행복하면 좋겠어요.

  • 2. 나옹
    '24.10.23 3:18 PM (223.38.xxx.202)

    다시 드라마를 보던 그 순간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원글님도 답변주신 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뭉클했어요.

  • 3. .#.
    '24.10.23 3:19 PM (118.235.xxx.46) - 삭제된댓글

    저의 최애드라마에요.
    다음은 나의 아저씨.
    지이이인짜 좋아했다라는 말하는 장면 기억나는데 과거형이 그런 뜻으로 읽으셨다니 저도 다시 아릿합니다.저물자라는 말도요.
    기쁜 순간 몇 초로 버티는 걸 깨달은 염미정이라면
    상담 무한정 연장하고 있을 듯 합니다.
    마지막 장면처럼 웃는 얼굴로 살고 있기를.

  • 4. .#.
    '24.10.23 3:20 PM (118.235.xxx.46)

    저의 최애드라마에요.
    다음은 나의 아저씨.
    지이이인짜 좋아했다라고 말하는 장면, 저도 기억나는데 과거형을 그런 뜻으로 읽으셨다니 저도 다시 아릿합니다.저물자라는 말도요.
    기쁜 순간 몇 초로 버티는 걸 깨달은 염미정이라면
    상담 무한정 연장하고 있을 듯 합니다.
    마지막 장면처럼 웃는 얼굴로 살고 있기를.

  • 5. 오늘
    '24.10.23 3:20 PM (219.250.xxx.242)

    갑자기 해방일지 ost듣다가 아 가을되면 생각나는 드라마다 하고 있었는데 이 글이 무척 반갑네요
    스토리 디테일은 생각나지 않지만 마지막장면 구씨가 경쾌한 발걸음으로 가방들고 나오며 편의점에서 바꾼 동전이 떼구르르 구르다가 하수구에 빠지지 않고 걸려있는 장면이 희망적이었던거 같아요
    구자경은 미정이로 인해 해방되겠죠 ^^

  • 6. 새록
    '24.10.23 3:22 PM (118.235.xxx.11)

    하고 기억이 떠오릅니다.
    구자경이랑 미정이랑 아기 낳고 잘 살았다고 믿을답니다.
    이별은 슬퍼서 싫어요.

  • 7. 해방일지
    '24.10.23 3:28 PM (61.36.xxx.194)

    맞아요.
    미정이는 하루 7초만(?) 좋은 순간이 있어도
    버틸 만하다고 했던가 견딜수 있다고 했던가 그랬었죠.
    저도 그 대사에서 많이 위안 받았어요. 하루 7초!!!
    동전이 하수구에 빠지지 않은 것도 그렇고
    이 작가는 참 휴머니스트인 거 같죠?

  • 8. 염미정이라면
    '24.10.23 3:34 PM (211.114.xxx.55)

    구자경은 미정이로 인해 해방되겠죠 ^^ 22222

  • 9. ...
    '24.10.23 4:00 PM (211.234.xxx.45)

    마지막에 노숙자에게 술병 남기고 가죠.
    서로에게 구원이라고 그냥 저혼자 해석했어요.

  • 10. 차타고
    '24.10.23 4:01 PM (211.234.xxx.253)

    경기도 어느 동네를 지나가보면 산포싱크라는 간판이 있는 작은 공장이 서있을거 같고 그래요

  • 11. 새록새록
    '24.10.23 4:14 PM (219.254.xxx.51)

    아 글만 읽어도 배우들 음성지원에 그때 그 장면 또렷이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은 이미 많이 망가진 구씨였지만 한걸음 한걸음 희망으로 빛으로 향해가는 구씨가 느껴져 뭉클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조폭 보스도 참 대단한게 구씨가 망가지든 말든 이용가치 있는만큼 뽑아먹고 버리면 그만일것을 정신과 의사 상담까지 붙여주고 특이했다 싶어요

  • 12. 구씨가
    '24.10.23 4:15 PM (118.235.xxx.235)

    굵은 남자 목소리로 염미정! 부르는거
    참 인상적이었어요.

