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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읍. 고창. 신태인. 전주. 내장산. 호남. 변산.

고향 조회수 : 935
작성일 : 2024-10-01 17:16:21

정읍이 고향이고 전주에서 학교 다녔어요. 

서울에서 직장 다녔고 결혼해서 또다른 지방에 살아요. 

 

봄이면 정읍, 전주, 고창, 태인 벗꽃으로 난리가 나요.

정읍천변에서 벚꽃축제가 열리고 인근 중고등학교 애들이

야자를 마치고 쏟아져 나와 2차선 도로를 차와 엉켜

메우지만 그 속에서 인명사고는 없어요. 

그려러니 하거든요. 30년째 그려러니...

 

여름엔 온사방 백일홍이 가득해요.

배롱나무라고도 해요. 배배꼬여 집안에 두면 안좋다고도 하고

품격있는 양반집엔 정자 옆에 꼭 한그루 씩 둔다고도 하고. 

외가댁 연못 옆 창포잎과 백일홍은 한여름의 상징같았어요. 

그 많은 재산을 외삼촌의 사업실패로 다 날렸어도

외가 연못은 그대로예요. 커서 보니 생각보다 작았지만. 

 

가을이면 내장산에 전국 단풍구경꾼들이 다 모여들었어요. 

내장산 가는길에 학교가 있어, 관광객과 같은 버스를 타야했던 

 고2 가을엔 뒷자리에서 출입구까지 뚫고 나갈수가 없었어요. 

가을이면 늘상 그랬지만 그날은 유독 심했어요. 

평소처럼 체육복바지에 교복치바를 덧입었에

잠시 고민 후 외쳤어요. 아저씨, 저 내려요. 잠시만요. 

네. 창문으로 뛰어 내렸어요. 

관광객과, 다음 옆 남고에서 내릴 남학생이 가득 찬 버스에서. 

 

겨울엔 눈이 가끔 3박4일씩 오기도 했어요. 거짓말같죠?

대학생이던 언니랑 혼자사는 언니 친구네에 놀러갔어요. 

눈 이쁘게 온다고. 커피 내려줄테니 오라고. 

한참 투명한 원두커피머쉰?? 유행하던 때였어요. 

헤이즐넛이 가장 유명한 커피이던 그 때. 

펑펑 내리는 눈 보며 홀짝거리다 그냥 자자 하고 잤는데

그 눈이 밤새 내릴줄은 아무도 몰랐죠. 

느즈막히 일어나 집에 가자고 택시를 부르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택시가 안와요. 눈은 계속 내리고...ㅠㅜ

ㅎㅎㅎㅎㅎ 그렇게 그 눈이 계속 오고

눈을 다 맞으며 한시간을 걸어 집에 왔어요. 

 

나의 해리에게 드라마에서

살짝 바꿨지만 익숙한 지명들이 나오길래

고향생각해봤습니다. 

 

특별히 좋은 집안에서 자라거나

좋은 가족속에서 커오지 않았는데 전 여전히 고향이 좋아요. 

여건만 되면 다시 내려가서 살고 싶어요. 

IP : 58.237.xxx.16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읍
    '24.10.1 5:18 PM (119.69.xxx.113)

    좋은 사람 여기요! 고향은 아니어도 부러 정읍역까지 호남선으로 기차여행 해요

  • 2. ㅎㅎ
    '24.10.1 5:21 PM (210.109.xxx.130)

    시댁이 정읍이라 저에겐 제2의 고향처럼 되었네요~
    자주 가진 못하지만 갈 때마다 힐링하고 와요. 시댁 강아지랑 놀고 맛집도 다니고

  • 3.
    '24.10.1 5:22 PM (14.55.xxx.141)

    늦가을
    선운사 입구에서 올라가는 길
    낙엽이 쌓여서 바스락 거렸던 그 길 그 친구들이
    그립네요
    벌써 40년이 되어가요

  • 4.
    '24.10.1 5:24 PM (14.55.xxx.141)

    옛날엔 변산에 눈 정말 많이 왔죠
    서해안 지역

  • 5.
    '24.10.1 5:30 PM (116.42.xxx.47)

    정읍 변두리만 몇번 가봤는데
    글쓴님이랑 달린 댓글보니 순천 다음으로 궁금해지는 도시네요

  • 6. 정읍댁
    '24.10.1 5:32 PM (218.149.xxx.230)

    제 고향입니다 정읍!
    눈이 많이 내려 국민학교땐 학교에 못간날도 있었어요
    눈 내린 고향 마을이 얼마나 이뻤는지
    지금도 눈이 내리는 시골풍경을 보면 맘이 따뜻해요
    단풍철엔 길이 너무 막혀
    실제 가을단풍은 전 한번도 못봤어요 ㅜㅜ
    고등학교 졸업하고 고향 뜬지 35년이 다 돼가네요

    겨울 방학내내 엄마가 따순밥에 김치, 고구마만 줘도 잘먹고 개학때 살이 포동포동했던 기억이 나네요

  • 7. 향기
    '24.10.1 5:50 PM (110.70.xxx.123)

    저도 고향이 정읍인데 반가워요
    언니가 지금도 정읍에 살아서
    가면 마음이 편하고 좋아요
    갈때마다 꼭가는 쌍화차 거리도 좋고
    정읍시장에 가서 먹는 팥죽도 맛있고요

  • 8. ...
    '24.10.1 6:02 PM (39.117.xxx.76)

    저는 출장으로 정읍에 가끔 가는데 맛집도 많고 쌍화차도 좋아요.

  • 9. 저도 언니가
    '24.10.1 6:04 PM (58.237.xxx.162)

    친정언니가 정읍에 사니 여전히 명절에 언니집에 가요.
    안가면 언니가 섭섭해해요.
    덕분에 정읍의 신문물은 언니 통해 전해 듣고 누려요.
    유명 맛집 핫플 등등 ㅎㅎㅎㅎㅎㅎ
    내가 자랄때와는 다른 도시가 되었지만
    많이 달라져도 정읍은 정읍. 내장산은 내장산. ㅎㅎㅎ

  • 10. ...
    '24.10.1 6:12 PM (61.43.xxx.79)

    전주갈때 정읍 들리고 싶은데
    똑 가볼곳 동선따라 알려주시겠어요?

  • 11. ^^
    '24.10.1 6:29 PM (220.76.xxx.103)

    아침에 눈 떠서 밖을 내다보면 옛날 연하엽서처럼(아시는분 계시려나요^^)
    나무에 눈이 소복이 쌓여있곤 했어요
    어린아이의 무릎을 넘는 눈을 밟으며 학교에 가곤 했는데 ...
    처마 밑에 투명한 검처럼 주렁주렁 달렸던 고드름도 생각나네요
    지금도 엄마가 살고 계셔서 자주가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더 포근한 느낌이에요
    엄마한테 가거든
    시장으로 팥죽 먹으러 엄마랑 가야겠네요
    정읍 샘고을 시장이 역사가 백 년이 넘는 시장이란 걸 얼마 전에 알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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