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에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더불어 약과 더불어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장롱에 비싸고 좋은 옷도 여러 벌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한 남자의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는 여자이지요.
자기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밭 한 귀퉁이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는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돈을 아끼느라 꽤나 먼 시장 길도 걸어다니고 싸구려 미장원에만 골라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잘 들어 응답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시인이 큰 수술로 사경을 헤맬때 쓴 시래요.
좀전에 티비 채널을 돌리다 잠시 봤는데
나태주 시인과 아내가 받은 큰수술이
무려 열번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서로가 그런 고통을 시간을 함께 겪으며
더 돈독해지고 애틋해진걸까요.
원래도 그랬겠지만 더욱 깊어진 것이겠지요.
아내를
/엄마같이 들여다보는
이웃같이 같이 가 주는
누이같이 옆에서 속삭여주는
딸같이 귀염을 떠는
그런 복합적인 존재/라고 이야기 하는데
짧게 봤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참 순수한분 같더라고요.
그러니 풀꽃 같은 시가 나왔겠지요..
나태주시인의 삶과 이야기를 듣고는
한편의 시처럼 기분이 몽글몽글해졌어요.
오늘은 서점에 한번 나가봐야겠어요.