  • 13. 저는 슬프게도
    '24.10.23 4:15 PM (121.162.xxx.234)

    구씨는 알콜로 질환 생겨 죽고
    창희가 형 나 이러려고 이 일 하게 되었나봐, 난 저 산이니까
    라고 했을 거 같아요ㅜ
    그나저나 돈 떼 먹고 튄 선배개세*는 콱 염병이나 걸렸으면 해요
    우리 삼식이는 고향 가서 우직하게 농사짓다 선녀같이 고운 색시 얻고요

  • 14. ...
    '24.10.23 4:24 PM (116.32.xxx.73)

    보고싶다 구씨 미정이 창희야......

  • 15. 갑자기
    '24.10.23 4:33 PM (211.217.xxx.233)

    구씨, 미정이 생각하면서 가슴 시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왜 미정이 언니가 생각나면서 짜증이 나죠?

  • 16. ..
    '24.10.23 4:38 PM (60.99.xxx.128)

    저도 얼마전에 다시봤어요.
    원글님이 글에적은대로 구씨음성이
    들리네요.
    나!! 지인짜 좋아했다!
    그 슬프게웃던모습도요.
    제생각에는 구씨가 미정이한테
    계속 상담을 10회연장하면서
    둘이 만날것같아요.
    그렇게 저물자!했으니까요!
    구씨랑 미정이랑 신포살때
    저수지같은곳에서 석양을 바라보면서
    추앙했잖아요.
    그렇게 끝까지 함께할것같아요.
    다시보니
    미정이가 구씨를 얼마나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시 보이더라구요.
    미정이가 구씨를 살려주듯이
    구씨도 미정이가 전남친 결혼식장을
    깽판치려고 갔었고
    엉망으로 만들려고 한그순간
    구씨한테 전화가 왔었잖아요.
    미정이가 그때
    이사람은 그래도 나를 엉망으로 망치지는
    않는다!
    이런말을 했던거 같아요.
    결론은 둘이 끝까지
    서로를 추앙하며 행복하게 살것같아요.

  • 17. 해방일지
    '24.10.23 4:45 PM (61.36.xxx.194)

    저는슬프게도님 같은 생각 저도 해봤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려고 노력하는데요.
    막연하거나 무작정 낙관은 저의 기질상 어려워요.
    최악의 상황을 먼저 고려해본 후 그걸 하나하나
    격파해가며 현실가능한 낙관으로 나아가는 스타일입니다.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영화랑 해방일지가 다른 점은
    라스~의 여주는 같이 슬픔만 나누고 위안하는데 비해서
    해방일지의 염미정은 작은 데서 버틸 힘을 찾을 수 있는
    자립적으로 건강한 인물이라는 점 같아요.
    구자경이 꾹 참고 미정이랑 창희 곁에서 버티기만 하면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일 수 있다, 이렇게 위안합니다.

  • 18. 해방일지
    '24.10.23 4:52 PM (61.36.xxx.194)

    아하 점둘님은
    저물자를 아주 긍정적으로 해석하셨네요.
    석양을 바라보며 서로 추앙했듯이
    그 둘이 늙을 때까지 잘 살아갈거다라고 보셨네요.
    저물자 생각하면 너무 슬펐는데
    저도 앞으로 그렇게 생각해보겠습니다.
    구자경 그 대사도 생각나네요.
    가보자 한발한발 !

  • 19. 원글님
    '24.10.23 5:10 PM (118.235.xxx.119)

    글 하나하나 예술이에요.
    글 왤케 잘써요 .

  • 20. 저는
    '24.10.23 5:18 PM (211.205.xxx.145)

    제목부터 매우 해피앤딩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해방일지 이니 둘이 같이 아니 거기 나오는 인물들 모두 나름의 해방을 찾는 드라마 아닌가요?
    구씨는 미정이랑 상담? 연애 하면서 삶의 이유를 되찾고
    그 상징적인 장면이 거지에게 술병을 주고.
    동전도 하수구에 빠지지 않는거 아닌가요?
    구씨가 미정이와 만남전에는 화류계에서 썩어가는 영혼에 본인의 삶의 가치를 못 느끼고 자기혐오에 빠져있다가
    무조건적 추앙을 받으니 점차 삶의 의미를 찾잖아요.

  • 21. 하아
    '24.10.23 6:06 PM (58.120.xxx.112)

    대본을 사야하나
    글로 읽으니 더 가슴이 저릿한 게
    구씨가 너무 불쌍하네요
    미정이로 인해 구원 받고
    둘이 잘 살고 있길 빕니다 ㅠㅠ

  • 22. 저도
    '24.10.23 8:22 PM (118.235.xxx.96)

    입사한지 얼마 안된 친하지 않은 직원 장례식에 와서 구씨를 떠올렸어요 구씨가 염미정에게 서울로가서 너도 다른 여자들처럼 쓸데없는 이야기인가를 아주 정성스럽게 해야 한다고
    구씨가 그리워요. 나이드니 장례식장은 참석은 하는데 직원들과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그것도 웃으면서 하자니 곤욕입니다
    나에게 구씨처럼 그런 말을 해줄 사람이 없어져서 쓸쓸하네요

  • 23. 우와
    '24.10.23 8:41 PM (218.238.xxx.141)

    원글님 필력 짱이세요
    저는 지인추천으로 얼마전 이드라마를 봤는데
    잔잔하니 너무 좋았거든요
    이래서 구씨구씨했던거였구나 싶구요
    원글님 글 읽으니 다시한번 더보고싶어졌어요

  • 24. ...
    '24.10.23 11:24 PM (108.20.xxx.186)

    요즘 개랑 산책을 하다가 뚝 뚝 떨어지는 도토리를 여러 번 맞았어요.
    그러면서 담배 피려는 미정이에게 툭 떨어지던 밤을 생각했어요.

    미정이는 구씨를 갱생시키지 않았을 거에요.

    예전에 창희가 구씨 방에 쌓여 있는 소주병을 말도 없이 치웠을 때, 미정이가 그랬잖아요.
    -정확한 대사는 아니지만- 사람을 갱생시키겠다는 생각이 의도 자체가 오만해.

    미정과 구씨는 두 사람을 있는 그 모습으로 인정하고 사랑해서 스스로를 해방시켰다고 생각해요.

    어느 순간부터 계속 약자의 위치에 놓여있는 혹은 스스로를 그 자리에 방치한 미정이에게 구씨는 너 쎄 라는 말로 그래서 사람들에게 험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그렇게 하기도 싫은 미정이가 그 본성을 잃지 않은 채로 해방되어 사랑만 가득해 라고 느끼게 하고

    알콜중독으로 신체가 그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까지 이르른 구씨에게 미정이는 끝까지 술을 그만 마셔 라는 말을 하지 않아요. 그 끈을 끊어버릴 수 있는 것은 오직 구씨 자신. 그가 그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미정이는 소처럼 느릿느릿. 7초씩 설레는 마음을 모아 사는 모습을 보여줘요. 그래서 그가 술을 스스로 놓아 버릴 수 있게 만들어요.

    원글님께서 좋은 글 써 주셔서 이렇게 제 생각도 나눌 수 있네요.
    감사합니다.

  • 25. 해방일지
    '24.10.24 12:50 AM (221.147.xxx.127)

    아하 제가 또 깨달음을 잊었었네요.
    갱생시킨다, 는 오만이 맞아요.
    저도 그 부분 보면서 끄덕이며 수긍해놓고도 또 그랬네요.
    해결에 대한 조급함이 늘 있어요.
    소처럼 느릿느릿 중요!!
    그리고 환대라는 단어도 떠올려 봅니다.
    바꾸라 강요하지 않고 그대로 맞이하기
    해방일지는 주기적으로 되새겨 볼 만한 드라마가 맞네요.
    댓글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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